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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화장품 고급 브랜드 M&A 나선다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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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0-01 00:00

실적 저조에 설비투자 보다 브랜드 투자 확대
북미·아세안·중동·인도·호주 영업 강화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지난 달 5일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열린 ‘창립 73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설비투자를 연기하고 화장품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투자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를 위해 브랜드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

해외사업에서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아세안·중동·인도·호주 5개 지역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 면세 실적 악화에 경영전략 대폭 수정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열고 국내에서 신공장 및 연구소를 건설하려던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의 자본적지출(CAPEX)은 지난 2016년부터 전년대비 2배 규모로 배정됐다. 용산 사옥 투자 등이 집중된 탓이다. 지난해는 개별기준 7400 억원, 연결기준 8400억원, 그룹 연결기준 9400억원을 집행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015년부터 신(新)공장 증설을 위해 용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부지를 알아보기도 했으나 당분간 국내 공장은 오산시 공장으로 일원화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디지털 등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브랜드 관련 투자에는 마케팅 비용, M&A 등이 포함된다.

아모레퍼시픽은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강도 높은 비용 효율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간 1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게 아모레퍼시픽의 목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1년 8월 프랑스 향수 브랜드 아닉구딸의 지분을 100% 인수한 것 외에 M&A를 단행한 기록이 없다. 이후 서경배 회장은 “필요하다면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M&A와 디지털 투자에 보수적으로 대응해 왔다”며 “앞으로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말레이시아 공장 건설은 계속 진행한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까지 1100억원을 투자해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에 있는 누사자야 산업지역에 생산기지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생산기지가 완공되면 아모레퍼시픽은 아세안시장에 제품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서 화장품을 생산해 아세안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다.

해외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간 중국 의존도가 지나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반영, 진출 지역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사업 성장 주축을 담당할 ‘5대 필러(Pillar) 시장’을 아세안, 북미, 인도, 중동, 호주로 정했다. 특히 아세안, 북미, 인도사업에서 2025년까지 연평균 30%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아모레퍼시픽은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사업 전략에 변화를 꾀하는 이유는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악재로 매출 성장에 차질이 생긴 탓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액 성장률은 2015년 47.2%, 2016년 35.1%에서 2017년 16.8%로 하락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모든 초점은 지금까지 중국에 맞춰져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하지만 지난해 ‘중국 리스크(사드)’를 경험하면서 해외 사업지역을 다변화할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전 계열사)의 해외매출 비중은 32%(15개국 진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2020년 35%(30개국 진출), 2025년 50%(50개국 진출)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 중국은 중소도시까지 ‘설화수’ 매장 진출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사업의 경우 중소도시 진출을 검토 중이다.

진출 브랜드는 주요 5개 브랜드 중 고가 라인인 ‘설화수’로 정했다. 중국 중소도시 거주자들의 구매력 및 설화수가 중국 내 매장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 등을 감안한 선택이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 회장은 최근 중국 내몽골 중소도시(3·4선) 출장 이후 임직원들을 만나 “중국 화장 인구 수가 늘고 수준도 크게 높아졌다”며 “새롭게 성장하는 3·4선 도시를 개척하는 일이 우리의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진출 브랜드로는 설화수를 낙점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소도시 진출 자체는 현재까지 검토 중인 사안이지만 매장을 낼 경우 설화수 매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설화수 외에 추가 브랜드를 선정한다면 ‘라네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진출을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02년 9월로 라네즈의 홍콩 백화점 입점이 최초다. 이후 5대 브랜드 매장수를 꾸준히 늘려가며 올해 2분기 말 기준 총 1814개 매장을 확보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상반기 기준 해외사업 매출액 9776억원 중 중국 사업 매출액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라인인 설화수는 5대 브랜드 중 중국 내 매장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설화수는 2011년 3월 북경 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현재까지 북경·상해 백화점 및 로드샵 대상 1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중국 매장의 약 8.8%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서 회장이 설화수의 중국 시장 지배력을 키우려는 데는 설화수의 ‘명품’ 이미지가 한몫했다. 설화수의 중국 대도시 160개 매장은 주로 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지난 5월 중국 3대 온라인몰인 ‘VIP닷컴’에 추가로 입점하는 등 온라인 판매망도 꾸준히 넓혔다.

설화수의 인기는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신장한 덕이다. 그만큼 소비성향도 고급화됐다.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중국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23개 중 75%는 ‘럭셔리 브랜드’로 분류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는 2015년 10월 ‘요우커 만족도’ 화장품 부문 1위, 2016년 7월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의 명품’ 한방화장품 부문 1위에 선정된 브랜드”라며 “중화권의 오스카 상인 ‘금마장상’을 수상한 배우 량장이 설화수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직접 구입한 게 알려지면서 더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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