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기사 모아보기)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손잡고 ‘국방 소버린 AI(Sovereign AI·주권형 인공지능)’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민간 검색·쇼핑 AI로 탄탄한 캐시카우를 다지는 동시에, 미래 무기체계 핵심인 방산 특화 AI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삼는 정교한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KAI 3사는 지난 7일 KAI 사천 본사에서 ‘방산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및 피지컬 AI 공동 개발’ 등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네이버 행보는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최근 엔터프라이즈 부문에서 가시적인 대형 매출 모델 확보의 고차방정식을 풀어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네이버는 글로벌 거대 테크 기업들과의 전면전에서 소버린 AI를 핵심 정체성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 등 주요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에 네이버는 폐쇄성과 보안성이 극도로 높아 외산 AI의 진입이 어려운 ‘국방·안보’ 영역을 낙점했다. 그간 독자적 거대언어모델(LLM)로 축적한 대규모 데이터와 AI 기술을 실질적인 기업간거래(B2B) 매출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담 TF 신설부터 유비파이 투자까지…한 달 만에 짜인 국방 포석
네이버의 국방 AI 시장 진출은 철저히 정형화된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단계별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6월 1일 사상 최초로 ‘국방 AX(AI 전환) 전담 TF(태스크포스)’를 신설했다.
이 조직은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직접 총괄을 맡고 AI 모델 개발, 사업 개발, 홍보·마케팅 기능을 한데 묶었다.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독립된 미래 성장 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KAI와의 방산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및 피지컬 AI 개발 동맹은 전담 조직 출범 단 한 달 만에 가시화된 첫 번째 대형 결과물이다.
여기에 네이버는 AI의 두뇌 역할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를 구동할 하드웨어 제어 기술과 우군 확보에도 동시에 나섰다. 국방 AX TF 출범 당일 드론 군집비행 및 자율비행 플랫폼 기업인 유비파이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AI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코난테크놀로지와 손을 잡았다.
유비파이는 군집 드론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드론기업 최초로 ‘1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육군교육사령부 ‘AI 기반 화력 운용 시스템’, 공군 전력 지원 체계 사업단 ‘AI 기반 ACMI 수집·분석 체계 구축 사업’을 포함해 국방 지능형 플랫폼 구축 사업 등 20곳에 이르는 국방 및 민간 방산 전문기업들과 사업을 수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의 ‘하이퍼클로바X’ 기반 인프라와 유비파이·코난테크놀로지의 제어 기술, 그리고 KAI의 무인기·전투기 하드웨어가 결합하면서 국방 AI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방산 독자 수출체계’ 완성할까
방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가 이번 네이버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는 하드웨어 중심이던 국내 방산 수출의 고부가가치화 궤도와 맞물려 있어서다.
최근 글로벌 무기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나 유·무인복합전투체계(MUM-T)의 핵심 경쟁력은 기체 성능이 아닌, 자율비행과 전술 판단을 내리는 소프트웨어(SW) 역량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그간 국내 무기체계는 하드웨어 국산화에 비해 두뇌 역할을 하는 제어 소프트웨어 외산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구조는 일부 체계에서 해외 라이선스·기술통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의 소버린 AI가 KAI의 항공우주 플랫폼에 성공적으로 이식될 경우, 국내 방위산업은 외산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완전 국산화 수출 모델을 확보하게 된다.
네이버 역시 중동 등 소버린 AI 수요가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자사 기술력을 간접 수출하고, 글로벌 전장 환경에서의 실증 레퍼런스를 구축하는 지렛대를 얻게 된다는 분석이다.
2Q 호실적 기반 위에 장기 동력 확보
다만 국방·방산 사업은 예산 집행 주기가 길고 국가 규격화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이번 협약이 조 단위 매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민간 영역의 단기 수익화와 국방 영역의 장기 인프라 선점을 동시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3조3481억 원, 영업이익은 9.8% 늘어난 5727억 원으로 집계됐다.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당장 재무제표의 호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드라이버는 검색과 커머스 영역에 도입된 AI 비즈니스 모델이다.
네이버는 이달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AI탭’과 검색 결과 요약 서비스 ‘AI 브리핑’, 그리고 ‘쇼핑 AI 에이전트’를 통해 구매 전환율과 광고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달부터 AI 브리핑 광고를 도입하고 연말까지 AI 브리핑 적용 범위를 전체 검색의 약 40%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추가 매출 모멘텀을 확보해 둔 상태다. 올해 4분기 중에는 AI탭에도 광고 모델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민간 플랫폼 비즈니스로 견조한 기초체력을 증명하는 동시에, 미래 기업가치(밸류에이션)의 전장 확장을 위해 KAI와의 방산 AI 동맹을 성장 축으로 가져가는 정교한 포석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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