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권익 지표 개선이 준수율 견인
14일 HMM 최근 3개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지난 2023년 46.7%에 불과했으나 2024년 60.0%로 상승한 데 이어, 2025년 사업연도(공시대상기간) 기준 66.7%까지 오르며 외형적 개선세를 증명했다.
변화는 2024년부터 본격화됐다. HMM은 기존 전자투표와 주총일 다변화 기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2023년 미준수 항목이었던 ‘현금배당 예측가능성 제공’을 준수하며 지배구조 개선의 첫 발을 뗐다. 정기주주총회 단계에서 배당 기준일을 배당액 확정 이후로 변경하는 등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이어 2025년 공시대상기간에는 마지막까지 미충족 상태로 남아있던 ‘배당정책 통지’ 항목까지 준수하는 데 성공했다. HMM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 공시한 밸류업 계획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주주환원 확대를 골자로 한 구체적인 중장기 배당 가이드라인을 시장에 공개했다.
HMM은 오는 2030년까지 배당성향 30%와 시가배당률 5% 중 작은 금액 이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방침을 수립했다. 이와 함께 향후 1년 내 2024년 결산배당을 포함해 최소 2조 5000억 원 이상의 주주환원 예상 금액을 책정하고, 중장기 및 특별 주주환원(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겠다는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혔던 주주환원의 정량적 목표와 이행 시기를 밸류업 공시로 선제적·투명하게 확약하면서 시장의 요구를 최종 준수율 숫자로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본시장 전반에 확산된 밸류업 기조에 발맞춰 배당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고 이를 공식화한 점이 지배구조 지표 개선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감사 독립성·전문성 요건 충족
주주 권익 분야와 더불어 내부감사기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운영적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HMM은 감사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핵심지표들을 체계적으로 이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내부감사기구의 독립성 강화다. 연도별 지표 추이를 살펴보면, HMM은 지난 2023년까지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개최’하도록 한 내부감사 독립성 항목에서 미준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024년부터 이를 준수하기 시작하면서 2025년 공시대상기간까지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경영 감시 기능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기존에 강점을 보이던 내부 통제 및 감사 전문성 지표들도 3년 연속 준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HMM은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항목을 지속적으로 충족하며 감사의 전문성을 확보했다. HMM에 따르면 감사위원회 위원 3인 전원이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에 해당한다.
또한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여부’와 ‘임원 선임의 공정성 정책 수립’을 충족했다. 여기에 지배구조 다양성 지표인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여성 이사 선임)’ 항목 등도 예년과 다름없이 준수했다.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부문 역시 3개년 연속 준수를 유지했다. 감사규정, 준법통제기준, 내부회계관리규정, 리스크관리규정, 공시정보관리규정 등을 통합적으로 가동함으로써 대형 국적 선사로서 발생할 수 있는 경영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이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내부 통제 장치를 제도화하려는 자본시장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사회 독립성·CEO 승계 부재
그러나 이 같은 외형적 준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의 본질적인 체질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들은 여전히 장기 미충족 상태에 묶여 있다. 배당 정책 개정 및 내부감사기구 운영 등 절차적 요건 위주로 지표가 개선된 반면, 이사회 권력 분립과 소유·경영 분리 등 지배구조 선진화의 본질로 꼽히는 핵심 장치 도입 측면에서는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취약한 대목은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 실패다. HMM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항목에서 2023년부터 3년 연속 미준수를 기록했다. 현재 HMM은 최원혁 대표이사(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어, 이사회가 경영진을 독립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을 담보할 핵심 지표인 ‘CEO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역시 3개년째 미준수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예측 가능한 경영권 승계 프로세스가 구축되지 않을 경우, 향후 경영진 교체기나 비상 상황 발생 시 경영 공백과 전략적 불확실성이 커질 위험이 존재한다.
이와 함께 소수주주권 보호의 핵심 장치로 꼽히는 ‘집중투표제 채택’은 공시대상기간 기준 여전히 미준수 상황이다. 주주들에게 충분한 숙고 기간을 제공하기 위한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역시 3년 연속 지켜지지 않았다. 직전 공시대상기간에 이어 이번에도 주총 2주 전에 소집공고가 실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조직의 실질적 독립성을 확보해 줄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 항목 또한 수년째 미준수 상태다.
자본시장 및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이 배당 절차를 개선하고 밸류업 공시를 통해 시장과의 소통을 넓힌 점은 긍정적이나, 이는 지배구조 개선의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향후 원활한 민영화 추진과 대외 신인도 제고를 위해서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CEO 승계 프로그램 공식화 등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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