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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 존중하지만 금융사고 원인도 '지배구조'"...이찬진 금감원장 '언중유골'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09 17:09

이찬진 원장, 지주ㆍ은행 지배구조 손질 의지 재확인
'사전예방적 감독' 방침 강화...사후수습 과정도 평가

9일 진행된 금융감독원 업무보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9일 진행된 금융감독원 업무보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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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이찬진닫기이찬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홍콩 ELS 불완전판매, 은행들의 LTV 담합 등 금융사고 원인을 경색된 이사회 등의 '지배구조' 문제에서 찾았다.

이찬진 원장은 지배구조 개선TF 등을 통해 단순히 회장 연임 제한이나 주주들의 이사회 감시기능 강화 등 일회성인 방안이 아닌 '구조적 문제'를 고치겠다고 공언했다. 사고 이후 제재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사고를 가능하게 한 구조를 바꿈으로써 금융당국이 지향하는 '사전예방적 금융감독'을 명확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9일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금융지주의 자율성은 존중하되, 주주와 시장이 사외이사의 역할을 보다 명확히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개선 칼 갈아온 이찬진, TF 통해 주주 권한 확대방안 모색

지난달 16일부터 가동 중인 금융감독원의 ‘금융 지배구조 개선 TF’는 은행지주와 은행의 이사회 독립성, CEO 선임·승계 절차, 성과보수 체계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찬진 원장은 “지난달 선진화 TF를 출범시킨 이후 실무 작업반 중심으로 논의 과제별 개선사항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찬진 원장은 지배구조 개선의 방향성을 ‘직접 개입’보다는 ‘투명성 강화’로 규정했다. 그는 “금융지주의 자율성을 해치겠다는 접근은 아니다”라면서도 “주주들이 사외이사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경영진을 어떻게 견제하고 있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은행권 이사회가 경영진 의사결정을 실질적으로 견제하기보다는 추인하는, 이른바 ‘거수기’ 역할에 머물러왔다는 당국의 문제 인식을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단기 실적 중심의 영업 문화와 불완전판매 반복의 배경으로 이사회 감시 기능의 약화를 지적해왔다.

대표적으로 이찬진 원장은 지난해 말 금융지주 회장들을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에서 "금융지주사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공공성이 요구되는 조직임에도 이사회가 균형 있게 구성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회장의) 연임 욕구가 과도하게 작동되는 게 문제"라는 작심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이 원장은 “지주회사는 투명한 승계 시스템과 개정 상법의 취지대로 회사 및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독립적인 이사들에 의한 견제 기능을 확보할 때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배구조 개선 TF‘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CEO 자격기준 마련, 사외이사 추천경로 다양화,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 제고 등을 논의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 원장의 발언대로 지배구조 개선 TF는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 확보와 성과보수 체계 개편 역시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권은 이번 TF 논의 결과가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연임만이 아닌 사외이사 구성까지 원점으로 돌아가 살펴봐야 할 대대적인 개편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ELS 사태 구조적 원인, 단기실적 집중된 경직된 이사회 구조서 찾는 금감원

상품설계·제조 단계를 포함한 전 주기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방안 / 자료제공=금융감독원

상품설계·제조 단계를 포함한 전 주기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방안 / 자료제공=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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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금감원은 경영진의 성과보수가 단기 실적에 과도하게 연동돼 불완전판매 등 부작용을 키웠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이연·환수(클로백) 장치의 실효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불완전판매 등에도 임직원의 성과급을 초기 과다 지급하는 문제를 방지하는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셈이다.

최근 은행 금융지주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LTV(담보인정비율) 담합 과징금 처분에 이어 수조 원대 규모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제재 심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당국발 리스크에 직면한 상태다. 이 중 규모가 가장 큰 ELS 관련 과징금은 앞서 두 차례의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오는 12일 3차 제재심까지 넘어가게 됐다.

이와 관련해 이찬진 원장은 “제재심에서도 단순히 위법 사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율배상이나 사후 수습 노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사고 이후의 대응뿐 아니라, 그런 의사결정이 가능했던 구조 자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ELS 불완전판매 사태에 대한 제재심이 진행 중인 상황과도 맞물린 발언이다.

금감원은 업무계획에서 ‘영업 우선주의 문화 근절’을 명시하며, 내부통제와 의사결정 체계,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 역할을 중점 점검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 원장의 발언은 향후 은행 검사·감독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실질적인 평가 요소로 작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금감원은 “금융권의 실질적인 소비자보호 강화 유도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실태 평가체계 전면 개편 및 평가방식 고도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은행권에 불공정 약관 방지를 위해 설명회 개최를 확대시키는 한편, ELS 등 고난도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 거점점포들의 운영실태 점검 등 고위험상품 판매 현황을 밀착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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