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와 대투증권의 확정금리 상품인 신탁형 저축이 최근 금리가 떨어지면서 역마진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 증권사의 고유계정에서 보유중인 유가증권 등 관련 자산들의 평가익을 통해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또 이들 증권사는 이 같은 신탁형 저축에 대한 회계기준이 서로 달라 수익률도 들쭉날쭉 하고 있다. 한투는 신탁형과 고유의 수익률을 0%로 수렴하는 것으로 회계기준을 잡고있는 반면 대투는 고유에서 플러스 5%, 신탁형에서 마이너스 5%로 기준을 잡고 회계 처리를 하고 있다.
14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한투와 대투의 신탁형 저축에서 역마진이 발생할 우려가 생기고 있다. 한투와 대투는 현재 각각 3조 5000억원의 신탁형 저축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일반자금은 현 금리수준보다 낮은 5%대에서 자금을 받고 있어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지만 특수자금으로 받은 증권금융 등의 자금은 시중금리보다 높은 금리에서 예치가 됐기 때문에 역마진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투의 경우 올 초 만기가 돼 재연장한 증권금융자금 7200억원을 7% 수준에서 예치를 했고 지난번 러시아채권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듀얼턴펀드 가입자들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우대금리(9~13%)를 적용해 예치한 3000~4000억원의 자금들이 역마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투증권 자산운용팀 설종만 팀장은 “금리가 다소 낮아졌더라도 현 상황에서는 이를 역마진으로 규정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하면서 “이들 자금들을 우대금리로 받은 것은 당시 상황에서는 어쩔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대투는 이 같은 신탁형 저축의 역마진을 방지하기 위해 고유에서 확보해 놓고 있는 주식 매각을 통한 수익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투운용 자산운용팀 김정곤 팀장은 “현재 신탁형 저축에서 약 5%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고유에서 갖고 있는 유가증권 운용을 통한 수익이 5%이상 나고 있어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고유에 있는 채권 7000억원은 장부가로 평균 7.6%의 금리로 운용하고 있어 이중 일부는 RP로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1000억원은 해외차입을 통한 투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담보로 은행에 보증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