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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할부금융 시장 자동차밖에 없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05-07 22:23 최종수정 : 2014-05-07 23:04

작년 말 기준 전체 취급액 89.0%가 자동차 실적
영업 다변화 전략 통해 리스크 분산 필요성 제기
리스시장도 전체 취급액 60%가 오토리스 실행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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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할부금융 시장 자동차밖에 없나
국내 캐피탈(할부금융) 마켓이 자동차 금융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할부금융 취급실적 가운데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리스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처럼 할부금융사와 리스사의 영업활동이 갈수록 자동차금융 사업 쪽으로 편중되자, 시장 일각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상품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당국 또한 자동차뿐만 아니라 기계장비와 설비 투자 등을 촉진하는 본연의 물적 금융 기능을 회복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하기 시작했다.

◇ 할부금융사들 수년째 자동차 취급에만 치중했다

국내 캐피탈 시장이 소매금융 사업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엔 자동차 할부금융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할부금융 취급실적은 전년(10조3508억원)에 비해 4011억원(3.8%) 늘어난 10조75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동차 실적은 89.0%(9조5687억원)에 달했다. 1년 사이에 자동차 할부금융 실적 비중이 2.8%p 커진 것이다. <그래프 참조>

사실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자동차 할부금융 실적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수준에 그쳤다. 일례로 지난 1996년 할부금융 신규 대출 실적(5조836억원) 가운데 자동차 실적 비중은 전체의 35.0%(1조 7812억원)이었고, 가전제품은 28.5%(1조4499억원)였다. 주택 취급실적 비중도 21.7%(1조1024억원)에 달했으며, 기계류 취급액은 1.9%(943억원)였다.

하지만 신용카드, 은행, 보험 등이 가전제품, 주택 등 내구재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하면서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할부금융 업계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해 최근에는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국내 할부금융사들의 자동차 편중현상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할부금융사들의 취급실적 중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89.0%(10조3660억원), 2009년 88.7%(6조1564억원), 2010년 88.0% (9조2018억원), 2011년 83.6%(9조2154억원), 2012년 86.2%(8조9193억원), 2013년 89.0%(9조5687억원) 등으로 나타나 지난 2011년만 제외하고 매년 거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국내 할부금융 시장이 자동차에 편중됨으로써 구조적인 불균형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특히 국산 신차의 경우 현대캐피탈 등 전속시장 업체가 독과점적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신규 진입이나 시장확대도 어려운 상황이다.

◇ 리스시장도 오토리스 취급 비중이 갈수록 커져

리스시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리스실행액 기준으로 자동차리스 실적 비중은 지난 2007년 47.6%(4조6048억원)을 시작으로 2009년 55.3%(4조1171억원), 2011년 58.2(6조1804억원), 2012년 56.7%(5조8247억원) 그리고 지난해 59.3%(5조9157억원) 등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반면 지난 1995년 설비 투자액(56조2410억원)의 25.5%를 집행한 운용리스는 꾸준히 감소하면서 지난해에는 설비투자액(123조4518억원)의 8.1%에 불과할 정도로 하락했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자동차 리스를 제외한 설비투자 등 여타 리스상품은 은행권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한지 오래다”며 “그나마 나름대로 강점을 보여 온 자동차 리스에 집중해 온 덕분에 이만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시장도 카드사 등 여타 금융권에 금리 경쟁에서 밀려 악화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수입차 리스시장의 경우 취급 금융회사 간의 경쟁 과열 등으로 리스사의 IRR(Internal Rate of Return, 내부수익률)이 5.8% 수준까지 떨어졌다. 조달 금리와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더군다나 수입차 리스시장은 딜러들에 의해 취급 리스사의 매출액이 좌우되고 있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딜러 수수료를 공격적으로 높여주고 있는 상태다.

결국 제살 깎아 먹기식 출혈 경쟁 등으로 리스사만 손해를 보고 있는 반면 수입차 영업딜러만이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 수입 신차 리스시장을 둘러싼 수익구조가 취약해지면서 경쟁력을 상실한 일부 취급 캐피탈사는 최근 이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리스업계 한 관계자는 “某(모) 캐피탈사가 지난해 연말 수입 신차 리스영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역마진이 발생하면서 사업 지속여부를 심도 있는 논의해 최근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일부 캐피탈사가 수입 신차 리스시장에서 영업을 중단하거나 사업을 철수하면서 다른 캐피탈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소형 캐피탈회사 한 CEO는 “안정적인 취급액 확보가 가능하고 대손율이 낮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한 뒤 “하지만 마진이 박해 총자산순이익률(ROA)이 1% 미만으로 타이트한 수익구조 때문에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할 지 고심 중”이라고 강조했다.

◇ 금융당국, 자동차 할부·리스 편중된 영업구조 경고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리스크(위험) 관리를 위해 상품 구성의 다양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변동에 따라 자칫 한꺼번에 큰 부실을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캡티브 마켓, 즉 전속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넌 캡티브 할부금융사는 관련 사업을 지속해야 할지 여부를 곧 결정해야 때가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플레이어들 간의 치킨게임과 경기위축이 겹쳐지면서 건전성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할부금융사의 고정이하 여신비율과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은 각각 3.79%와 3.16%로 1년 사이에 0.21%p와 0.3%p가 악화됐다.

이처럼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둘러싼 영업환경 여건이 악화되자, 금융당국이 나서서 영업구조 관행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관련 법 개정에도 착수했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할부금융 중 자동차할부 취급액이 90% 육박한 반면 할부금융 본연의 기계할부 등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모험자본으로서 본연의 기능 회복을 통해 기업성장 생태계에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한 뒤 “특히 업계가 발전을 위해서는 생존을 위한 변화의 혁신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자동차할부금융 비중을 규제하는 방안의 하나로 이른바 카드복합상품 폐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이 불필요한 거래비용을 유발시킨다는 이유로 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게 금융감독원 상호여전감독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1.5%의 판매수수료를 지불할 때 이 중 약 0.5%의 수수료가 카드사에 떨어지는 구조가 소비자에게 필요없는 비용을 유발시킨다는 설명이다.

이에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JB우리캐피탈, 아주캐피탈, KB캐피탈, 메리츠캐피탈, BS캐피탈, 하나캐피탈 등 6곳의 대표이사는 지난달 10일 여신금융협회를 찾아 상품의 효용성을 설명하고 폐지를 반대하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해당 캐피탈사 측은 카드복합상품이 최저 4.9%까지 낮은 금리로 자동차 할부를 이용할 수 있어 최저 6.5%인 일반 할부 상품의 금리 보다 좋은 혜택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현대 LF소나타 2.0을 선수율 10%, 48개월 일반할부로 구입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최대 147만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의견을 전달한 캐피탈사 측은 “자동차 금융상품 다양화를 통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사라지고 카드 이용을 통한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돼 자동차 판매가 위축될 것”이라며 “이 상품의 폐지로 관련 종사자(영업사원, 대출중개인 등) 1000여명이 생계의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기준 카드복합상품 이용자는 11만 명이며 매출액은 2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2010년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고 판매된 이 상품이 폐지 될 경우 현대캐피탈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지고 시장 경쟁을 통한 할부금리 인상을 견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신차 승용차 할부금융 매출액은 12조1025억원이며 이 중 현대·기아자동차의 전속 할부사인 현대캐피탈이 56.5%의 시장(오토론 포함)을 점유하고 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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