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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소액결제 비중 급증 ‘어쩌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07-13 20:39

1분기 기준 1만원 미만 소액결제 비중 39.0%로 껑충
편의점 등 생활 필수업종서 카드사용 증가 영향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지적…카드사들 벙어리냉가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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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소액결제 비중 급증 ‘어쩌나’
# 장면1 =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현금 대신 신용·체크카드 한 장씩을 넣은 목걸이형 카드지갑만 메고 다닌다. 그는 아침식사 대용으로 매일 집 앞 편의점에 들러 사 먹는 1300원짜리 바나나우유도 체크카드로 결제하는 이른바 ‘온리(only) 카드족’이다.

이처럼 온리카드족이 늘어나면서 카드 소액결제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 카드업계가 울상이다. 카드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카드결제 위주의 소비생활이 정착되면서 이른바 1만원 미만의 소액결제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이로 인해 카드사의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커졌기 때문이다.

◇ 젊은 온리카드족 늘어나면서 소액결제 비중 급증세

KB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국내 신용카드 산업의 특성과 시장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으로 국내 신용카드 결제금액 중 1만원 이하의 소액결제 비중은 39.0%에 달했다. 1000~5000원 이하 19%, 5000~1만원 이하 17.0%, 1000원 이하 3.0%의 순이었다. 카드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건당 소액결제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이 보고서의 설명이다.<그래프 참조>

정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위원은 “소비생활에서 카드결제가 생활화되면서 가격이 적은 물품까지 카드로 결제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며 “이 같은 소비패턴이 평균결제액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카드사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백화점, 호텔 업종의 카드 이용액은 감소한 반면 할인마트, 음식점, 슈퍼마켓 등 생활 필수업종의 카드 사용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사용액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슈퍼마켓, 편의점, 세탁소, 문구점 등 생활밀접업종에서 카드 사용이 늘다보니 소액결제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카드 소액결제 급증한 배경에는 30대 젊은 온리카드족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젊은 온리카드족이 주로 이용하는 某 편의점이 최근 3년간 소액결제 건수를 분석한 결과, 1000~1999원대 소액 제품 구입 때 10명 중 3명은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편의점에서 결제된 신용카드 소액결제 사용건수는 2011년 상반기 27.7%, 2012년 32.7%, 2013년 35.7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소액결제 금액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1분기 평균 소액결제 사용금액은 1451원으로 2012년 1469원, 2013년 1470원에 비해 20원가량 더 낮아졌다. 예전에는 1000원 후반대는 돼야 카드를 내밀곤 했지만 최근에는 단돈 1000원이라도 카드 내미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편의점 외에 전체적인 카드 사용 비율을 분석해봐도 소액결제 비중은 증가 추세에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승인된 카드결제 중 결제액이 1만원 이하 거래는 전체의 39.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액결제 비중 증가는 가맹점뿐만 아니라 카드사에게도 달지는 않다. 신용카드 결제업무를 대행하는 밴(VAN)사에 지급하는 고정 수수료 비용을 감안할 때 건당 1만원 이하의 금액은 카드사에 이익이 아닌 손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 ‘소액결제 비중 증가’ 카드사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작용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액결제가 많아지면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 금액보다 밴 수수료나 관리비용 등에 들어가는 돈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소액결제의 증가는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에 큰 영향을 끼치지만, 소액결제를 거부할 경우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정률제로 수수료를 받지만 밴(VAN)사에는 1회 결제에 평균 113원씩 정액제로 지급한다. 밴사란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간 승인중개 통신망을 제공하는 업체로, 결제 횟수를 기준으로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예를 들어 1000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가맹점(평균 수수료율 2%)은 카드사에 20원을 내지만, 카드사는 밴사에 113원을 내야 한다. 5000원 결제에도 100원을 받고 113원을 내는 역마진이 일어나게 된다. 사실 역마진 구간의 탄생은 카드사가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외형 확대에만 집중하며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세우지 않았다. 신용카드 태동기였던 2000년대 초반에는 카드 실적 대부분이 고액 결제였다. 이때는 가맹점에 금액의 일정 비율을 받고 밴사에 건당 약 100원을 주는 게 훨씬 이익이었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작은 금액에도 거리낌 없이 신용카드를 낼 정도로 국민의식이 바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여전히 전체의 60% 정도는 1만원을 넘는 결제지만 소액결제 증가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사는 더 이상 수수료에 의존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의 경우 가맹점 업주가 건당 10달러(약 1만150원) 이하에 대해선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2010년 관련법을 개정했다.

우리 정부도 신용카드 부가통신서비스사업자(VAN·Value Added Network)의 리베이트 관행을 불법화하기 위해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밴사는 대형 가맹점을 유치하기 위해 카드사로부터 받는 밴 수수료의 일부를 가맹점에 리베이트로 제공해 왔다. 정부는 연간 약 2400억원으로 추산되는 리베이트를 없애면 밴 수수료와 카드 수수료가 인하돼 가맹점 수수료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밴사와 가맹점이 수수료를 결정하는 시장구조가 되면, 건당 평균 113원의 밴 수수료 중 약 30원을 인하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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