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업계에서 뭉칫돈이 대거 빠져 나가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고액 가입자들이 증시, 부동산 등 새로운 투자처로 돈을 빼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장기보험의 비과세 대상기간이 늘어난 데다 고액의 일시납 상품이 보험사의 역마진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이러한 현상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삼성, 교보, 대한 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도 과거와 달리 고액 일시납 보험 판매를 중단, 개인 보험에 치중하고 있어 고객 유인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보험사의 일시납 수입보험료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입 방법별로는 일시납이 지난해 4조187억에서 올해 1조7456억으로 230% 떨어졌다. 이로인해 전체수입보험료는 소폭 줄어들었지만 매달 보험료를 내는 월납 수입보험료는 2조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년납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무려 680% 가까이 급감해 수입보험료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과거 일시납 수익보험료로 인해 보험사의 운용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며 “하지만 최근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대형사의 일시납 연금보험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생보업계에서는 초저금리로 인해 고객들이 뭉칫돈을 보험사에 맡기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보험상품의 비과세 혜택기간이 5년에서 7년으로 늘어 초저금리 시대에 자산운용처로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올 초 이차손으로 인한 부실 우려로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대형생보사들이 일시납 판매를 자제한 것도 한 요인이다. 초저금리 기조의 장기화 조짐을 고려하면 일시납 수입보험료 감소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초저금리로 자금운용 기간이 단기화 됨에 따라 뭉칫돈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으면서 기존 보험사의 일시납 보험금 해약 사례도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보 관계자는 “일시납에 대한 고객 유인효과가 떨어진데다 생보사들도 역마진 우려로 일시납 상품을 꺼리고 있다”면서 “월납, 년납 수입보험료를 늘리는 데 주력하면서 보장과 저축이 적절히 혼합한 새로운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