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 규모가 금융기관에 대한 외국인 투자로는 사상 최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이번 외자유치로 경영정상화를 앞당기고 금융시장안정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됐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로써 현대투신은 이번 외자유치분과 올 사업연도 예상 수익 4000억원을 합치면 1조 3000억원의 신규 자본 유입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한편 AIG측은 앞으로 실사를 거쳐 약 1개월 후에 9000억원을 납입할 예정이고 세가지 방법으로 9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우선 현대투신운용의 발행주식 50%(1500만주)를 주당 2만원씩 총 3000억원에 현대투신증권으로부터 사들이고 현대투신증권에 주당 1만원씩 우선주 증자를 통해 3000억원을 직접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이와함께 대주주인 현대증권에 주당 1만5000원씩 우선주 증자를 통해 3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렇게 되면 현대증권은 증자대금 전액을 다시 현대투신증권에 주당 1만원씩 보통주로 증자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투신의 최대 주주는 종전 현대전자에서 현대증권으로 바뀌게 되며 현대투신운용의 최대주주는 AIG컨소시엄으로 변경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대투신의 외자유치가 투신권 전체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우선 현대투신운용은 국내 최대 수탁고를 가지고 있어 AIG컨소시엄(50%)이 대주주로 부상했다는 것은 이제 투신운용시장이 국내 자본과 외국 자본의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판도가 변하게 될 것임을 뜻한다는 것.
그러나 이번 외자유치가 앞으로 예상되는 많은 난관중 하나를 해결했을 뿐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MOU(양해각서)는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을 뿐 아니라 실사 결과에 따라 외자가 투입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사가 제대로 이뤄져 실제 외자가 들어올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현대투신은 외자유치를 통해 부실을 일거에 털어내고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른바 현대쇼크가 현대투신증권에서 기인했던 점을 감안하면 현대투신의 경영정상화로 현대그룹의 이미지도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데 이어 현대투신도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함으로써 시장 불안의 근원이었던 투신문제가 해결되는 전기를 맞게 됐다는 평이다.
김태경 기자 ktit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