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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첨단화 되는 자동차…진화하는 자동차보험

원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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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6-11 20:42 최종수정 : 2014-06-14 12:23

운전자 행태 반영한 상품 도입되나 촉각 곤두서
텔레매틱스 기술 응용해 주행거리 및 車상태 파악
“달린 거리만큼 낸다” 마일리지 보험 성공적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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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첨단화 되는 자동차…진화하는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한국도 텔레매틱스(Telematics) 보험의 새로운 도상국이 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원거리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의 합성어로 이동통신, 위치추적 등을 자동차에 접목해 교통정보, 운전경로, 차량사고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주행거리연동 자동차보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가입자의 운전습관까지 파악해 보험료에 반영하는 PHYD(Pay How You Drive) 상품까지 선보이고 있어 국내 도입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마일리지 보험상품 안착…가능성 열었다

텔레매틱스 보험의 대표격인 상품은 국내에서 ‘마일리지 보험’으로 알려진 주행거리연동 자동차보험(PAYD: Pay As You Drive)이다. 간단히 말해서 OBD 같은 운행기록장치를 자동차에 장착하는 것을 가입조건으로 하는 자동차보험을 뜻한다. 마일리지 보험은 2011년 11월에 도입돼 지난해 5월말 기준으로 가입건수가 약 177만건, 전체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13.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행거리에 따라 일반적으로 보험료가 5~13% 할인돼 고객들의 호응이 좋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장착 및 주행거리 증거사진 전송이 복잡한 절차도 아니기에 일단 가입자들이 쉽게 수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아직 마일리지 보험가입률이 전체 자동차보험의 20%가 안 되고 있어 일반화 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은 보험업권에서 가장 기술민감도가 높은 상품군이다. 통상적으로 보험은 은행, 증권에 비해 경기나 시대변화에 둔감하다는 시각이 많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금융결제가 가능해지고 펀드를 온라인몰에서 쇼핑할 수 있는 시대가 왔음에도 보험은 이같은 흐름에서 겉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차보험은 예외인 게 자동차 운전자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하는 종목인데다 구조가 심플해 보험업권에서 가장 온라인화 됐다. 또 하이테크 제품인 자동차의 기술발전에 따라 자연스레 첨단화, 스마트화의 길을 걷게 됐다.

◇ ‘애니넷’에서 ‘마이세이프드라이빙’까지

IT와 결합된 텔레매틱스 기술이 자동차보험에 본격 활용된 것은 2002년 삼성화재가 KFT와 제휴를 맺고 실시한 ‘애니넷’이 그 시작이다. 당시 삼성화재는 120억원을 들여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관제센터를 구축하고 자사 330만 고객을 대상으로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보급했다. 보험설계사와 일부 고객층에도 전용단말기 2000여대를 지급하고 음성인식 기반의 항법서비스를 시험 운영했다.

이는 인공위성으로 파악한 주변도로의 교통상황을 운전자의 휴대폰 및 PDA(개인휴대단말기)를 통해 영상으로 보낼 수 있고 교통사고를 당할 경우, 위치를 즉시 파악해 현장출동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 밖에 도난방지, 무선인터넷 접속, 차량 문이 잠겼을 때 무선신호로 열기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했다. 모두 삼성화재가 주창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위한 것이었다.

세월이 지나 이런 기조는 현재 ‘마이세이프드라이빙’으로 승계됐다. 스마트폰 센서를 이용해 가입자의 안전운전 수준을 분석, 다이어리 기능으로 사진과 메모를 친구들과 공유 할 수 있는 안전운전 커뮤니케이션 앱(어플리케이션)이다. 급차선 변경, 급커브, 급출발 등 위험항목을 체크해 점수(블루스코어)를 매기고 안전운전 지역(세이프존)을 소개하는 기능도 있다. 삼성전자, 삼성SDS 등 계열사 기술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삼성화재이기에 가능한 서비스다.

◇ 텔레매틱스, 보험료 산정에도 활용돼

현대해상은 2003년부터 텔레매틱스 서비스 ‘모젠(MOZEN)’을 가동한 현대·기아차와 제휴를 맺고 긴급출동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처음에는 삼성의 애니넷과 별다를 게 없는 부가서비스 형태였지만 2012년 선보인 ‘하이카Blue Link·UVO 자동차보험’을 통해 보험의 핵심인 요율산정에 텔레매틱스 기술을 응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사고 및 긴급상황 통보장치인 블루링크나 기아자동차의 UVO를 장착한 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본질적인 텔레매틱스 보험이다. 현대·기아의 차량은 현대해상에 자동차보험 가입시 독자적으로 구축된 전용 전산망을 통해 서비스 가입여부가 자동으로 체크되며 사고 예방기능 및 사고 때 신속한 피해자 구호 등에 따른 손해절감을 감안해 보험료의 3%를 할인해 주는 형태다.

할인 외에도 스마트 마일리지 서비스, 스마트 안심보상 서비스 등 추가서비스가 제공됐다. 스마트 마일리지 서비스는 기존 마일리지 보험의 불편함을 개선해 고객이 별도의 운행기록 단말기를 구매할 필요 없이 블루링크나 UVO 단말기의 클릭 한번 만으로 주행거리 정보가 자동으로 보험사로 전송된다.

주행거리가 7000km 이하인 경우 보험료의 6.2~13.2%를 추가로 환급받을 수 있으며 블루링크, UVO 보험료 할인(3%)과 중복으로 적용되므로 고객은 최대 약 16%의 보험료를 할인 받게 되는 셈이다. 더불어 이모빌라이저(차량도난방지기능) 할인도 자동으로 적용돼 자차(자기차량손해)담보 보험료의 약 20%가 추가 할인된다.

스마트 안심보상 서비스는 에어백이 터지는 중대사고가 발생한 경우, 현대해상에 자동으로 사고통보 및 접수가 되는 서비스다. 출동요원이 사고현장에 신속히 출동해 긴급조치를 할 수 있어 자동차사고의 사상자 구호에 적합하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사고 및 긴급상황 자동통보, 자동 문열림, 원격 도난추적 등의 기능 따른 손해액 감소분을 반영해 보험료를 할인한 상품”이라며 “보험료 할인대상 여부는 당사와 현대·기아차 간에 구축된 전용 전산망을 통해 자동체크 되고 별도의 안내 및 고객 고지가 필요 없어 가입 편의성이 제고됐다”고 설명했다.

◇ 운전자 행태반영 상품도 국내에 도입하나

이런 추세는 외국도 마찬가지다. BIBA(영국보험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젊은 운전자들의 블랙박스 자동차보험 가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기술을 응용한 상품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텔레매틱스 보험의 가입으로 25~30%의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기에 젊은 운전자들에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2012년 1~4월 텔레매틱스 자동차보험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했으며 충돌사고도 20%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아비바(AVIVA)의 경우 가입자의 운전형태를 반영한 PHYD 시범도입을 추진했으며 보험료 산출엔 스마트폰 기술을 사용, 개별 운전자들의 정보취합을 위해 5000명의 스마트폰(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사용자 모집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올스테이트(Allstate)가 이와 유사한 ‘드라이브 와이즈 프로그램’을 도입, 현재 판매중인 3개주에서 직원과 대리점주를 상대로 한 광범위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모범운전자의 경우는 보험료를 최대 50%까지 깎아주고 있다. 사고예방 효과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타워스왓슨에 따르면 PHYD 보험가입자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일반 운전자보다 35%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국제적 기조에 따라 한국에서도 PHYD 유형의 상품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박사는 “자동차사고 요인에는 주행거리 총량 외 운전속도·시간 및 급브레이크 횟수 등 운전행태도 있다”며 “하지만 마일리지 보험은 주행거리 총량을 줄이는 목적으로 개발돼 운전행태를 변화시켜 사고를 줄이는 측면에서 약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 박사는 또 “OBD 활성화로 주행거리를 비롯해 운전행태 등의 정보를 보험료 차등화 요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주행거리 이상으로 운전행태별 사고발생위험도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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