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이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4월 공모 회사채 발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7조 4500억 원(36개사)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월(7조 9660억 원)보다는 6.48%(5160억 원) 감소한 수치다. 평균 경쟁률은 5.47대 1(모집 4조 5000억 원, 수요 24조 6080억 원)로, 우호적 시장 분위기 속에 수요 우위 흐름이 이어졌다.
이번 분석은 일반회사채와 자본성증권(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 실적(상장일 기준)을 대상으로 했으며 은행채, 여전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및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은 거래는 제외했다.
특히 발행 자금의 용도를 살펴보면 차환(refinancing)이 6조 9060억 원으로 전체의 92.7%를 차지하며, 여전히 회사채의 주된 발행 목적임을 재확인시켰다. 반면 운영자금(2340억 원, 3.1%) 및 시설자금(600억 원, 0.8%) 조달 목적의 발행은 제한적이었다.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조달 비용이 낮은 직접금융시장을 활용해 차환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그래픽 & 표 = 한국금융신문 / 데이터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A+ 이하 비우량채는 2조 8000억 원(37.6%)까지 확대됐지만, BBB+ 이하 저신용 등급으로 한정해보면 1000억 원(1.3%)에 그치며 하위등급 회피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시장 전반의 신용 경계감 심화와 하이일드 수요 위축의 반영으로 해석된다.
개별 등급별 발행 규모는 ▲AA- 2조 3500억 원(31.5%) ▲A+ 1조 4600억 원(19.6%) ▲AA+ 1조 4200억 원(19.1%) ▲A 9500억 원(12.8%) ▲AA 8800억 원(11.8%)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픽 & 표 = 한국금융신문
만기 구조 측면에서는 3년물 비중이 4조 1480억 원(55.7%)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2년물 2조 720억 원(27.8%) ▲5년물 8000억 원(10.7%) ▲30년물 2500억 원(3.4%) 순이었다. 반면, 10년 이상 장기물의 발행 비중은 금융권 장기성 자본증권 발행 위축 여파로 2800억 원(3.8%)으로, 전월(25.7%)과 전전월(13.0%) 대비 크게 하락했다. 2월과 3월에 5년 이상의 장기물 발행이 증가하던 추세에서 4월에는 3년 이하 단기물 비중이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신용스프레드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황이 부진한 하위등급 기업은 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사 등 주요 수요자의 투자기피와 금리 매력 저하로 인한 수요 이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5월 회사채 시장은 경기 하방 압력이 부각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은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미 연준과 달리 국내 기준금리는 중립 수준 이하로 인하될 여지가 여전히 열려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금리 인하 기대는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선반영된 상태로, 대선 정국 본격화와 재정 확대 우려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시장의 변동성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