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태영 NH농협은행장 / 사진제공 = NH농협은행
강태영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끄는 NH농협은행이 올해 상반기 가계보다 기업대출을 빠르게 늘리며 생산적 금융 중심의 자산 재편에 나섰다.기업대출 증가율은 가계대출의 두 배를 웃돌았지만 내부 구성은 대기업에 쏠렸다. 대기업대출이 17.9% 급증한 반면 중소기업과 소호(SOHO)대출은 각각 1.1%,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과 소호 차주의 연체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고 대규모 취급이 가능한 대기업에 신규 여신의 무게가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 측면에서는 조달비용 절감으로 이자이익이 증가했으나, 비이자이익 급감과 신용손실충당금·관리비·농업지원사업비 증가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고정이하여신(NPL) 증가와 NPL 커버리지비율 하락도 이어져, 하반기에는 생산적 금융의 양적 확대보다 자산 배분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높이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기업대출 3.3%↑·가계 1.6%↑···생산적 금융 무게중심 이동
올해 6월 말 농협은행의 원화대출은 312조 84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업대출은 151조 4856억원으로 3.3% 늘어난 반면 가계대출은 148조 5558억원으로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업대출 증가율이 가계대출의 약 2.1배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가계대출이 6.2% 늘어 기업대출 증가율 2.7%를 크게 웃돌았지만,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와 생산적 금융을 동시에 강조하는 가운데 농협은행도 여신 성장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다만 기업대출 내부에서는 차주별 성장 격차가 컸다.
대기업대출은 지난해 23조 1262억원에서 올해 27조 2664억원으로 17.9% 급증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90조 3328억원에서 91조 2939억원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액도 9611억원으로 대기업대출의 4분의 1 수준이다.
포용금융의 주요 척도 중 하나인 소호대출 증가율도 1.3%에 불과했다. 대기업대출 증가율의 1/14 수준이다.
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48.8%에서 올해 47.3%로 1.5%p 낮아졌다.
기업대출이 가계보다 빠르게 늘었다는 점에서 생산적 금융의 방향 전환은 분명하지만, 신규 공급의 중심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고 한 건당 취급 규모가 큰 대기업에 실린 셈이다.
자산 배분 변화는 건전성 흐름과도 맞물린다.
대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0.20%에서 올해 0.07%로 0.13%p 하락했다. 반면 중소기업 연체율은 0.70%에서 0.71%로 상승했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0.40%에서 0.48%로 0.08%p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연체 위험이 낮은 대기업 자산을 확대해 건전성을 방어하려는 전략을 취했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기업 중심 성장에 운용수익률 개선 제약
대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렸지만, 이자수익은 7조 7179억원에서 7조 6859억원으로 오히려 0.4% 감소했다.이자수익자산 운용수익률이 4.12%에서 3.88%로 0.24%p 하락하면서 자산 증가 효과를 상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대출은 부실 위험이 낮은 대신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 중소기업·소호대출보다 금리가 낮다.
즉 금리부자산은 늘었지만 신규 자산의 상당 부분이 저위험·저마진 대기업여신에 배분되면서 평균 운용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제한됐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시장금리 하락과 기존 대출의 리프라이싱 등도 운용수익률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자비용 6.6%↓···이자익 반등 사실상 조달효율이 전담
이자수익은 줄었지만 이자비용을 더 큰 폭으로 낮추면서 이자이익은 반등했다.실제로 농협은행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4조 5323억원에서 올해 4조 2331억원으로 2992억원, 6.6% 감소했다.
조달비용률이 2.44%에서 2.14%로 0.30%p 감소, 운용수익률보다 큰 하락폭을 보이면서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8%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6% 하락했었으나, 올해는 2024년 상반기 수준을 넘어서며 회복세를 보였다. NIM도 1.57%에서 1.62%로 0.05%p 상승했다.
수시입출식예금 8.8%↑···저비용 조달 비중 확대로 NIM 방어
이 같은 조달비용 하락의 배경에는 수신 포트폴리오 변화가 있다.올해 6월 말 농협은행의 총예수금은 355조 5871억원으로 전년보다 4.3% 증가했다. 원화대출 증가율 3.1%보다 1.2%p 높아 대출 성장에 필요한 조달 기반을 충분히 확보했다.
원화예수금은 339조 7527억원으로 4.2% 늘었는데, 특히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예금이 8.8% 증가했다. 증가액은 10조 4490억원에 달한다.
원화예수금에서 수시입출식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6.6%에서 올해 38.2%로 1.6%p 상승했다.
반면 저축성예금은 1.6%, 정기예금은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정기예금 증가율 5.1%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수신 증가의 중심이 고금리 정기예금이 아닌 수시입출식예금으로 이동하면서 평균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수수료익 16.2%↑에도 비이자익 77.5%↓···시장손익 급감
비이자 부문은 경상 수수료의 성장과 시장 관련 손익의 악화가 극명하게 엇갈렸다.상반기 농협은행의 비이자이익은 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2041억원보다 1582억원, 77.5% 급감했다.
2024년 상반기 1895억원과 비교해도 1436억원, 75.8% 감소한 수준이다.
비이자이익이 총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3%에서 올해 1.1%로 4.1%p 하락했다. 순이익 대비 단순 비율도 17.2%에서 3.9%로 13.2%p 축소됐다.
원인은 시장 관련 이익의 급감이었다.
상반기 수수료이익은 4404억원으로 지난해 3789억원보다 615억원, 16.2%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율 2.9%와 비교하면 수수료 기반의 성장 속도는 크게 빨라졌다.
그러나 유가증권·외환·파생 관련 이익은 4167억원에서 2282억원으로 45% 이상 감소하며 증가분을 그대로 삼켰다.
시장 관련 이익 감소액은 수수료이익 증가액의 약 3.1배에 달한다.
기타영업손실도 5914억원에서 6227억원으로 313억원 확대됐다. 이 가운데 기금출연료 부담은 4331억원에서 4587억원으로 256억원 늘었다. 경상 수수료 성장만으로 시장·기타 손익 악화를 상쇄하기 어려웠던 구조다.
총영업익 4.2%↑에도 순익 2.1%↓···충당금·관리비 동반 증가
긍정적인 점은 이자이익 증가가 비이자이익 감소를 상쇄하면서 총영업이익은 늘었다는 것이다.상반기 총영업이익은 4조 2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했다.
그러나 총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했다.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지난해 1882억원에서 올해 2972억원으로 58% 가까이 급증했고, 일반관리비도 7.4%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4.3% 감소했다.
일반관리비를 총영업이익으로 나눈 영업이익경비율(CIR)은 2024년 상반기 42.3%에서 지난해 46.8%, 올해 48.3%로 2년 연속 상승했다.
농업지원사업비 확대도 이익 하락의 원인 중 하나다.
상반기 농업지원사업비는 2525억원으로 지난해 2194억원보다 331억원, 15% 넘게 증가했다.
이에 농업지원사업비 반영 당기순이익은 1조 16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했다.
ROE 8.77%로 2년 연속 하락···비용 증가에 자본효율 후퇴
최종 순이익 감소는 수익성 지표 하락으로 이어졌다.농협은행의 ROE는 2024년 상반기 10.92%에서 지난해 9.51%, 올해 8.77%로 2년 연속 낮아졌다.
올해 하락 폭은 0.74%p이며, 2년간으로는 2.15%p에 달한다.
총자산이익률(ROA)도 같은 기간 0.62%에서 0.55%, 0.51%로 하락했다.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수익성도 같은 흐름이다.
부담 전 ROE는 2024년 상반기 12.10%에서 올해 상반기 10.16%로, 부담 전 ROA 역시 같은 기간 0.69%에서 0.59%로 내려앉았다.
기업대출과 수신, 이자수익자산 등 영업자산은 확대됐으나, 자산 증가가 최종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자산·자본 대비 수익성이 낮아진 것이다.
6월 농협금융으로부터 공급받은 5000억원의 증자 자금도 단기적으로 ROE를 제약했을 가능성이 있다. 상반기 말 기준 자본 증가는 반영됐지만 해당 자금이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시간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NPL 16.8%↑·커버리지 42.19%p↓···손실흡수력 약화
건전성은 농협은행의 또 다른 과제다.6월 말 총여신은 342조 2243억원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반면 고정이하여신은 1조 5316억원에서 1조 7890억원으로 16.8% 늘었다.
NPL이 총여신보다 네 배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이에 NPL비율은 2024년 상반기 0.42%에서 지난해 0.47%, 올해 0.52%로 2년 연속 0.05%p씩 상승했다.
손실흡수력의 경우 절대치로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문제는 약화 속도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214.26%에서 172.07%로 무려 42%p 이상 하락했다.
이처럼 완충력이 빠르게 저하될 경우 수익성 방어와 영업력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CET1 15.77%로 개선···증자 자본을 이익으로 전환해야
수익성, 건전성과는 달리 자본적정성 지표는 개선됐다.CET1비율은 지난해 15.64%에서 올해 15.77%로 0.13%p 상승했고, BIS 총자본비율은 18.56%에서 18.72%로 0.16%p 높아졌다.
6월 말 기준 RWA 증가율이 3.4%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고, 보통주자본(CET1) 성장률이 4.2%로 RWA 증가율을 상회했다.
농협금융지주가 지난 6월 농협은행에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은행은 증자 자금을 활용해 기업금융과 농식품산업, 지역 기반 생산적 금융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소호·중소기업 지원의 질과 비이자 수익 안정성, 충당금 완충력을 높여 실질적인 ROE 개선까지 연결하는 것이 하반기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증권·외환·파생 수익의 변동성을 흡수할 정도로 경상 비이자 체력을 키우는 것이 농협은행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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