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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정보유출 한달’ 아직 후폭풍 여전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02-09 17:44

카드 3사 금전적 손실 최소 1400억원 안팎 추산
카드산업 성장 정체 속에 대외 신인도까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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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정보유출 한달’ 아직 후폭풍 여전
사상 최대 규모의 카드 3사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 정황이 밝혀진 지 지난 8일로 한 달째다. 이들 3사의 카드 해지와 탈회, 재발급 신청이 일단락되면서 급한 불은 끈 상황이다. 하지만 후폭풍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국민들은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불안에 떨었고 카드사들은 원흉으로 지목됐다. 최고경영자가 사퇴하고 금융당국의 특별검사를 받았으며 지금도 정치권의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카드업계 전반에 퍼진 공멸우려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KB국민·농협·롯데 카드 3사 뿐만 아니라 전체 카드사의 이미지가 추락해 향후 성장은 고사하고 구조조정으로 제살을 깎아내야 하는 형국이다.

◇ 한달 만에 고객 10% 이탈…카드 3사 점유율 계속 감소할 듯

금융권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까지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에 접수된 카드 재발급 요청과 해지 요청 건수는 총 694만40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에서 빠져나간 해지신청 건수는 263만 건으로 기존 보유 고객(2702만장, 2013년 9월 기준) 대비 9.7%에 달했다. 고객 10명 가운데 1명은 카드를 해지한 것이다.<표 참조>

고객 이탈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NH농협카드로 667만7000장의 총 카드 발급 매수 중 13.6%인 91만2000건의 해지신청이 접수됐다.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도 각각 9.5%(111만 건), 7.0%(61만 건)에 달했다. 카드사가 고객 한명을 유치하려면 직원 인건비 등을 포함해 최소 1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금융감독원 상호여전감독국 한 관계자는 “카드업은 경쟁이 치열해 회원을 한 명 유치하려면 최소 1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며 “해당 카드사들이 정보유출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회원 유치 비용을 한 명당 10만원으로 계산하면 카드 3사는 총 958억 원을 들여야 과거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

카드 재발급 비용도 5일 오후 6시까지 215억6000만원이 들 전망이다. 카드 재발급 비용은 한 장당 약 5000원이다. 재발급 신청 건수는 431만2000건을 기록했다. 당분간 카드 재발급 신청은 계속될 전망이어서 비용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145만4000건의 재발급 신청을 받은 국민카드는 총 250만장의 재발급 신청을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추가 비용은 약 52억 원이다. 롯데카드도 전체 재발급 비용을 75억 원으로 전망했다.

또 우편 발송료, 상담원 추가 채용 등 사고 수습 비용으로 KB국민카드가 94억 원, 롯데카드는 29억 원을 각각 추정했다. 재발급 신청건수와 탈회 건수가 KB국민카드와 비슷한 NH농협카드도 이와 비슷한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재 진행 중인 정보유출 관련 소송에서 패소하면 KB국민카드가 860억 원, NH농협카드 500억 원, 롯데카드 352억 원 등 총 1712억 원의 비용을 물어야 해 전체 비용은 3000억 원을 넘게 된다.

◇ 영업정지로 인한 피해는 “산출 불가”

카드 3사가 이번 정보유출 사건으로 치러야 할 유형 비용은 최소 3000억 원이지만 회사에 대한 신뢰도 하락, 영업정지에 따른 피해 등 무형의 비용까지 감안하면 전체 손실은 더 늘어난다.

우선 금융당국이 이달 17일부터 3개 카드사의 신규 영업을 3개월간 금지하면 개별 카드사는 수백억 원대의 손실이 예상된다. KB국민카드는 2012년에 2911억 원의 순이익을, 롯데카드는 1602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NH농협은행 내에 있는 NH농협카드는 별도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들 카드사는 신용등급 하락이 예상돼 향후 회사채 등을 발행할 때 조달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AA’ 등급인 롯데카드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췄다. 신용평가사들은 등급을 낮추기 전에 등급 전망부터 내린다.

위지원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해당 카드사의 카드 해지 및 재발급 경과, 1월 이후의 시장점유율 추이와 1분기 영업실적, 피해보상과 관련한 진행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도 이번 사태로 인한 2차 피해 발생 여부와 수준, 기존 고객의 이탈 정도, 금융당국의 제재, 수익 변동 가능성, 재무적 부담 등을 고려해 해당 카드사의 신용도에 반영하기로 했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자금이 필요하면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조달 비용이 올라간다.

◇ 대외 신뢰도 추락에 공멸우려도 걱정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이미지, 신뢰도 하락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손실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와 지난해 동양사태가 터지면서 해당 금융사뿐만 아니라 전체 금융사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며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도 전체 금융권에 엄청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카드업계에 대한 불신 확산이 더 큰 걱정이다. 금융업의 근간은 고객 신뢰인데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면 고객 신뢰가 무너져 향후 영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 업체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11개 카드사에 대한 BMSI조사 결과 롯데·NH농협·KB국민카드 등 사고 발생 카드사뿐만 아니라 신한·삼성카드 등 전체 카드사의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사태 전에도 이미 카드사 영업 환경은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경기 침체와 부가서비스 축소로 카드 사용률 증가폭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낮아져 성장은 거의 멈췄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런 와중에 이번 사태로 ‘결정타’를 맞은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번 사태에 따른 이미지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영업정지가 끝나더라도 다시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곧 현실화할 집단 손해배상 소송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과 현실화한 이익 증가세 둔화,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카드사들은 사실상 구조조정에 돌입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한 카드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상황”이라며 “규모는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최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도 정보유출 사태 여파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5일 카드사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관련 국정조사를 시작했다. 정무위는 지난 7일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와 코리안크레딧뷰로(KCB), 전국은행연합회 등의 현장점검을 진행했으며, 13일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기관 보고를 받고, 오는 18일에는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롯데카드 국정조사 “고객님께 사과드립니다” 플래카드

지난 7일 서울 중구 롯데카드 본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카드사 정보 유출과 관련한 국정조사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롯데카드 본사 1층 로비에 설치된 플래카드 모습이다. 롯데카드는 고객정보 대량 유출 사고와 관련해 “고객 정보 유출 사고로 걱정과 불편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롯데카드의 모든 임직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합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롯데카드는 7일 서울 남창동 본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조사 중 민주당 강기정 의원으로부터 “정신적 피해 보상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직접 피해와 연계된 정신적 피해에 대해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측은 “고객이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회사에서 조사를 하고 피해 원인을 밝혀서 금전 손실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부분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 정보 유출에 따른 단순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보상하겠다는 뜻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 카드사 정보유출 관련 진행경과 〉

날 짜 내 용



2014.1.8 검찰, KB국민, 롯데, NH농협카드 3개사에서 1억 400만건 고객정보 유출 발표



2014.1.10 금융당국, 검찰로부터 유출자료 원본 넘겨받음



2014.1.13 금융당국, 카드3사 현장검사 착수



2014.1.19 금융당국, 고객정보 유출실태 발표 및 소비자 경보 발령



2014.1.20 카드3사 수습책 발표, 카드3사 사장 등 경영진 일괄 사의 표명



2014.1.22 정부, 금융회사 고객정보 유출 재발방지 대책 발표



2014.1.27 금융당국 전화 권유 마케팅™ 전면 금지. 단, 기존 상품 갱신 전화 영업 허용



2014.2.2 정부, 카드사 추가 피해 대비 검 ? 경 ‘무기한 집중단속’ 발표

KB국민카드 심재오 사장 사표 수리



2014.2.3 KB국민, 롯데, 농협카드 17일부터 3개월 영업정지 통보



2014. 2.5 국회 정무위원회 카드국정조사 개시

〈 카드3사 카드 재발급·해지·탈회 현황 〉

구 분 합계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2013년 9월 말 카드수(A) 주1) 2702만 1천개 1168만 3천개 866만 1천개 667만 7천개

카드 재발급 주2) 431만 2천건 145만 4천건 113만 4천건 172만 4천건

카드 해지(B) 주2) 228만 2천건 111만 1천건 60만건 91만 2천건

카드 탈회 주3) 95만 7천건 32만 7천건 25만 8천건 37만 3천건

카드해지 비율(B/A) 9.7% 9.5% 6.9% 13.6%

1) 자료 : 각사 업무보고서

2) 2014년 1월 20일~2월 5일 오후 6시까지의 누적 카드수 기준

3) 카드 탈회 건수는 카드 해지 건수에 포함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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