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 매도가 허용된 2025년 6월 첫 날, 당일 새벽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이 보유한 0.55이더리움(ETH)의 매도를 지원했다. 이는 ‘국내 1호’ 비영리법인 매도케이스로 기록됐다.
# 2025년 6월 제주특별자치도청은 체납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압류해서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통해 직접 매각 후 원화 출금했다. 징수기관 명의로 가상자산 거래소에 법인 계정 및 전용계좌 개설이 허용돼 신속하게 실행됐다. 사실상 추심이 어려웠던 가상자산에 대해 효과적 징수가 가능해졌다.
국내 빅4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가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지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격돌하고 있다.
정부가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로드맵’(2025년 2월)을 발표하고 단계적 허용에 나선 가운데, 거래소들은 법인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전용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법인 회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비트는 최근 6월 월드비전이 보유한 이더리움(ETH) 매도를 통해 비영리법인 매도 지원에 첫 발을 뗐다. 조건을 충족하는 법인이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 준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법인회원의 가상자산시장 참여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며 “상장법인 및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지원도 차질 없이 준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코빗은 최근 7월 법인고객 전용 서비스로 ‘코빗 비즈(korbit biz)’를 정식 출시했다. 로그인부터 보안, 거래 기능까지 전 과정이 법인 이용 환경에 최적화돼 있다.
이체 비밀번호 설정, IP 등록, 원격 로그아웃 기능 등을 통해 조직 내 특정 부서 및 사용자만 자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통제할 수 있다. 대규모 거래를 하는 법인을 위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분할매도(TWAP) 기능도 지원한다.
코빗 관계자는 “법인 전용 서비스 출시를 통해 법인 고객의 니즈(요구)에 부합하는 전문 거래 환경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바탕으로 B2B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빗은 실명확인 계좌 은행인 신한은행과의 법인 영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비영리 법인 중 넥슨재단과 가상자산 서비스 1호 연결을 실시했다.
코인원도 금융당국의 로드맵에 발맞춰 올해 초 법인 고객 전담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코인원 측은 “법인 회원 가입 문의 채널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법인으로부터 문의를 적극 접수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인원은 현재 시장 참여가 허용된 법 집행기관, 비영리법인,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서는 실제 회원가입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
코인원 관계자는 “하반기 법인 거래 허용에 대비해 실명계좌 제휴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함께 법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인원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계열의 KIS자산평가와 손 잡고 법인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투자 때 활용할 수 있는 전문적인 가상자산지수도 개발 중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도 지난 3월 말부터 법인 회원 가입 신청 접수에 돌입했다. 1대 1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회원가입 신청 법인에 대해 전담 매니저가 직접 방문해 관련 제도 안내 등 가입 할 때 필요한 사항을 지원한다.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과 실명확인 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 것도 법인영업의 긍정적 요소라고 빗썸 측은 설명했다. 빗썸 관계자는 “고도화된 보안 시스템과 안정된 인프라, 차별화된 서비스와 다양한 종목 제공을 강점으로 법인 고객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고 밝혔다.
금융위 등 관계기관 합동 로드맵에 따르면, 법인 가상자산 시장 참여는 ▲1단계 현금화 목적의 거래 허용 ▲2단계 투자/재무목적의 거래 시범 허용 ▲3단계 일반법인 거래 전면 허용 등 단계적으로 제시됐다.
이미 법 집행기관은 올해 초 즉시 허용됐고, 비영리법인 및 가상자산거래소의 가상자산 거래가 지난 2분기부터 가능해졌다.
2단계로 올 하반기부터 금융회사를 제외한 상장법인, 전문투자자 등록법인 등 전문투자자의 가상자산 매매가 전격 허용된다.
마지막 단계로 일반법인까지 전면 계좌 허용은 추후 외환·세제 등 관련 제도 정비 등과 연계해서 중·장기 검토 과제로 두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은 전문투자자 시장 공략에 나섰다. 주권 상장법인 2500여 개사와 전문투자자 등록법인 약 1000여 개사를 합하면 약 3500여 개 법인이 대상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한 관계자는 “법인의 단계적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확대되는 흐름에 발맞춰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법인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거래 환경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법인들이 원활하게 가상자산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할 계획이다”며 “건전한 가상자산 시장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법인 고객의 특성과 요구사항에 특화된 맞춤형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해서 개인 투자자와 차별화된 전문적인 법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