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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파이낸셜 인수’ 일단 4파전 양상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11-24 21:43 최종수정 : 2013-12-04 16:44

인수 가격이 결정적… KB·메리츠 자금조달 능력 ‘우위’
경남기업 등 기업여신 부실 많아 M&A가격 변수로 작용
내달 2일 본입찰 시작으로 연말까지 본계약 체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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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파이낸셜 인수’ 일단 4파전 양상
우리금융지주의 알짜 매물로 알려진 우리파이낸셜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본입찰을 1주일가량 남겨둔 가운데 KB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KT캐피탈, 대신증권 등 예비 입찰에 참여해 실사를 진행 중인 이들 4개사 간의 신경전도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회사의 자산규모가 3.8조원으로 자산규모가 큰데다, 수익성 지표들 역시 좋아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기 때문이다. M&A업계 전문가들은 섣불리 승자를 점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결국 인수 가격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예비실사 과정 중에 기업대출 부문에서 부실이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수 가격의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 ‘우리파이낸셜’ 정말로 매력적인 매물 맞나

우리파이낸셜은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2007년 MBK파트너스로부터 한미캐피탈을 인수하면서 우리금융그룹으로 편입된 회사다. 주력 사업은 소비자금융(자동차금융, 개인대출)과 기업금융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대손위험이 적고 영업위험이 낮은 자동차할부금융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9월말 기준 영업자산은 3조6971억원인데, 이중 소비자금융 비중은 87.8%(3조2451억원)에 달한다. <표 참조>

현재 국내 캐피탈업계는 현대캐피탈(자산규모 21조원), 아주캐피탈(5.1조원), 롯데캐피탈(4.3조원), 현대커머셜(3.9조)에 이어 우리파이낸셜은 국내 5위다. 이 가운데 소비자금융 사업을 제대로 영위하는 회사는 현대캐피탈과 아주캐피탈, 그리고 우리파이낸셜 정도를 손에 꼽는다. 그리고 다른 대기업 계열 캐피탈사들이 ‘매물’로 출회할 가능성이 거의 전무하다. 자연히 우리파이낸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5년간 우리파이낸셜은 외형이 커졌고, 수익성 지표도 좋아졌다. 여신금융협회 조윤서 금융부장은 “우리파이낸셜은 지난 2006년 12월 쌍용캐피탈 자동차할부금융 부문 인수와 2007년 7월 우리금융지주로 M&A된 이후 그룹의 광범위한 영업네트워크를 활용한 연계영업 활성화 등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우량한 캐피탈회사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 2007년 직원 150명, 자산 8700억원 이었던 이 회사는 인수된 이후 성장을 거듭한 끝에 직원 350명, 자산 3조7989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표 참조> 또 수입차와 의료기 리스가 전부이던 회사는 그간 신차와 중고차, 소액대출, 기업금융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업계 5위권으로 발돋움했다. 신용등급도 BBB+에서 AA-로 껑충 뛰어올랐다. 현재 관련업계 내에서 가장 다양한 자산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특히 지난해엔 저금리 환경과 업계 내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수익기반 확대와 대출채권 처분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설립이후 사상 최대 순이익(531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3분기(2013년 1월~ 2013년 9월말)까지 372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하지만 자동차금융 부문에 있어서 캡티브(Captive)물량이 없는 점이 아쉽지만 영업성과는 안정적이다. 한국GM과 할부금융 제공업무 협약을 체결해 보완이 가능한 데다 영업력도 탄탄한 편에 속한다. 한국신용평가 권대정 수석애널리스트는 “논 캡티브 (Non-Captive)시장에서는 올핸 사업 경험에서 축적한 영업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양호한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자동차금융부문에서 안정적인 영업성과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우리파이낸셜이 우리금융지주를 벗어났을 때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는 미지수다. 그간 금융지주 계열사로 시너지를 누렸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우리금융 등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와 연계영업으로 개인금융 고객을 확보하는 등 영업채널도 차별화했었다. 특히 우리금융의 재무적인 지원으로 자금조달측면에서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 메리츠금융, 인수 1순위 후보로 거론 ‘왜’

현재 우리파이낸셜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과 따로 개별 매각이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 인수를 위해 실사작업을 진행 중인 곳은 KB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 KT캐피탈, 대신증권 등 4곳뿐이다. 당초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현대캐피탈이 생각보다 경쟁사들이 많아서 본입찰까지 갈 경우 매각가가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 중도에 본입찰 참여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시장에서 예상한 우리파이낸셜의 매각가격은 3000억원대로, 현대캐피탈은 이 가격을 웃돌 경우 인수에 따른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현대캐피탈의 불참 선언으로 일단 우리파이낸셜 인수전은 KB금융지주, 메리츠금융그룹, 대신증권, KT캐피탈 등 4파전 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진작부터 인수의사를 내비쳤던 메리츠금융지주는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통해 사업영역 확대 및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이 회사는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위해 이미 두달 전에 전담 TF를 꾸리고, 인수 자문사로 EY한영회계법인을 선정, 실사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무엇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와 함께 다른 경쟁사에 비해 자금마련 등 제반준비가 상대적으로 완비돼 유력 후보군으로 점치는 시각이 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한경희 실장은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한다면)할부금융, 개인대출 시장 확대로 메리츠화재, 메리츠종금증권 등의 계열사와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메리츠금융지주는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할 경우 지난해 3월 설립한 메리츠캐피탈과 함께 신규 수익 창출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메리츠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면서 “특히 종금 라이선스 만료에 대비, 할부금융과 개인대출 등의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매물로 나온 LIG손해보험(LIG손보)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번 우리파이낸셜 인수에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만약 총자산 4위인 LIG손보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손보업계 자산순위 2위 자리로 오를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꾸준히 순이익을 내는 LIG손보 같은 경우는 누가 봐도 매력적”이라며 “업계 강자가 되기 위해 메리츠금융이 인수전에 뛰어드는 일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IG손보가 확보하고 있는 범LG그룹의 보험 물량이 연간 5000억∼7000억원에 달하는 것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KB금융지주 역시 인수 의지 면에선 뒤지지 않는다. 여타 금융지주와 달리 캐피탈사가 없는 KB금융은 이번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KB금융지주를 유력 인수 후보로 점치고 있는 분위기다.

KT캐피탈 또한 사업영역 다각화를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해 실사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의 경우 그 동안 기업금융자산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업금융자산은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취약하고 수익변동성도 크다. 이런 KT캐피탈이 소비자금융 비중이 큰 우리파이낸셜 인수로 관리금융자산의 균형을 맞추면서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그룹회장이 공석인데다가 대주주인 KT에 대한 고강도 검찰수사가 걸림돌로 작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신증권도 금융그룹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수익성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신증권의 지점망을 활용해 소비자금융에서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결과적으로 중도 포기를 선언한 현대캐피탈을 제외하고 나머지 후보들은 각자 그럴싸한 인수추진 이유를 보유하고 있다.

◇ M&A 성사 여부 관건은 역시 가격

남은 것은 결국 가격이 문제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 가격은 대략 3000억원대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07년 9월 당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로부터 한미캐피탈(현재 우리파이낸셜) 주식 849만9955주(51.5%)를 2711억원(주당 3만1900원)에 인수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자산급증에 따른 레버리지 배수를 맞추기 위해 단행한 유상증자(623억원)에서 보유지분(324억원) 만큼 참여했다.

상장사인 우리파이낸셜의 시가총액은 지난 22일 종가 기준 4685억원으로 이를 토대로 한 매각 지분 54.7%의 시장가치는 25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 등은 이번 매각에 경영권을 포함해 프리미엄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영권 가치를 더한 거래 가치는 4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사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회사 내 유보금 1899억원을 차지할 것을 고려하면 과한 기대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 김인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파이낸셜의 매각가격을 3351억원에서 최고 4700억원까지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거래가 전략적 투자자 위주로 진행되는 데다 최근 주가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이는 다소 고평가돼 있다는 관측이다. KT, 메리츠금융지주 등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전담팀 관계자들은 “인수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검토했겠지만 지나 친 프리미엄을 부담하면서까지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이들 예비입찰 회사들은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위한 자산실사 과정에서 기업금융 부문에서 대출자산이 예상보다 부실이 많다고 판단, 인수 가격을 둘러싼 공방전도 뜨거울 전망이다. 사실 M&A시장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은 대상회사에 내재돼 있는 변수, 지분율, 양수자의 향후 사업계획, 증권시장의 상황 등 여러 가지 변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량적 가치측정은 매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고위 관계자는 “M&A 거래 시 가격결정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인 매각 지분율, 총거래 금액, 거래 당시의 주식시장 상황, 양수도 당사자들의 계약능력이나 의지, 인수 당사자의 회사 경영능력, 대상회사가 영위하는 업종의 매력도 등으로 인해 거래 건마다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파이낸셜 매각에 따른 내달 2일 본입찰이 진행되며, 이르면 12월 말께 매각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인수자는 내년 초에 확정될 예정이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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