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캐피탈업계 M&A 큰 장 섰지만…,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04-09 21:19 최종수정 : 2014-04-10 00:27

매물 넘쳐나지만 시장 환경 악화로 매각 난항
일부 금융지주사, 대어급 캐피탈회사에 관심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캐피탈업계 M&A 큰 장 섰지만…,
최근 아주캐피탈, 두산캐피탈, 산은캐피탈, 한국SC캐피탈 등 일부 캐피탈사의 매각 결정이 잇따르면서 M&A 성사 여부에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캐피탈업계 불황으로 인수자를 찾지가 쉽지 않다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겠지만, 일단 M&A가 성사될 경우 시장 재편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 모기업의 어려운 상황과 업권 불황 등으로 매각 러시

현재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거나, 나올 것으로 알려진 캐피탈회사는 아주캐피탈, 두산캐피탈, 산은캐피탈, 한국SC캐피탈 등 4~5개사 정도다. 이들은 모기업의 어려운 상황과 업황 악화 등으로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자산규모가 가장 큰 아주캐피탈의 경우 최근 매각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매각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법률자문사와 회계자문사도 선정할 계획이다.

매각대상은 아주산업과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아주캐피탈 지분 74.16%다. 9일 종가(5400원) 기준으로 보유지분의 가치는 2300억원 수준이다. 매물로 검토됐던 아주IB투자와 아주저축은행, 아주자산운용 등 다른 금융 계열사들은 매각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인수후보로는 캐피탈 계열사가 상대적으로 약한 금융지주사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말 기준 5조1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아주캐피탈은 현대캐피탈(자산규모 21조원)에 이어 캐피탈 업계 2위다.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면 롯데카드캐피탈(4조3000억원)과 현대커머셜(4조1000억원)을 밀어내고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특히 KB금융지주가 최근 업계 5위 우리파이낸셜(3조9398억원)을 인수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캐피탈 자회사 규모가 작은 금융회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우리파이낸셜(현재 KB캐피탈) 인수를 시도했던 금융회사들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단, 아주캐피탈의 2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는 동반매도권(tag-along, 태그얼롱)을 행사해 보유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의 신한은행은 아주그룹이 2005년 대우캐피탈(현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때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지분 12.85%를 갖고 있다.

아주그룹은 본업인 제조업에 경쟁력을 집중하기 위해아주캐피탈을 팔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산업 한 관계자는 “아주캐피탈 지분매각은 고객의 신뢰, 지속가능성 등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사업환경에서 캐피탈업 본연의 경쟁력과 시장 변동성 등을 두루 감안해 내린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임직원 및 협력 파트너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동반성장이 가능하고 고객들에게는 더 좋고 가치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랜 고민 끝에 어렵게 내린 결단이다”고 매각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대기업 계열 여전사인 두산캐피탈도 일찌감치 매물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대주주인 두산그룹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주를 매각할 경우 두산그룹 내 의존도가 높은 두산캐피탈의 사업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KDB금융지주 계열사인 산은캐피탈 역시 KDB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공사 개편방안에 따라 조만간 매물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산은(KDB)캐피탈은 인수자를 찾지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의 최초 리스사로 꾸준히 흑자를 내 왔지만, 주로 기업 금융 위주의 영업이 활성화 돼 있어 금융지주사들이 인수 시너지를 내기에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캐피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가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담보상태다. 이와 관련 M&A시장 한 관계자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가 최근 홍콩계 자본에 SC캐피탈 매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한 뒤 “하지만 매각가격을 놓고 양측 간의 현격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 영업환경 여건 악화 등으로 인수자 찾기 쉽지 않을 듯

여기에 캐피탈 시장을 둘러싼 영업환경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각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신한캐피탈 등 일부 금융지주계열 캐피탈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회사들이 영업과 조달 양쪽에서 압력을 받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신용카드사와 같은 여신전문금융업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채권 금리를 결정하는 신용등급이 경영지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지주계열과 대기업계열 캐피탈사들은 모기업의 신용도를 활용해 낮은 금리에 조달이 가능하다.

실제 이들 캐피탈사들은 한때 저축은행과 비슷한 소매금융 금리를 받으면서 조달 금리는 저축은행에 비해 2~3%p 낮아 수익성이 높았다. 현대캐피탈, 아주캐피탈 등 자동차할부 비중이 높은 회사들이 개인 신용대출에 집중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2금융권 대출을 `약탈금리’로 규정하고 이자율에 직·간접적 간섭을 시작하면서 업황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고유영역인 할부금융과 리스업에 대한 규제도 더해지면서 캐피탈사의 영업환경이 악화일로에 접어들었다. 아주그룹이 업계에서 `알짜’로 꼽히는 아주캐피탈을 내놓은 데도 이러한 업황 악화가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모기업의 규모가 KT·롯데 등 다른 회사에 비해서 작아 금리인상 충격이 올 경우 대처가 어려운 까닭도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캐피탈업계(할부금융·리스) 전체 운용수익은 1년 동안 하향곡선을 그린 끝에 1조6777억원을 기록했다. <표 참조> 지난 2011년 4분기 운용수익이 1조804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분 기만에 7%가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운용수익률도 11.5%에서 9.4%로 2.1%p나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나날이 더해지는 정부규제로 수익 감소폭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할부금융·리스·신용대출·담보대출 등 광범위한 분야에 발을 걸친 캐피탈업계의 특성상 규제에 따른 여파도 더 크다는 지적이다. 캐피탈사는 이미 지난해 3월 할부취급수수료 폐지의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을 비롯해 JB우리캐피탈, KB캐피탈 등 자동차할부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는 금리에서 최소 1~2%p 손해를 보면서 수익성 악화를 감당하고 있다.

리스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감독당국은 연초부터 ‘리스 관행개선 테스크포스’를 꾸려 리스업 전반의 수수료 체계를 뜯어고치겠다고 나섰다. 현재 중개수수료와 금리를 모두 공개하는 할부금융처럼 리스 수수료도 개편될 경우 수익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에 ‘큰 장’이 예고돼 있지만 캐피탈사들이 시장에서 인수자를 찾기는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거시경제전망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대기업들이 금융업 확대에 관심이 없고 대형 금융지주들도 이미 계열 캐피탈사를 보유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연구위원은 “금융지주 덩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캐피탈사 규모가 작은 하나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 정도가 인수 유인이 있을 것”이라며 “잠재적인 매물은 많은데 인수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업계 처럼 일본계 자본 등 외국자본의 손에 넘어갈 여지도 많다. 캐피탈업계에는 이미 한국씨티금융지주와 일본의 오릭스그룹, 외국 완성차업체 등이 진출해 있다. 여신금융협회 한 관계자는 “모기업 신용도가 중요한 여신전문금융사 특성상 국내에서 인수후보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저축은행에 이어 캐피탈사까지 외국자본에 내주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