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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증권의 변신은 무죄…‘작지만 강한 리서치’로 다시 짠다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25 11:03

3개 팀서 4개 팀으로 개편 장문수 센터장 선임
전통산업·성장산업 분리하고 글로벌 전략 통합
법인영업 넘어 WM·연금까지…리서치 활용처 넓혀

현대차증권의 변신은 무죄…‘작지만 강한 리서치’로 다시 짠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은 더 이상 애널리스트 숫자로만 평가하기 어렵다. 대형 증권사들이 수십 명, 많게는 100명 안팎의 애널리스트를 앞세워 커버리지 경쟁을 벌이는 사이, 중소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에는 오히려 더 근본적인 질문이 던져진다. 제한된 인력으로 무엇을 분석하고,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다.

현대차증권이 오는 9월 리서치센터 조직을 기존 3개 팀에서 4개 팀 체제로 개편하는 것도 이 같은 고민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단순히 팀 하나를 늘리는 조직개편이라기보다, ‘작은 리서치센터가 어떻게 경쟁력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을 새로 짜는 작업에 가깝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기존 기업분석팀·투자전략팀·글로벌리서치팀을 기업분석1팀·기업분석2팀·글로벌투자전략팀·리서치지원팀으로 재편한다. 인력 규모는 그대로 유지한다. 사람을 대폭 늘리는 외형 확장 대신, 기존 인력을 보다 명확한 산업과 기능에 배치해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업 분석 부문을 둘로 나눈 점이다.

기업분석1팀은 박현욱 팀장이 맡아 건설과 철강·비철금속, 조선, 음식료 등 전통산업과 경기민감 업종을 담당한다. 반면 장문수 신임 리서치센터장이 직접 기업분석2팀장을 겸임하면서 모빌리티와 반도체, 제약·바이오 등 성장산업 분석과 신규 기업 커버리지 확대를 책임진다.

쉽게 말하면 ‘전통산업의 깊이’와 ‘성장산업의 확장성’을 분리해 각각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장 신임 센터장의 발탁은 이번 개편의 상징성이 크다.

그는 2018년부터 현대차증권에서 모빌리티·자동차 업종을 분석해 온 애널리스트다. 산업의 변화를 읽고 기업의 성장성을 분석해 온 현장형 애널리스트가 리서치센터 전체를 이끌게 됐다는 점에서, 현대차증권이 앞으로 어떤 리서치에 무게를 둘 것인지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기존 투자전략팀과 글로벌리서치팀을 하나로 묶어 글로벌투자전략팀으로 통합한 것도 변화의 핵심이다. 국내 증시만 따로 보고, 해외 경제와 글로벌 자산시장을 별도로 분석하는 방식으로는 투자자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화진 상무가 이끄는 글로벌투자전략팀은 국내외 경제는 물론 주식·채권·외환시장 분석과 자산배분 전략까지 맡는다. 시장 전망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래서 지금 어떤 자산을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가’까지 제시하는 전략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리서치지원팀을 신설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동안 각 팀이 나눠 맡았던 조직 운영과 지원 업무를 별도 팀이 전담하게 되면서 애널리스트들은 본연의 분석 업무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작은 조직일수록 지원 업무의 분산은 연구 인력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현대차증권은 이를 별도로 떼어내면서 리서치 업무 효율성과 내부통제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무엇보다 이번 개편은 리서치센터의 ‘고객’을 넓히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거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기관투자가와 법인영업 조직을 위한 정보 생산기지였다면, 이제는 개인 고객과 자산관리(WM), 연금 고객까지 리서치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ETF와 연금, 해외투자와 자산배분 시장이 커지면서 단순한 종목 분석 보고서만으로는 리서치센터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 역시 이번 개편을 통해 법인영업뿐 아니라 연금과 WM 부문에 대한 리서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잘 쓰는 보고서’를 만드는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회사 전체의 영업과 자산관리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리서치로 역할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 리서치센터의 위상은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커버리지 숫자와 베스트 애널리스트 배출이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리서치가 실제로 브로커리지와 WM, IB, 법인영업 등 회사의 여러 사업 부문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증권의 이번 개편은 ‘덩치를 키우기 어려운 증권사는 어떻게 리서치를 키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실험이다.

인력은 그대로이다. 하지만 조직은 더 세분화했고, 산업은 전통과 성장 분야로 나눴으며, 국내외 투자 전략은 하나로 묶었다. 동시에 지원 기능을 독립시켜 애널리스트들이 분석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도 만들었다.

현대차증권의 변신은 결국 ‘작아서 못 한다’가 아니라 ‘작기 때문에 더 선명하게 해야 한다’는 전략에 가깝다.

장문수 신임 센터장이 밝힌 대로 애널리스트 간 수평적·수직적 시너지를 통해 네트워크와 신규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기존 커버리지의 분석 역량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이번 조직개편은 단순한 팀 명칭 변경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리서치센터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증권의 9월 조직개편은 조용하지만 꽤 의미 있는 변신이다.

현대차증권의 변신은 무죄다.

이제 남은 것은 새 조직이 실제로 ‘작지만 강한 리서치센터’라는 결과를 보여주는 일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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