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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소비 “난치병 사채를 키운다”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2-12-16 16:58 최종수정 : 2012-12-17 11:11

금융감독원 조성목 저축은행검사1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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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소비 “난치병 사채를 키운다”
사채는 조기발견, 적기치료 등이 필요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 사채 지름길

다양한 국가제도 활용, 사채 벗어나야

“사채는 난치병이다. 빚을 갚으려고 사채를 이용하는 것은 그 병을 더욱 키우는 일이다”

조성목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검사1국장은 10년 이상 서민금융 업무를 담당하면서 사채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왔다. 그는 고리사채로 고통을 겪는 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위한 사후구제뿐 아니라 사채의 위험성과 신용관리 방법 등 피해예방이 더욱 긴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사채는 난치병이기 때문이다.

◇ 암과 사채의 평행이론…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이다”

조 국장은 사채를 ‘암 질환’에 비유한다. 통상 위험도가 높은 암은 조기 발견과 이에 따른 적기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초 발병 부위로부터 여타 장기로 전이돼 손을 쓰기 어렵게 된다. 사채도 마찬가지란 얘기다.

그는 “재정상태가 불안정한 개인 및 가계는 평소 본인의 재무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지출이 가계에 부담을 주거나 과도한 채무를 현재의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우면 과감하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움 받기를 두려워해 임시변통에 의존할 경우에는 사채는 언제든지 치료 불가능한 암으로 변할 수 있다”며 “사채에서도 조기발견과 적기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국장은 최근 고리사채를 소재로 한 ‘쩐의 전쟁’, ‘화차’, ‘피에타’ 등의 드라마·영화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들이 대체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사채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사채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주는데는 성공했지만, 사채 해결방안이 무엇인지를 말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를 토대로 그는 사채를 불치병이 아닌 난치병으로 평가, 어렵지만 해결책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사채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또한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채의 역사는 유구하며, 매우 비제도적이기 때문이다. 조 국장은 “사채는 인류역사에 ‘거래’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과 동시에 탄생했으며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부는 사채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부 사채업자들을 현재의 저축은행 및 대부업체로 양성화시키기도 했고, 불법 근절을 위한 대대적인 단속 또한 수차례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사채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는 줄지 않았고, 제도권 금융의 수혜를 받을 수 없어 사채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며 “현실적으로 사채는 난치병과 같으며 적절한 치유가 수반되면 평범한 질병에 불과하지만, 적기치료가 어려울 경우 불치병이 돼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 사채시장의 진입 교두보, “신용카드를 잘라라”

조 국장은 사채의 덫은 상당부분 자신의 과소비 욕구에서 비롯된 잘못된 신용카드사용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경고한다. 이어 사채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지금 당장 신용카드를 잘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사채 이용의 근본 원인은 두말할 것 없이 어려워진 경제여건이다”며 “2005년 금융감독원의 사채이용자 설문조사결과, 사채를 이용하는 이유는 교육비 등 급전필요 26%, 사업실패 19%, 실직 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카드 연체대금 상환목적으로 사채를 이용하는 20대는 23%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며 “이는 감당할 수 없는 데도 젊은 기분에 무분별하게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신용카드의 무절제한 사용이 사채이용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사채진입의 교두보는 ‘신용카드 돌려막기’라는 얘기다. 젊은세대의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은 사채의 덫에 빠지게 만든다는 것. 이는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 신청자 상당수가 처음에는 신용카드 한 장의 결제대금을 막기 위해 다른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게 되면서 빚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것이 뒷받침한다.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면 당장은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고 두 장으로 안 되면 하나 더 발급받아 세 장의 카드로 돌려막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장으로 늘어난 카드의 높은 현금서비스 이자와 연체이자를 계속 물어주다 보면 어느덧 카드는 8~10장으로 불어나게 된다.

결국 카드 돌려막기가 시작되면 마치 절벽을 향해 굴러가는 스노우 볼처럼 빚이 엄청난 속도로 불어나게 된다는 의미다. 조 국장은 “현금서비스나 리볼빙으로 돌려막기를 하면 다음 결제일에 이자를 포함한 원금에 다시 이자가 붙는 복리 효과가 발생한다”며 “카드대출을 여러 차례 받게 되면 신용등급이 점점 내려가 가장 낮게는 7%대에서 시작한 현금서비스, 카드론, 그리고 리볼빙 이자율 등이 나중에는 거의 30%에 육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로 인해 더 이상 급전을 마련하기 어렵게 되면 사람들은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린다”며 “이 같은 흐름의 말로는 결국 사채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 실효성 있는 제도 활용 “사채꼬리를 잘라라”

그는 정부의 지원제도를 활용하면 사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다중채무자라해도 이를 통해 사채의 꼬리를 자르면 사체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것. 조 국장은 “채무자는 빌린 돈은 반드시 갚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그러나 모든 것을 다해 봐도 평생 빚을 갚을 수 없는 지경에 빠졌다면 더 이상의 돌려막기를 중단하고 사채의 꼬리를 잘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중채무자라해도 용기를 가지고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제도를 잘 활용, 사채의 꼬리를 자른다면 사채의 늪에서 탈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채의 늪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채 이용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팁을 제시했다. 우선 개별 금융회사의 프리워크아웃 제도 등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이자의 채무부터 채권자와 협상해 채무 상환기간 연장, 이자율 조정 등 채무를 재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사채업자의 경우 그 자신이 행하는 행위가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의외로 조정이 쉽다고도 조언했다.

조 국장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을 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을 업으로 하거나 연 30%를 초과하는 이자를 수취한다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밤9시 넘어서 전화해 괴롭힌다면 다 불법이다”고 말했다. 사채 이용자들의 발품 팔이 또한 필요하다고 전언한다. 캠코의 바꿔드림론, 햇살론 등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대출상품 및 전환상품을 알아보는 등 이용자 스스로 이자율을 낮춰야 하는 자구 노력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주변에 사채를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혼자 끙끙거리며 돌려막기를 계속하면 문제가 커지고, 그 뒤는 걷잡을 수 없다는 의미다. 그는 가족들에게 과감히 털어놓고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국장은 “파산자의 낙인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과감하게 패자임을 시인하고 신복위의 개인워크아웃, 법원의 개인회생, 파산제도를 적극 활용해 재기를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상환능력도 없으면서 자존심이 상 하다는 이유로 고리사채에 의존해 ‘돌려 막기’로 버틴다면, 파산자로 정해지는 시기만 다소 지연시킬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채 이용자들은 다양한 지원제도 활용뿐 아니라 소액이라도 정기적인 소득창출을 노력해야 한다”며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 사채업자들의 악행이 심해지면 서민금융119 등 국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프 로 필 〉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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