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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김연수, ‘소버린 OS’ 승부수…300억 실탄 쥐고 영토 확장

정채윤 기자

chaeyun@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26 11:39

자체 LLM 대신 ‘에이전틱 OS’ 가동
LG·BGF·유럽 협력으로 외연 확대
R&D 확대 속 AI 매출 4배 전망도

김연수 한컴 대표. /사진=한컴

김연수 한컴 대표. /사진=한컴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한컴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경쟁 대신, 기업용 AI(인공지능) 에이전트와 업무 시스템을 연결하는 플랫폼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AI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도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컴은 에이전틱 OS(운영체제)를 앞세워 업무 자동화와 데이터 통제 영역에서 차별화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LLM 경쟁 대신 ‘OS 통제권’ 선점


26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연수닫기김연수기사 모아보기 한컴 대표는 사명을 36년 만에 한글과컴퓨터에서 한컴으로 변경하고, ‘소버린 에이전틱 OS(운영체제)’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김연수 대표가 소개한 에이전틱 OS는 사용자의 업무 패턴을 학습한 AI 에이전트가 24시간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한컴은 이를 다양한 AI 모델과 기존 업무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지능형 컨트롤 타워’로 설명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 /사진=한컴

김연수 한컴 대표. /사진=한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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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대표는 올해 하반기 에이전틱 OS 베타 버전 출시를 마친 뒤, 오는 2027년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빅테크와 정면으로 LLM 자본 경쟁을 벌이기보다, 기업용 데이터와 AI 에이전트를 통합 제어하는 구동 환경(OS)을 제공해 실속형 라이선스 수익을 거두겠다는 구상이다.

김연수 대표가 강조한 핵심은 외부 AI 활용 과정에서 데이터 통제와 보안, 그리고 업무 자동화의 운영 권한을 기업이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을 기존 문서 소프트웨어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AI 기반 업무 운영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체질 개선으로 보고 있다.

민간・유통・해외 엮는 전방위 제휴


최근 김연수 대표가 추진 중인 국내외 제휴 행보는 하반기 공개될 에이전틱 OS의 현지 규제 대응과 초기 우군 확보를 위한 다각적 전술로 풀이된다. 한컴은 국내 대기업 및 유통망을 넘어, 글로벌 소버린 AI 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 현지 파트너십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컴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한컴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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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LG의 초거대 AI 플랫폼 ‘챗엑사원(ChatEXAONE)’에 한컴의 AI 에이전트를 공급하기로 한 공조 체계다. 이는 파운데이션 모델 보유 기업(LG)과 실행 레이어 기술 기업(한컴) 간 산업적 분업 구조를 보여준다.

BGF그룹과 맺은 AX(AI 전환) 협력은 유통·제조 등 이종 산업으로의 실질적인 확장성을 타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내 대형 리테일 밸류체인을 보유한 대기업 집단의 현업 업무 과정에 한컴의 에이전트 기술을 이식함으로써, 향후 시장 확대를 위한 산업별 기업간거래(B2B)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축적하는 효과를 노린다.

7불스, 알고마인 CI. /사진=각 사

7불스, 알고마인 CI.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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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의 경우, 유럽연합(EU) 내 유력 파트너들과 손잡고 소버린 마켓 진입을 정조준하고 있다. 유럽은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GDPR)과 유럽연합 AI법(EU AI Act) 시행으로 외산 빅테크 AI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지역이다. 한컴은 지난 15일 폴란드 정부 공인 연구개발센터(CBR)인 ‘7불스(7bulls)’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현지 규제 적합성 조율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동시에 글로벌 IT 기업 TTPSC 그룹의 AI 전문 계열사인 폴란드 ‘알고마인(Algomine)’과도 MOU를 체결, 현지 공공부문 온프레미스(폐쇄형 인프라) 수요처를 대상으로 기술검증(PoC)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글로벌 빅테크가 현지 규제 대응으로 주춤한 공백을 한컴의 비정형 데이터 추출 기술로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DACH) 지역에서 17년 이상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및 사이버보안 영업을 이끈 빅터 베네가스 멘도사 이사를 유럽사업개발 담당으로 영입하며 현지 영업망 다각화에도 착수했다.

“올해 AI 매출 4배” 전망…인스페이스 매각 실탄 가세


한컴은 기존 오피스 사업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에 자산 효율화 작업까지 더하며 재무적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국회도서관, 국회사무처 등 공공 레퍼런스를 비롯해 B2B·공공 시장에 구축된 20만 곳 이상의 고정 고객 기반이 이 같은 체질 개선을 지탱하는 핵심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기반 위에 기존 고객이 한컴독스AI, 한컴어시스턴트 등 고부가가치 솔루션을 추가 도입하는 업셀링 성과가 분기 실적으로 증명되기 시작했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한컴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AI 매출은 52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AI 매출액(89억 원)의 58.5%를 단 1분기 만에 달성했다.

한컴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한컴, 한국거래소

한컴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한컴,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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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협의회는 올해 한컴 연간 AI 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4배 이상 급증한 360억 원에 이르고, 전체 매출 내 비중도 17%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체 기초체력도 견고하다. 한컴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471억 원, 2024년 560억 원에 이어 지난해 697억 원 규모로 3년 연속 우상향했다. 장부상 현금및현금성자산 역시 2023년 809억 원, 2024년 1074억 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323억 원까지 늘어났다.

이 같은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컴은 R&D 투자를 매년 확대해 왔다. 회사가 연구개발에 지출한 총액은 2023년 202억 원, 2024년 244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289억 원을 기록하며 매출액 대비 비중을 16.5%까지 끌어올렸다.

한컴 최근 3년간 현금및현금성자산, 영업활동현금흐름, 연구개발비용 추이(단위: 억 원). /자료=한컴

한컴 최근 3년간 현금및현금성자산, 영업활동현금흐름, 연구개발비용 추이(단위: 억 원). /자료=한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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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최근 단행한 성공적인 자산 매각은 글로벌 AI 행보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한컴은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우주·항공 계열사 한컴인스페이스 지분 26.08%를 319억2321만 원에 최종 매각했다고 밝혔다. 2020년 인수 이후 6년 만에 투자금 대비 무려 269.87%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하며 대규모 현금 실탄을 추가로 쥔 것이다. 계열사인 한컴위드 역시 동일한 조건으로 지분(6.2%) 매각을 앞두고 있어 그룹 차원 유동성은 더 확대될 예정이다.

김연수 대표는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319억 원의 재원을 전액 에이전틱 OS의 해외 시장 진출과 글로벌 고객 기반 확대에 투입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김연수 대표는 “한컴인스페이스 매각은 투자 성과를 실현하는 동시에 AI 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을 확보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확보한 자금을 에이전틱 OS의 글로벌 고객 확보에 집중해 해외 시장에서 실질적인 매출과 성과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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