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종금사들을 포함한 투신권의 잠재부실 규모는 1조 530억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또 증권사는 모두 영업용 순자본비율이 150%이상으로 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투신권 부실내역공개를 계기로 정부는 앞으로 100억원 이상 채권형펀드 2500여개의 펀드별 수익률과 건전성 등을 인터넷을 통해 이달초부터 공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30개 투신사와 32개 증권사등 62개사의 신탁재산이 안고 있는 부실채권의 원본규모가 2조원인 것으로 파악돼 투신운용사가 펀드를 클린화하면서 계열 증권사 미매각 수익증권이나 상품계정 등으로 떠넘기면서 증권사가 안게 될 부실자산은 6000억원대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은행 및 투신권의 모든 잠재부실규모가 투명하게 공개된 만큼 국내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우량, 비유량 금융기관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 하반기에는 금융권에 우량, 비우량 금융기관간에 확실한 순위가 매겨져 자연스럽게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투신권의 잠재부실규모는 2조 2638억원이었으나 이중 1조 2108억원을 상각하고 부실의 일부를 고유계정으로 이전하거나 후순위채 펀드를 통해 판매사에 부실자산을 넘겼기 때문에 일반의 예상처럼 부실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서울투신이 5922억원으로 부실이 가장 컸고 삼성투신이 1293억원, 한빛 681억원, SK투신392억원, 신한투신 383억원 등의 순이었다.
정부는 대우담보 CP의 손실부담으로 인해 건전성이 악화되는 투신운용사의 경우 장기저리의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기관의 부실공개에 대해 중요한 것은 투신과 은행의 잠재손실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상각했고 클린화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신사들은 대부분 부실을 자산유동화회사에 넘겨 부실을 줄였으나 17조원대로 추산되는 CBO발행물량중 신용등급이 높은 선순위채 10조 815억원은 이미 시장에서 매각해 현금화시켰다. 또 후순위채 6조 9104억원어치는 후순위담보채권 펀드에 넘겨 상당규모의 부실자산을 유동화 했다.
그렇지만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후순위채 7814억원은 투신사 고유계정에서 떠안아 추가 부실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함께 후순위채의 유동성을 보장하기 위해 은행에 적립하는 상환보장예치금 1조 250억원도 나중에 투신권의 손실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태경 기자 ktit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