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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 여천NCC에 2천억원 긴급수혈…“정상화 위해 에틸렌 경쟁력 강화해야”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8-11 19:13

디타워 돈의문 DL이앤씨 사옥./사진제공=DL이앤씨

디타워 돈의문 DL이앤씨 사옥./사진제공=DL이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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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국내 에틸렌(석유화학 기초소재) 3위 생산업체 여천NCC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가 고조됐다. 이 가운데 추가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해 온 것으로 알려진 공동 대주주 DL그룹이 증자 참여를 위한 자본 확충으로 가닥을 잡았다

DL케미칼은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승인했다. 뒤이어 DL도 이사회를 열고 DL케미칼에 대한 177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승인했다.

DL은 여천NCC의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여천NCC의 제대로 된 정상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는 셈이다.

더불어 DL케미칼은 한화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TFT를 통해 여천NCC에 대한 경영상황을 꼼꼼히 분석한 뒤에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제대로 된 자생력 확보 방안을 도출해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여천NCC는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절반씩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다. 업황 악화와 운영자금 부족 등으로 지난 8일부터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여수 3공장 가동을 중단한 여천NCC는 오는 21일까지 약 360억원의 운영자금이 당장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한화 측은 한화솔루션이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1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한화는 지역 고용과 산업 생태계를 고려할 때 공동 대주주의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DL은 여천NCC의 부실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이에 따른 해결방안 마련이 가장 급한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책임 있는 주주라면 회사의 부실문제를 미봉책으로 방치하기 보다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DL 측은 “아무런 설명과 원인 분석 없이 증자만 남발하는 것은 여천NCC의 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무작정 자금만 투입하는 것이야 말로 책임경영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최근 개정된 상법 등에 따라 대주주의 책임이 적극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천NCC의 경영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다. 가장 문제로는 원인분석은 제대로 하지 않고 ‘묻지마식 증자 요청’이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되는 점이다.

지난 3월 여천NCC의 시황 악화 등에 따른 요청으로 DL과 한화가 각각 1000억원씩 증자를 실행했다.

DL 관계자는 “당시 여천NCC로부터 증자가 진행되면 연말까지 현금흐름 상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는 보고를 받았지만 불과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상세한 설명 없이 양 주주사에 1000억원의 이상의 증자, 지급보증 또는 대여를 요청해 왔다”며 “이는 당시 보고는 거짓이었거나 아니면 경영 부실이 그만큼 심각하게 방치된 것. 어느 쪽이든 주주와 시장을 기만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여천NCC에 대한 정확한 경영상황 판단도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지원한다는 것이 주주와 경영진으로서 올바른 판단인지 의문이다.

한화 측의 주장과 같이 아무런 원인 분석 없이 증자만 반복하는 것은 여천NCC 경쟁력에 해악을 끼치는 ‘묻지마 지원’이며, 이는 공동 대주주로서 무책임한 모럴 해저드이자, 배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의 주주 보호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합당한 근거와 절차적 정당성 없이 증자를 강행하는 한화의 태도는 원칙을 강조하는 현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동이는 게 DL 측의 설명이다.

더불어 여천NCC의 자생력 확보와 직결되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원료가 공급계약에 대해서 한화는 자사 이익 극대화만 주장하고 있다. DL은 에틸렌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DL은 여천NCC 원료가 갱신계약에 최소 변동비 부분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 하한을 없애자는 한화의 입장이 고수되면서 가격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이에 DL 측은 특히 에틸렌 판매가격과 물량 배분 구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여천NCC의 에틸렌 생산물량 중 약 70%를 한화가 가져가는데, 이 과정에서 한화는 할인 조건으로 연간 수백억 원의 원가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DL 측은 “한화가 제시한 계약안은 동일 물량 기준 자사에 큰 이익을 주지만, 파트너인 DL과 관계사인 여천NCC에는 손해를 입히는 것”이라며 “DL은 여천NCC의 자생력 강화와 상생의 차원에서 여천NCC의 손익이 개선되는 조건을 제안했지만, 한화는 이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DL은 “DL의 경우 여천NCC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단가로 에틸렌을 거래하며, 여천NCC의 자생력을 키우고자 했다”며 “반면 한화는 여천NCC가 손해볼 수 밖에 없는 가격만을 고수하는 등 자사에게 유리한 조건만 고집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DL케미칼 증자가 결정했다는 공시는 있었지만, 자금 용도가 운영자금으로 기재돼 있어 실제로 DL이 여천NCC에 자금을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며 여전히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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