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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다시 경영권 수성...이사회 12대7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09 16:20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다시 경영권 수성...이사회 12대7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MBK파트너스와 임시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하며 이사회 우위 상황을 한층 강화했다.

고려아연은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제53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단국대 교수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이하 감사위원)로 선출했다. 백 교수는 출석 주식 622만5934주 가운데 509만2815주(의결권 대비 81.8%)의 찬성 표를 받았다.

반면 영풍·MBK 측이 추천한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지역 책임투자 총괄은 찬성률 27.9%에 그쳤다. 감사위원 선임 건은 다득표에 의해 결정됨에 따라 백 교수가 고려아연 새 감사위원으로 선출됐다.

이번 표결에서는 지난 7월 개정된 상법에 따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룰'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측이 보유한 지분을 그대로 표결에 활용하기 어려워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이 승패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양측이 추천한 후보 모두에 찬성표를 던지며 사실상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다시 경영권 수성...이사회 12대7이미지 확대보기
임시주총에 앞서 의안 분석보고서를 낸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9곳 가운데 8곳은 백 후보 선임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백 후보가 회계·재무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서 감사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할 적임자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백 후보 선임에 찬성을 권고한 자문사 중 한국의결권자문은 박 후보의 과거 발언을 들어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2024년 10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고려아연 경영진이 MBK의 인수 추진이 핵심 기술의 중국 유출이나 중국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더러운 대중 선전’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국의결권자문은 해당 발언 자체가 후보의 독립성 결여를 직접 입증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경영권 분쟁의 핵심 쟁점에 대해 이미 명확한 입장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감사위원으로서 객관적 판단에 우려를 제기할 수 있는 요소라고 판단했다.

반면 한국ESG기준원은 9곳 가운데 유일하게 백 후보 선임에 반대하고 박 후보 선임에 찬성했다. 박 후보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에서 증권·기업분석 업무를 수행하고 APG자산운용에서 약 17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책임투자와 기업지배구조 업무를 총괄한 경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독립이사로서 경영진을 감시하고 주주권을 보호하는 역할에 무게를 둔 판단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이사회 명단(2026.9)

고려아연 이사회 명단(20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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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투표를 통해 선임하는 독립이사는 안건에 오른 4명이 모두 선임됐다. 영풍·MBK 측이 추천한 이준봉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심혜섭 변호사, 고려아연이 추천한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서은숙 상명대 경영경제대학 경제금융학부 교수 등 양측이 추천한 후보가 각각 2명씩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로써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존 ‘9명(최윤범닫기최윤범기사 모아보기 회장 측) 대 5명(영풍·MBK 측)’에서 ‘12명 대 7명’ 구도로 재편됐다.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 우위를 유지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일단 성공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많은 주주들께서 현 경영진이 이뤄낸 성과와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노력 등을 높게 평가해 경영 연속성 및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실어주신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려아연은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는 MBK·영풍 측의 부당한 경영 간섭 시도를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차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주주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가기간산업이자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허브로서 국가경제와 한미 경제안보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가 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이사 9명의 임기가 한꺼번에 만료된다. 이들의 후임 선임을 둘러싸고 양측이 다시 표 대결을 벌이게 되면서 이사회 구도가 또 한 번 크게 바뀔 수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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