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종근당은 올 1분기 외형은 성장했지만 이익 개선에는 실패했다. 회사의 별도 영업이익(잠정)은 1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0% 감소했다. 매출은 3990억 원으로 12.9% 올랐다.
종근당은 최근 수익성 지표가 지속 악화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78억에 그쳐 2023년 4분기 1143억 원에 비해 93.2% 급감한 바 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535억 원으로 전년 동기(5015억 원)에 비해 29.5% 줄었다.
당시 종근당은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에 기술수출한 CKD-510의 계약금 회계인식에 따른 역기저효과라고 설명했지만 증권가에선 회사의 포트폴리오에 주목했다. 종근당이 마진이 높은 제품보단 도입 상품 판매량이 많다는 문제를 꼬집은 거다.
하현수 유안타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셀트리온제약의 고덱스,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등의 도입에 따른 충당금이 반영되고, 상품 비중이 증가하며 이익율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상위 5대 제약사 중 종근당을 제외한 유한양행·대웅제약·GC녹십자·한미약품은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네 곳 모두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올랐다. 실적 성장 중심엔 자체 신약의 활약이 있었다.
먼저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실적으로 각각 매출 4694억 원, 영업이익 86억 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 40.8%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은 폐암 신약 렉라자를 비롯한 의약품 판매가 호조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대웅제약도 매출액이 6.6% 올랐다. 3162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34.5% 늘어난 420억 원이다. 회사의 투톱 혁신신약,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와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가 실적을 견인했다. 펙수클루와 나보타 매출은 각각 49.2%, 22.7% 증가한 271억 원, 456억 원을 기록했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 ‘알리글로’ 등 고마진 제품이 수익을 끌어올렸다. 회사는 1분기 연결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3838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80억 원으로, 한 해 전 150억 원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한미약품은 1분기 별도 기준으로 각각 2950억 원, 470억 원의 매출과 영업익을 써냈다. 각각 7.3%, 19.0% 증가했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이 효자 역할을 했다. 로수젯은 1분기 원외처방 매출이 5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0% 늘었다. 다만, 중국법인 부진으로 연결 실적은 하락세를 띠었다.
종근당 역시 반등을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실적 감소에도 연구개발비(1574억 원)를 전년보다 4.0% 늘리는 등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힘썼다. 특히 올해 CKD-510 임상이 시작된다면 마일스톤 수령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계약금 외 남은 마일스톤은 총 12억2500만 달러(약 1조6241억 원)다.
최근 줄줄이 허가받은 당뇨 치료제도 단기간 내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당장 지난달 허가받은 CKD371과 CKD379가 올 11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종근당은 CKD383, CKD398도 잇달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 내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종근당은 이상지질혈증 치료 신약 CKD-508의 미국 임상 1상을 시작하고 ADC 항암제 CKD-703이 국가 신약개발사업 과제에 선정되는 등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며 “합성신약뿐만 아니라 ADC, 유전자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근당만의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여 미래를 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