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캐피탈업계 레버리지 시행 앞두고 냉가슴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06-25 21:13

내년 12월 개정된 법 적용 앞두고 4개사 상한선 초과
외국계사들, 산업 특색 무시한 일괄적 감독 정책 지적
금융당국 “엄격한 규제로 가계대출 편중 막겠다” 강조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캐피탈업계 레버리지 시행 앞두고 냉가슴
“리스크 크기가 아닌 업계 평균으로 레버리지를 규제하는 것은 자본의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스럽지 않다. 특히 회사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규제는 일부 캐피탈사에겐 불합리할 수밖에 없다.” A캐피탈 대표이사

일부 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사가 금융감독 당국의 레버리지 규제 준수에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2012년 가계대출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레버리지 규제를 도입해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걸쳐 내년 12월부터 적용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수신기능이 없는 캐피탈에게 자산성장 억제를 요구하고 있다면 불만을 제기한다.

특히 수입차 캡티브 캐피탈 사들은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규제는 산업특성을 무시한 감독정책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일부 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사 레버리지 규제 상한선 초과

금융감독 당국은 외형 확대 위주의 과도한 경쟁 제한을 위해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 레버리지 규제를 도입했다.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이 카드사의 경우 6배, 캐피탈사의 경우 10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 골자다. 레버리지 규제는 감독당국이 규제 시행일을 3년간 유예해 주면서 내년 12월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앞으로 1년 6개월 가량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규제 수준을 충족하지 못한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2014년 3월말 기준으로 카드사 중에서는 하나SK카드(6.4배)가 규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삼성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은 5배 아래에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다만 2년 전과 비교해 보면 당시(2012년 3월말) 14.7배였던 레버리지 배수가 6.4배로 크게 낮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캐피탈사 중에서는 JB우리캐피탈(14.7배), 하나캐피탈(12.6배), NH농협캐피탈(12.4배), 현대커머셜(11.9배), 등이 규제 상한선인 10배를 넘어섰다. 〈표 참조〉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유예기간이(2013년 3월말) 1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레버리지 배수 상한선을 준수한 곳은 KB캐피탈(舊 우리파이낸셜)과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단 두 곳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015년 12월까지 유예기간이 부여된 만큼 당장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이런 와중에 NH농협캐피탈은 지난 1분기에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100% 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의 지원으로 자본 확충이 이뤄졌다. 현대커머셜도 최근 5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해 레버리지를 소폭 개선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캐피탈사의 레버리지를 8배 내외로 유지토록 지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하면 KB캐피탈(9.9배),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9.6배),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9.3배), BS캐피탈(8.8배) 등도 레버리지 배율을 낮춰야 하는 입장이다.

레버리지 배율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자산을 줄이거나 자본을 확충하는 방법이 있다. 영업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자산을 줄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드, 캐피탈들은 유상증자나 영구채, 전환상환우선주(RCPS)·발행 등의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RCPS(Redeemable Converti ble Preference Shares)는 상환을 전제로 한 우선주다. 실질적으로 ‘보통주 전환 선택권이 붙은’ 채권 성격이 짙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회사채 이자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 주가가 오르면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챙길 수 있어 기본적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편이다. NICE신용평가 이혁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 “레버리지 수준이 높은 캐피탈사들 대부분 자본 확충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올해와 내년 상반기에 구체적인 딜(Deal)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본 확충 용도로 영구채·RCPS 확산될까

사실 신용평가사나 증권사들은 레버리지 규제가 처음 도입된 지난해부터 캐피탈사를 상대로 자본확충 방안을 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영업을 해 왔다. 규제 시행이 3년간 유예되다 보니 당장에 자본 확충에 나서는 캐피탈사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규제 시행일이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데다 역대 최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영구채나 RCPS 등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형 상품 발행에 적기라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커머셜은 최근 5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1년 여 동안 증자와 영구채, RCPS 등을 놓고 고민해 오다가 최근에 영구채 발행으로 가닥을 잡았다. 레버리지 규제 수준을 맞추려면 약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내년까지 또 다른 액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캐피탈, JB우리캐피탈 등도 영구채나 RCPS 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규모는 1000억~2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열 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가 회사채를 발행해 직접 증자해 주는 방법도 있지만, 영구채나 RCPS는 지주사의 직접적인 현금 부담없이 증자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영구채는 일반적으로 후순위채에 비해서는 금리가 낮지만 만기가 길어 전체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다”면서 “발행 비용이 높아서 여전사들이 꺼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역대 최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과거에 비해 낮은 금리로 발행이 가능해져 다시 검토하는 곳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 대주주 취약한 캐피탈사들 증자 등 자본확충 쉽지 않아 ‘전전긍긍’

대주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부 캐피탈사 측은 수신기능이 없는 캐피탈회사에게 레버리지 규제를 적용하는 나라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외국계 캐피탈사는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상한 규제는 캐피탈 산업 특성을 무시한 정책이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수입차 캡티브 캐피탈사들은 최근 들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토요타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주요 수입차 캡티브 캐피탈사 4개사의 합산 영업자산은 최근 5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수입차 캡티브 캐피탈사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수입차 판매의 꾸준한 증가가 있다.

2008년 6만1648대였던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 15만6497대로 증가했다. 점유율 또한 같은 기간 6.04%에서 12.23%로 뛰어올랐다. 5년새 판매량과 점유율 모두 2배 이상 늘었다. 한-EU FTA 및 한-미 FTA 발효로 관세가 인하되고 중소형 수입차종이 확대되면서, 수입차가 비싸다는 인식이 바뀐 것이 수입차가 선전한 주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높은 레버리지비율(총자산/자기자본)과 유예할부·리스의 상환위험은 자산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입차 캡티브 캐피탈뿐만 아니라 대주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 캐피탈사들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대주주가 취약한 B 캐피탈사 대표이사는 “과도한 레버리지 규제는 여전업의 메리트를 사라지게 했다”며 “대그룹 계열 캐피탈사는 증자 등의 방법을 동원해 금융당국의 요구를 맞춰 나가겠지만, 우리 같이 대주주가 취약한 회사들은 상황이 녹록치 않아 라이센스를 반납하는 곳이 나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