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대우채 관련 손실을 일시 상각할 경우 결산부담이 크다며 5년 분할 상각을 요구하고 있고 법인세 손비인정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국은 법인세 문제는 수용 가능하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손실분 일시 상각은 이론상 어렵다며 원칙론을 고수, 진통을 겪고있다.<관련기사 7면>
20일 금감원 및 증권투신업계에 따르면 증권 및 투신사들이 대우채 관련 원본의 95%를 보전해주고 자산관리공사에 액면가의 35%로 매각하면서 발생한 총1조2000억원상당의 대우채 손실 관련 회계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증권 및 투신사들은 대우채 손실을 올 회계년도에 일시 상각할 경우 회사의 존립이 위협받을 정도로 어려움이 있다며 5년간 분할 상각으로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아직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금감원도 업계의 의견을 수용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우채관련 손실금액의 상각 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이 팽팽하다. 업계는 분할상각의 명분으로 대우채 환매 자금의 성격이 회사가 초과수익을 얻기 위해 유상으로 취득한 일종의 ‘영업권’에 해당된다는 주장이지만 금감원은 당해 연도에 발생한 특별손실로서 비용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금감원은 또 5년 이연상각에 관한 회계규정 자체가 없어 현실적으로 업계의 의견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투신사들은 이번 손실은 기본적으로 회사가 부담할 손실이 아니지만 고객이 부담할 경우 투신권에 대한 불신으로 인한 환매집중 등으로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는 국가적인 위기상황으로 인식돼 결국 회사가 보전해 준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관련규정이 없더라도 각사 입장에 따라 선택적으로 비용처리를 할 수 있게 유권해석을 내려달라는 주문인데, 일부 투신사들은 회계법인으로부터 이와 관련 장기 비용상각 처리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아 놓은 상황이어서 최종 결론이 주목된다.
김태경 기자 ktit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