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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석의 단상] 연이은 반전, 다시 묻는 KB금융 거버넌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17 05:00

2023년 이어 또다시 시장 예상 뒤집은 회장 인선
최대 성과에도 연임 막은 회추위, 판단 근거는
‘왜 이재근인가’… 향후 3년 경영 성과로 입증해야

[김의석의 단상] 연이은 반전, 다시 묻는 KB금융 거버넌스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KB금융 회장 인선은 끝났다. 그런데 시장은 여전히 묻는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직 회장을 왜 바꿨는냐고.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차기 회장 내정자보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간 이유다.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성과는 분명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5조8000억원대 순이익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3조8000억원을 넘겼다. ‘리딩금융’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 주주환원도 크게 강화했다. 시장이 양 회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봤던 배경이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2023년에도 그랬다. 당시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은 국민은행 최초 3연임 행장이라는 상징성에 성과까지 더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회추위가 택한 사람은 양종희 부회장이었다. 한 번의 반전이라면 인선의 특수성으로 볼 수 있다. 두 번 연속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KB금융의 승계 기준이 시장이 생각하는 성과주의 공식과 다른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회장 선임이 단순히 지난 경영성과를 검증하는 절차는 아니다. 앞으로 3년, 더 멀리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전략과 리더십을 판단하는 자리다. 지금의 실적보다 다가올 산업 변화에 누가 더 적합한지를 회추위가 판단할 수도 있다. 성과가 뛰어난 현직 회장을 바꾸는 결단 자체가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 결단을 뒷받침할 기준과 논리다.

문제는 그 판단의 근거다. 시장 예상을 두 번이나 뒤집은 인선이라면 더욱 그렇다. 회추위가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판단을 했다면 무엇을 보고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해야 한다. 설명이 없으면 시장은 빈 곳을 추측으로 채운다. 전임 회장 시절의 승계 구도부터 금융당국의 의중까지 온갖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까닭이다.

독립성은 설명을 면제해주는 방패가 아니다. 오히려 독립적인 판단일수록 판단의 기준과 이유는 분명해야 한다. 이번 인선에서 회추위가 넘어야 할 첫 번째 과제다.

▲KB금융 회추위의 전환 명분… ‘무엇을 바꾸려 했는가, 왜 지금인가’에 쏠린 눈.

▲KB금융 회추위의 전환 명분… ‘무엇을 바꾸려 했는가, 왜 지금인가’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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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재근이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이 내정자는 재무·전략·영업을 두루 경험했고 최연소 은행장을 지낸 내부 인사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은행 체질 개선에도 현장에서 관여해왔다. 개인의 자격을 따지는 것은 핵심이 아니다. 시장이 궁금한 것은 ‘이재근이 회장감인가’가 아니라 ‘왜 지금 이재근인가’다.

결국 답은 경영으로 돌아온다. KB금융은 이미 외형과 실적에서 국내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앞으로의 경쟁은 덩치를 키우는 데 있지 않다. 같은 자본과 인력으로 얼마나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다.

해외 사업부터 봐야 한다. 이재근 내정자가 국민은행장 시절부터 관여해온 인도네시아 KB뱅크(구 부코핀)의 장기 적자 고리를 끊고 실질적인 턴어라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첫 과제다. 해외 법인의 내실을 다지고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여기서 성과가 나와야 이번 인선의 의미도 힘을 얻는다.

인공지능 전환(AX)과 생산적 금융도 마찬가지다.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발표나 공급 규모만으로는 부족하다. AI가 실제 비용과 업무 방식을 바꿨는지, 생산적 금융이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기업의 성장과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결국 시장이 보는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가 만들어낸 변화다.

당장 연말 예정된 10개 계열사 대표 인선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세대교체’와 ‘본원적 경쟁력 강화’가 회장 한 사람의 교체에 그칠지, 조직 전체의 인적 쇄신과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질지 시장은 지켜볼 것이다. 회장 인선의 의미가 조직의 변화로 연결되는지를 확인할 첫 장면이 될 수 있다.

이번 KB금융 인선의 평가는 이미 시작됐다. 회추위는 왜 양종희 회장을 연임시키지 않았는지, 왜 이재근 내정자를 선택했는지 그 기준을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 이재근 체제는 왜 ‘지금 이재근’이었는지를 경영으로 답해야 한다. 어느 쪽도 말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3년 뒤 금융시장이 보게 될 것은 결국 KB금융의 수익 구조와 자본 효율성, 주주가치가 얼마나 달라졌느냐다. 이번 반전 인선이 승계 시스템의 성숙으로 기록될지는 결국 그때의 성적표가 결정할 것이다.

김의석 한국금융신문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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