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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캐피탈 결국 외국계 자본에 팔리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07-16 21:40

J트러스트 등 숏리스트 4곳 모두 해외 투자자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으로 가격 경쟁 유도
이르면 내달 중순쯤 최종인수후보자 선정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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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캐피탈 결국 외국계 자본에 팔리나
아주캐피탈 매각을 위한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적격예비인수후보자는 일본계 금융그룹인 J트러스트와 세계 5대 사모펀드 가운데 하나인 미국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등이 포함된 4개 업체로 전해졌으며, 이들 모두 해외 투자자로 알려져 외국계 자본에 팔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매각주간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프로그레시브 딜’, 즉 경매호가식 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수를 위한 가격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 10여년 만에 다시 M&A시장에 나온 매력적인 매물

아주캐피탈은 따끈따끈한 알짜배기 매물로 통한다. 현대캐피탈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 불안한 업계 분위기에도 알토란같은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어 놓치기 아까운 매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회사는 현재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이번 매각을 통한 변화가 성장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1분기에는 매각 이슈에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지난 3월말 기준 신규 취급실적은 7657억원을, 영업이익은 2013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순이익도 73억원을 기록했다. <표 참조>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변동성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결과 1분기 연체지표가 개선돼 대손비용이 줄어든 만큼 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오토 및 개인금융 리스크 관리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채권센터를 전문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아왔다. 주력분야인 오토금융에서는 한국GM 쉐보레 외에 포드·혼다·폭스바겐·재규어 등 수입차 제휴사를 다변화해왔다. 또한 중고 승용차 및 개인금융 다이렉트 영업 확대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와 함께 캐피탈사의 핵심 요소인 조달창구를 다변화함으로써 조달 금리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09년 6.0%까지 치솟았던 조달금리는 2010년 5.5%, 2011년 5.3%, 2012년 4.6%, 지난해 3.8% 그리고 올 1분기에는 3.7%까지 낮아졌다. 또 금융권 미사용 약정 한도 2400억원을 확보해 조달 안정성은 더욱 높아졌다.

아주캐피탈의 전신은 대우캐피탈로 20년 넘게 자동차할부로 쌓인 노하우와 뛰어난 영업력은 아주캐피탈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다. 아주산업 역시 매각 포인트를 아주캐피탈의 우수한 영업력에 두고 있다. 아주산업은 지난 2005년 워크아웃 상태였던 대우캐피탈을 인수해 2009년 아주캐피탈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 아주캐피탈은 정말로 매력적인 매물 맞나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캡티브 마켓이 없다는 점은 가장 큰 한계로 꼽힌다. 업계 내 압도적 1위인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를, RCI파이낸셜코리아는 르노삼성차를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한국GM 할부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이른다. 전체 자산 비중에서 한국GM이 차지하는 비중도 4%에서 15%로 늘어났다. 쌍용차 할부금융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있다.

그러나 한국GM과 쌍용차는 아주캐피탈 외에도 KB캐피탈, 하나캐피탈, JB우리캐피탈, BS캐피탈 등 은행계 캐피탈과 제휴를 체결하고 있어 한국GM과 쌍용차가 캡티브 마켓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한국GM과 쌍용차의 미래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감소세를 보인다고는 하지만 내수시장에서의 장악력은 확고하다. 거기에 수입차 증가세는 무서울 정도다. 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점유율이 13%를 넘었다. 2016년에는 2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한국GM의 경우 본사 측은 부인하지만 한국 철수설은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GM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유럽에서 팔리는 쉐보레 브랜드의 90%를 한국GM이 만든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반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 철수는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최근 쌍용차는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 1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현대·기아차와 수입차 사이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들 자동차메이커의 주력 할부금융사인 아주캐피탈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 자동차할부금융의 수익성이 줄어드는 것은 시장 포화상태에 이른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로 지목된다.

현대캐피탈의 시장지배력은 공고하다. 은행계 캐피탈사들의 수익성은 다소 낮지만 리스크가 적다는 이유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수입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BMW, 폴크스바겐 등 수입차 업체들은 자체 할부금융사를 설립하면서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은 업계 레드오션이 된지 오래다. 할부계약금액의 1.5~4.5% 상당을 고객으로부터 선취하던 취급수수료가 지난 2013년 3월부터 금감원의 지도로 금지된 것도 업계의 수익성에 압박을 주고 있다. 취급수수료가 폐지되면서 각 자동차 판매사는 제휴캐피탈사와 약정 금리를 상향조정했다. 약정 금리의 상향수준이 취급수수료 상실분에 미치지 못하면서 캐피탈사의 할부금융 영업은 마진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신용평가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A자동차회사와 제휴 캐피탈사는 취급수수료 폐지 이후 정산 금리를 1.3%p 상향조정했는데 제휴 캐피탈사에는 할부계약 기간 및 선수율 등에 따라 약 1~2%p 상당의 금리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신평 권대정 연구위원은 “자동차할부금융은 안정적인 취급액 확보가 가능하고 대손율이 낮다는 이점이 있으나, 마진이 박해 총자산순이익률(ROA)이 1% 이상을 넘기 어렵다”며 “할부영업에서 취급수수료폐지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이런 타이트한 수익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아주캐피탈 인수 둘러싼 외국 투자자 격전장되나

이번 딜에서 아주캐피탈의 지분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아주산업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74%다. 2대 주주인 신한은행(12.85%)이 동반매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

현재 M&A시장에서는 외국계 자본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왜냐하면 아주캐피탈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최근 숏리스트 4곳을 선정했는데 이들 모두가 외국계 투자자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숏리스트로 선정된 4곳에는 자본력을 갖춘 일본 J트러스트와 미국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등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J트러스트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3161억엔(3조1500억여 원)으로 신용카드, 부동산중개, 신용보증, 대부업 등 2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2011년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를 시작으로 한국 금융회사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 일본에서 낮은 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자회사 KC카드를 통해 친애저축은행(옛 미래저축은행)을, 올해 2월에는 KJI대부와 하이캐피탈대부를 직접 인수했다.

지난달에도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 인수 계약을 마쳤으며, 현재는 금융당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제이트러스트 측은 대부업체 3곳을 사실상 폐업해 저축은행과 캐피탈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제이트러스트가 캐피탈 업계 2위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경우 한국 내 총자산만 8조원에 육박하는 금융그룹으로 올라서게 된다. 또 다른 경쟁업체인 미국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도 몇 년 전부터 한국 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아직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적은 없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폴로는 칼라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 TPG 등과 함께 세계 5대 사모펀드로 꼽힌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1990년 설립됐으며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산 1580억 달러(약 162조원)를 운용하고 있다. 정통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형태를 포함한 사모 형태 지분 투자, 헤지펀드, 뮤추얼펀드, 부동산 투자, 대체투자 등 다방면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사모 형태로 투자한 기업의 총자산 규모는 480억 달러(약 49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사모 형태 투자만을 위해 180억 달러(약 18조3500억원) 규모 8호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해 글로벌 사모펀드 업계를 놀라게 한 일도 있다.

당초 아주캐피탈 매각은 4000억~5000억원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제이트러스트 독주 체제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슷한 가격을 적은 것으로 알려진 아폴로가 등장하면서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매각가격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IB업계에서는 매각자인 아주그룹과 매각주간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측이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식 입찰)’을 진행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입찰 기한을 따로 두지 않고 후보자들과 개별 협상을 통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최종 매각은 8월 중순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가격도 높아질 전망이다. 아주캐피탈 한 관계자는 “숏리스트로 선정된 4곳에 데이터룸을 통해 회사의 상세 실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모든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달 중순쯤이면 최종 인수후보자가 선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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