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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발행왕' KB증권, '흥행왕' 한화비전…엇갈린 회사채 성적표 [26 상반기 리뷰②]

두경우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14 06:10

상위 10개 그룹 발행액 16.7조...시장 절반 흡수
증권사 발행 규모 상위 싹슬이...한화그룹 경쟁률 '최고'
동화기업, 중앙일보, SLL중앙 등 신용도 하위기업, 미매각 면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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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올해 상반기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 규모와 투자자 선호도는 엇갈렸다. 발행사별로는 KB증권이 1조 4400억 원을 조달해 최다 발행사에 올랐다. 반면 한화비전은 수요예측 경쟁률 1위를 차지했다.

그룹별로는 SK그룹이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한 반면, 한화그룹이 가장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1.1% 감소했지만, 상위 발행사와 대기업 그룹으로 유동성이 집중되는 흐름은 오히려 한층 뚜렷해졌다.

14일 한국금융신문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증권발행신고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상반기 공모 회사채 최종 발행 규모는 32조6077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 기업은 133개사, 트랜치는 266건이다. 시장 전체가 위축된 가운데 발행 상위권은 대형 증권사와 우량 그룹이 차지했다. 다만 발행 규모와 수요예측 경쟁률 순위는 달랐다. 발행액은 자금 조달 수요를, 경쟁률은 투자자 선호를 각각 반영하는 만큼, 두 지표는 서로 다른 시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증권사가 발행시장 장악…따로 움직인 발행액과 경쟁률

발행사 순위는 KB증권이 1조 4400억 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1조 100억 원), 한국투자증권(1조 원), 키움증권(9000억 원)이 뒤를 이었다. 상위 4개 자리를 대형 증권사가 싹쓸이했다. 제조업 대기업보다 증권사가 발행시장을 주도한 점이 올해 상반기 주요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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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규모와 투자자 선호는 일치하지 않았다. 발행액 기준으로는 KB증권이 1위였으나, 가중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3.16대 1로 상위 증권사 중 최하위였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7.79대 1, 키움증권은 7.77대 1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역시 5배를 웃도는 경쟁률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했다. 발행 규모는 자금 조달 수요를, 경쟁률은 기관투자자의 주문 강도를 반영하는 만큼 두 지표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증액 규모에서도 차이가 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최초 모집액 5000억 원에서 1조 원으로 발행 규모를 두 배 늘렸다. KB증권도 최초 8000억 원에서 1조 4400억 원으로 증액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이 앞섰다. 발행 규모는 KB증권이 앞섰지만 투자 수요 강도는 한국투자증권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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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 기준 수요예측 경쟁률은 한화비전이 17.79대 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발행 규모에서는 상위권에 들지 못했으나, 수요예측에 주문이 몰리며 상반기 최고 흥행 딜로 자리매김했다.

HD현대(17.60대 1), HL홀딩스(17.27대 1), 현대백화점(15.27대 1) 등 13개사는 최초 모집액 대비 10배가 넘는 수요를 확보했다. 반면 동화기업은 주문을 한 건도 받지 못했다. 이 밖에 SE그린에너지(0.38대 1), 중앙그룹 계열 SLL중앙(0.59대 1)과 중앙일보(0.48대 1)를 비롯해 흥국화재(0.85대 1), DB손해보험(0.85대 1) 등 손보사도 미매각을 기록했다.

SK는 규모, 한화는 흥행…그룹별 순위도 엇갈려

그룹별 발행 규모는 SK그룹이 2조 495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SK와 SK브로드밴드, SK가스 등 11개 계열사가 고르게 공모채 시장을 찾으며 최대 발행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그룹이 2조 970억 원, LG그룹이 2조 700억 원, 롯데그룹이 2조 177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 4개 그룹 발행 규모는 8조 6797억 원으로 전체의 26.6%를 차지했다. 여기에 KB금융, CJ, 현대차, 한국투자금융, 다우키움, 신세계를 포함한 상위 10개 그룹 발행액은 16조 6627억 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51.1%에 달했다. 시장 조달자금의 절반 이상이 상위 10개 그룹에 집중된 셈이다.

반면 그룹별 경쟁률에서는 순위가 달랐다. SK그룹 가중평균 경쟁률이 4.84대 1을 기록한 반면, 한화그룹은 9.72대 1로 상위 그룹 중 최고치였다. LG그룹도 6.83대 1로 시장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발행 규모 5위인 KB금융그룹은 2.46대 1로 최저 경쟁률을 보였다.

경쟁률 차이는 증액 규모로 이어졌다. 한화그룹은 모집액 1조 1400억 원에 11조 860억 원의 주문을 모아 최종 발행액을 2조 970억 원으로 늘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투자증권이 대규모 증액에 성공했다. LG그룹 역시 1조 1100억 원 모집에 7조 5810억 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최종 2조 7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유플러스가 투자자 관심을 주도했다.

반면 SK그룹은 경쟁률에서 한화그룹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계열사 11곳이 고르게 발행에 참여하며 가장 큰 조달 규모를 기록했다. 계열사 라인업과 전략에 따라 그룹별 발행 성적표가 나뉘었다.

시장 유동성은 대형 딜에도 집중됐다. 상반기 5000억원 이상 대형 딜은 모두 14건으로 발행 규모는 8조 8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발행액의 24.8%에 해당한다. 이 중 7건이 증권사 발행물로 채워지며 상반기 공모채 시장에서 증권사의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

결국 올해 상반기 공모 회사채 시장은 조달 규모와 흥행 실적이 서로 다른 흐름을 보였다. 증권사가 발행을 주도한 가운데 투자자 자금은 일부 우량 발행사와 대형 그룹으로 더욱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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