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6000억 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 ‘빚으로 빚을 갚는’ 방식으로 장부상 부채비율은 낮췄으나, 실질 재무 부담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올 하반기 본업에서의 흥행과 현금창출력 입증만이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이끌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회사 맹활약에 영업익 310%↑…기초 체력 키웠다
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CJ CGV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673억 원, 영업이익 202억 원의 성적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4.0%, 영업이익은 310.5%가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8억 원으로 적자폭을 735억 원 줄였다.실적 반등의 일등 공신으로는 자회사 CJ4DPLEX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있다. CJ4DPLEX는 기술특별관 전문회사로 올해 상반기 매출 758억 원, 영업이익 7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34%, 837.5% 늘었다. 일반 상영관 대비 티켓 단가(ATP)가 높은 기술특별관이 ‘슈퍼마리오 2’, ‘토이스토리 5’ 등과 시너지를 내며 수익성을 견인했다. 특히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 7000만 달러(약 938억 원)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다른 핵심 축인 IT서비스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도 올해 CJ CGV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상반기 매출 4663억 원, 영업이익 313억 원을 거두며 매출과 영업익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의 성장세를 보였다. 차세대 ERP(전사적자원관리) 구축 사업을 비롯해 AI 팩토리, AI 물류 등 스마트스페이스 신규 수주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AX(인공지능 전환) 핵심 사업 확대가 외형 성장을 이끌었으며, 지속적인 원가 효율화 노력까지 더해져 영업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본업인 국내 극장 사업 또한 고강도 체질 개선을 통해 턴어라운드의 기반을 다졌다.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이 34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128억 원으로 355억 원 감소했다. 1분기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2분기 ‘군체’, ‘살목지’ 등 한국 영화의 선전과 정부의 영화관람 할인쿠폰 지원 효과 그리고 지속적인 적자 사이트 폐점 등 고정비 절감 노력이 맞물리며 이익 체력을 키울 수 있었다.
상반기 현금 이자만 1000억 원 넘어
실적 개선 속에서 재무지표는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CJ CGV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622%에 육박했으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412.3%로 209.7%p 감소했다. 총차입금 역시 올해 상반기 1조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0억 원 줄었고, 순차입금비율 또한 147%에서 52.1%로 94.9%p 낮아졌다.수치만 보면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지난 4월과 5월 발행한 사모 신종자본증권(총 6000억 원)을 통해 기존 고금리 차입금을 대환한 결과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지만, 실질은 연 6.1%에 달하는 고금리 이자를 내야 하는 자본이자 부채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기준에 따라 이 신종자본증권을 부채로 재분류할 경우 CJ CGV의 실질 부채비율은 710%까지 치솟는다.
실질적인 상환 여력을 보여주는 유동성 지표와 현금흐름도 불안정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CJ CGV의 유동비율은 70.7%로, 지난해 같은 기간(44.6%)보다 나아지긴 했으나 100%를 밑돌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현금 이자 부담이다. 올해 상반기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순현금은 475억 원이다. 반면 차입금과 사채 등에서 이자로 빠져나간 현금만 717억 원에 달했다. 여기에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재무활동으로 빠져나간 신종자본증권 이자 지급액(306억 원)까지 더하면, 상반기에만 이자 명목으로 실제 지출된 현금 총액이 1023억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총 이자 지출액(848억 원)보다 170억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의 두 배가 넘는 돈이 이자를 내는 데 쓰인 셈이다.
믿을 건 ‘본업’ 흥행…“이익 개선 효과 커질 것”
이자 부담을 이겨내고 턴어라운드를 이루기 위해서는 결국 하반기 극장 본업에서의 폭발적인 흥행과 현금창출력 입증이 필수적이다.시장에서는 하반기 흥행 기대작 라인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3분기 극장가에서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특별관 매진 행렬을 주도하며 실적을 이끌고 있다.
다가오는 9월 추석 대목에는 한국 영화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상영 예정이며, 4분기에는 ‘어벤져스: 둠스데이’가 대기하고 있다.
증권가 역시 CGV의 하반기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8월 박스오피스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1950만 명을 기록했고, 9월 주요 영화 개봉 일정과 추석 연휴를 감안할 때 수요가 강할 것”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564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국내 영업손실이 크게 개선됐고, 비용 효율화가 진행 중인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같은 관객 수에서도 이익 개선 효과가 확연히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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