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상황속에서 저축은행을 출범시켰거나 출범 예정인 대부업체 웰컴론·러시앤캐시의 대출금리 행보가 차이점을 보여 눈길을 끈다.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최고 29.2%의 대출금리를 운영하는 기조 속에서 무리한 금리 인하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러시앤캐시는 20%대 중반 금리의 신용대출 상품 출시 계획을 내비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주문으로 인해 최근 저축은행들이 최저 10%후반대 대출금리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웰컴론·러시앤캐시저축은행들의 대출금리 변화에 이목이 집중된다.
◇ 금융당국 중금리대출 권고 속 “관련 상품 속속 등장”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관계형금융상품 출시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SBI·공평·참저축은행은 최근 ‘SBI U 스마일’, ‘우량직장인 저스트론’, ‘참-푸드카론’ 등을 출시했다. 이 상품들은 최고 24.9% 금리를 제공하는 중금리대출상품이다.
우선 SBI저축은행 지난달 26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던 ‘SBI U 스마일’은 대출한도 5000만원, 상환기관은 최대 5년까지다. 대출금리는 5.9%~24.9%가 제공된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10% 내외 신용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이 중금리대 신용대출상품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며 “이들이 받은 신용대출의 대부분은 25% 이상의 고금리 상품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용대출금리 10~20% 초반대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고금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은행권 대출자격에서 이탈한 저신용 고객층을 우량/비우량으로 선별해 부도율이 낮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더 저렴한 중금리 대출을 이용토록 상품을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공평·참저축은행은 10%대 중금리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공평저축은행이 선보인 ‘우량직장인 저스트론’은 저축은행업계에서는 드물게 자체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를 적용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대출금리는 7.0~19.95이며, 대출한도는 최대 7000만원이다.
참저축은행이 지난달 27일 출시한 ‘참-푸드카론’은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하는 생계형 대출상품이다. 이 상품은 일명 ‘푸드카’로 생계를 유지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것으로 참저축은행 측은 ‘업계 최초의 지역밀착 관계형금융상품’이라고 설명한다. 대출한도는 최대 2000만원으로 창업·운영자금 1000만원, 가계자금(최대 1000만원)은 차량가액 200%까지다. 대출금리는 10.95~18.5%며 대출기간은 300일 이내로 상환방법은 만기일시상환인 ‘일수대출’이다.
올해부터 저축은행들이 중금리대출상품을 출시하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강력한 주문이라고 보여진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에게 ‘서민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상품을 출시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저축은행 대출금리 체계 합리화 및 신용평가시스템 개선’방안을 발표한바 있다.
개선안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저축은행 대출금리체계가 개선되면서 개인신용대출금리가 최대 2.4%p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결정체계의 합리·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타금융권역의 사례를 참고해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마련해 개인신용대출에 적용키로 한 것. 단, 금리 자유화의 원칙에 부합토록 저축은행이 자율적으로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운용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저축은행 준법감시인이 표준화된 공시자료 점검표를 작성·활용, 비교공시 내용을 확인토록 하는 등 저축은행의 관련 내부통제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다. 표준 CSS 개선방안도 마련하고 자체 CSS는 자체적으로 개선계획 수립을 유도해 자율적인 고도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금리 모범규준안 확정 및 시스템 정비를 오는 8월까지 완료하고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12월말 기준 저축은행 평균 개인신용대출금리는 30.4%”라며 “이에 대한 금융당국은 금리 인하 주문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고, 올해부터 본격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웰컴·러시앤캐시 저축銀, “신용대출금리 운영 기조 상이”
현재 저축은행업계에 관심을 받고 있는 웰컴·러시앤캐시발 저축은행의 행보가 상이해 주목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대출금리 인하를 지양하고 있고, 러시앤캐시는 금융당국 및 저축은행업계의 기조에 맞춰 중금리대 대출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대부업발 1호 저축은행을 출범시킨 웰컴저축은행은 29.9% 내에서 신용대출상품을 운영할 방침이다. 관계형금융 확대에 노력하지만 무리한 대출금리 인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 같은 웰컴저축은행의 입장은 조달금리가 원인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임에도 불구하고 뿌리가 대부업체이기에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얘기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신용대출금리는 29.9% 이내에서 운영할 방침”이라며 “현재 관계법상 설정돼있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최고금리는 34.9%”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10%대의 조달금리를 적용받고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10%대 후반의 중금리대신용대출상품을 주문하지만 조달금리 문제로 인해 고민이 이어지고 있고, 향후 신용대출상품 출시에 따라 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이달 중순경 저축은행을 출범시킬 것으로 보이는 러시앤캐시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맞춰 중금리대 신용대출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윤닫기최윤광고보고 기사보기 APRO파이낸셜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부업체 이용 고객 중 신용도가 높은 고객들을 저축은행으로 이전시켜 낮은 금리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저축은행의 경우 신용대출금리를 최고 20%대 중반으로 운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현재 어느 고객에게 금리 인하 혜택을 적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혜택 적용이 어려운 고객들은 당분간 러시앤캐시·원캐싱·미즈사랑 등 대부서비스에서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신용대출금리에 대해 서로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저축은행 영업지역 확보 및 기업대출 확대 등 다른 운영 방법은 유사한 점이 많다. 금융당국이 주문하고 있는 관계형금융 실시를 위해 영업권역 확보를 위해 지점 이동 및 추가 저축은행 인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 웰컴저축은행은 출범 이후 해솔저축은행의 거점을 이전시켰다. 지역에 영업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경영전략 하에 부산에서 자갈치역이나 장산역으로 영업점 위치를 변경했다. 러시앤캐시 역시 현재 영업권역이 아닌 경상남북도, 강원도 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저축은행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최윤 회장은 “관계형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점이 많이 필요하다”며 “경상남북도, 강원도 등에 영업 지점이 없어 추가적으로 관련 지역의 저축은행을 인수할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대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러시앤캐시는 계열사인 아프로캐피탈의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 업무 및 인력을 저축은행으로 이전, 영위할 방침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영세 및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관계형금융 활성화의 핵심은 기업대출 규모를 높여야 한다는 점”이라며 “저축은행은 이 부분에서 은행 보다 한계가 있어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관계형금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 업계, 금융당국 요구 중금리대 부담 높아
한편, 저축은행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주문하고 있는 중금리대 상품이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저축은행 이용 고객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25% 이상인데 금융당국은 10%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대출금리 상품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에서 금융당국의 주문대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은행계 저축은행과 논의를 이어왔다”며 “그러나 현재 부실화 우려 등으로 인한 의견차이로 중금리대 공통대출상품 출시가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알 수 있듯이 금융당국이 요구하고 있는 중금리대 범위가 업계에서는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며 “최근 저축은행들이 중금리대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금융당국 요구에 부합하는 상품 출시에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웰컴저축은행 신용대출 ‘웰컴뱅크론’ 상품 개요 〉
(자료 : 웰컴저축은행)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