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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4수’ KT맨 박윤영의 3가지 숙제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12 05:00

3월 주총 후 KT호 이끌어
신뢰·리더십·AI ‘주목'

▲ 박윤영 차기 KT 대표이사 후보

▲ 박윤영 차기 KT 대표이사 후보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KT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낙점했다. 박윤영 사장이 어떤 ‘정상화 리더십’을 보여줄지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해킹 사고와 내부 혼란이 겹친 KT가 다시 안정 항로를 찾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박윤영 사장은 김용현 KT 이사회 의장과 만나 주요 경영 현안을 논의했다. 통신 본업 신뢰 회복과 조직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윤영 사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이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스코 기술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1992년 KT에 입사해 컨버전스연구소장, 미래사업개발단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 등을 거친 정통 ‘KT맨’이다. 지난 2020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기업사업부문과 글로벌사업부문을 통합한 기업부문장을 맡았다.

박윤영 사장은 주로 기업 고객 사업을 총괄하며 B2B(기업 간 거래) 중심 안정적 성장을 이끌었고, 내부를 깊이 이해하는 ‘KT DNA’ 보유자로 평가된다. 그간 클라우드·인공지능(AI)·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복합 전략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낙점은 그의 네 번째 도전 끝에 얻은 결실이다. 박윤영 사장은 2019년 구현모닫기구현모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와 경쟁했고, 2023년에도 두 차례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으나 고배를 마셨다. 당시에는 소비자 사업(B2C)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부 전문가 출신’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되며 마침내 KT를 이끌게 됐다. 비(非) ICT 출신 경영진 체제에서 해킹 사고와 개인정보 유출, 무단 소액결제 등 사고가 잇따르면서 그들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노조와 내부 구성원들도 ‘통신을 아는 전문가’를 대표로 선임하라며, ‘KT를 KT답게 회복시킬 인물’로 박윤영 사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박윤영 사장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참여 주식 60% 이상 찬성을 확보해 정식 대표로 선임되면 그의 첫 과제는 명확하다. 지난해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보안 취약점을 악용한 해킹으로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흔들린 통신 본업 신뢰를 되찾는 일이다.

KT는 지난달 29일 정부 판단에 따라 피해 고객 위약금을 전면 면제하기로 했다. 단기적 진화는 이뤄졌지만 신뢰 회복까지 갈 길은 여전히 멀다.

해킹 사고 기술적·운영적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적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KT 이미지 회복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보안 리스크 대응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AI와 클라우드 등 비대면 사업이 확장되는 환경에서 통신사 신뢰는 기업 성장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박윤영 사장이 사고 원인 규명·재발 방지책·보상 절차를 신속히 이행할 수 있느냐가 경영 정상화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박윤영 사장이 직면한 또 다른 과제는 조직 리더십 복원이다. 최근 몇 년간 KT는 차기 CEO 선임을 둘러싼 내홍과 이사회·경영진 갈등, 노사 갈등과 내부 분열 이슈가 잇따랐다. 이 과정에서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내부 커뮤니케이션 부재가 혁신 속도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결국 그가 기술 기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불신을 수습하고 내부 체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두 번째 시험대다. 특히 핵심 보직자 재배치, 조직 문화 개선, 노사 관계 복원 등이 단기간 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리더십 평가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과제는 AI 사업 재정비다. 국내 통신 3사 모두 AI를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KT는 최근 몇 년간 AI 전략 방향성 혼선 등으로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는 그동안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통해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해왔지만, 최근 글로벌 추세가 ‘소버린 AI(국가주권형 AI)’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전략적 선택이 필요해졌다. 국내외 기술 의존도를 조정하고 자체 AI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KT형 AI 전략’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서 박윤영 사장이 기술 기반 경영자로서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내부에서는 “AI 경쟁력 강화와 신뢰 회복은 별개 과제가 아니라 동시에 추진해야 할 쌍두마차”라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KT 박윤영호는 간단치 않다. 닻을 올리지도 못했는데, 폭풍 속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부에서는 “누구보다 KT를 잘 아는 사람, 위기의 근본을 이해하는 리더가 돌아왔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세 번의 고배 끝 네 번째 항해에 오른 박윤영 사장이 해킹 후폭풍과 AI 재편, 조직 불신이라는 삼중고를 뚫고 흔들린 통신 공룡 방향타를 다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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