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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 장남 허정석 '신사업' 승부수, 3년 만에 빛 보나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07 15:47 최종수정 : 2026-09-07 16:54

승계 맞춰 수소·의료기기시장 진입…현재는 과도기
일진하이솔루스, 현대차 넥쏘 판매량에 실적 영향
알피니언메디칼, 환율 영향으로 실적 반등
안정적 재무구조 통해 불리한 시장 상황 버텨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 사진=일진홀딩스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 사진=일진홀딩스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장남인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이 던진 신사업 승부수가 3년 만에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허 부회장이 키우고 있는 일진하이솔루스와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 2개사. 일진하이솔루스는 현대자동차 수소 차량 ‘넥쏘’ 판매량과 실적이 연결되고,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은 의료기기 시장 후발주자다.

이들 모두 아직 시장에서 더욱 자리를 잡아야 하는 위치다. 다만 양사는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불리한 시장 상황을 버텨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허정석 부회장 선택 '수소·의료기기'

일진하이솔루스는 2012년 설립된 회사로, 수소를 고압으로 저장하는 탱크(타입4 수소용기)와 수소를 운반하는 트레일러(MEGC)를 만든다. 2018년부터 현대자동차 수소차 넥쏘에 수소탱크를 독점 공급해왔고, 최근에는 수소버스용 상용 수소용기로도 영역을 넓혔다.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은 일진그룹이 2008년 초음파 진단기 제조업체 바이메드시스템을 인수하며 사명을 바꿔 출범시킨 회사다. 병원에서 쓰는 초음파 영상진단기와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 치료기가 주력 제품이다. 회사 출범 때 부터 의료기기 전문인력을 대표로 직접 영입하는 등 허 부회장이 공을 들여온 회사로 알려져 있다.

두 회사 모두 그룹의 기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진전기(전선·중전기)와는 다른 업종이다. 이는 허 부회장이 승계 이후 아버지가 일군 사업과 구분되는 미래 성장동력을 찾으려 한 결과물인 것이다.

일진하이솔루스,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 최근 실적 흐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일진하이솔루스,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 최근 실적 흐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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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하이솔루스 실적, 현대차 ‘넥쏘’ 판매량에 연동

다만 두 회사 모두 한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2021년 매출 1177억 원, 영업이익 98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실적이 하락했다. 2022년 이미 영업이익이 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2% 급감했고, 2023년에는 매출이 787억 원까지 줄면서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이는 일진하이솔루스 구조상 실적이 현대차 '넥쏘' 판매량과 관련이 크기 때문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넥쏘에 수소탱크를 독점 공급하는 구조라, 넥쏘 판매량이 곧 매출을 좌우한다. 현대차 넥쏘 판매대수가 2022년 1만1354대에서 2023년 5012대로 55.9% 급감했는데, 이 여파를 고스란히 받은 것이다.

매출은 7.3% 감소했는데, 영업이익은 71.7% 줄어들며 손실폭이 더 컸다. 당시 일진하이솔루스는 2022년 8월 R&D센터를 준공했고 같은 해 상용차 시장에도 새로 진출했는데, 이런 신규 투자와 신사업 초기 비용, 공장 증축 등이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속된 적자에도 재무구조 자체는 탄탄했다. 2026년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는 3420억 원, 부채총계는 260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8.2%에 불과하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인 것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단기금융상품만 2320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2021년 코스피 상장 당시 조달한 자금이 아직 대부분 현금성 자산으로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이 덕에 매 반기 40억 원 안팎씩 이자수익이 발생하고, 여기에 올 상반기 영업손실이 지난해 같은 시기 57억9000만 원에 비해 절반 넘게 줄어든 26억8000만 원까지 축소됐다.

반등의 실질적 동력은 현대차 신차 효과다. 2025년 2분기 현대차가 7년 만에 넥쏘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넥쏘'를 출시하면서 수요가 살아났고, 올 상반기 현대차 수소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61.9% 늘며 시장점유율도 31.0%에서 71.9%로 뛰었다.

최근엔 수소 운반용 트레일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는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 매출 비중이 크지 않다. 또한 여전히 넥쏘 판매량에 사실상 매출 전체가 연동되는 구조라, 수소차 시장이 다시 흔들리면 언제든 실적이 변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수소차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 확대가 필요하고, 기타 친환경차 대비 경쟁력 개선도 필요하다”며 “아직까진 수소는 승용차보다 상용차에 더 매력적으로 판단하며, 수소 상용차 확대 정부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 후발주자로 시장 진입 과도기 겪는 중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도 같은 해 손실이 발생했다. 2022년 매출 760억 원, 영업이익 62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2023년 매출이 632억 원으로 줄면서 영업손실 24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원가율도 2022년 50.2%에서 2023년 51.1%로 소폭 늘었다.

초음파 의료기기 시장은 삼성메디슨, 필립스 등 선두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후발주자인 알피니언이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매출과 이익 개선 자체는 이미 2025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매출이 2024년 567억 원에서 2025년 668억 원으로 17.8% 늘었고, 영업손실은 89억 원에서 13억 원으로, 당기순손실은 95억 원에서 13억 원으로 각각 86% 안팎으로 줄었다.

다만 여기에는 환율 효과와 제품 판매 증가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이 개선세가 곧바로 시장 안착으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재무구조도 손을 봤다. 2025년 6월 약 1912만3934주(357억 원 규모)에 이르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이 증자를 거치며 발행주식수가 기존의 2.4배로 늘었다. 그 결과 연결 기준 자본은 2024년 말 180억 원에서 2025년 말 223억 원으로 늘었고, 부채비율도 255%에서 180%로 낮아졌다.

유상증자 시점에 맞춰 지분 구조도 변화했다. 상장 계열사들이 증자에 참여하며 알피니언 재무 부담을 나눠 진 것이다. 기존에는 일진홀딩스가 알피니언 지분 대부분을 직접 들고 있었지만, 이 시기 무렵 일진전기·일진다이아몬드가 지분을 나눠 갖게 되면서 일진홀딩스의 직접 지분은 49.8%로 낮아졌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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