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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씨·허씨, 18년 만에 다시 ‘동업’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0 00:00

LS·엘앤에프 배터리 합작
새만금 LLBS, 연내 양산
전구체 ‘1조 동맹ʼ 승부수

구씨·허씨, 18년 만에 다시 ‘동업’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국내 재계를 상징하는 대표 가문 ‘능성 구씨’와 ‘김해 허씨’가 계열 분리 18년 만에 다시 손을 잡았다. 3년 전 새만금에 설립된 ‘LS-엘앤에프 배터리 솔루션(LLBS)’이 그 결과물이다.

LS와 엘앤에프는 지난 2023년 10월 전구체 생산 합작사 ‘LS-엘앤에프 배터리 솔루션(LLBS)’이라는 합작사를 세웠다. 원재료 조달 안정성과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였다. 전구체는 니켈·코발트·망간을 결합해 만드는 물질로, 양극재를 만들기 직전 단계의 핵심 소재다.

LLBS는 지난해 3월 새만금 공장 시운전에 들어갔고, 총 1조 원 이상을 투입해 올해부터 양산을 시작한 뒤 2029년까지 연산 12만톤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지분은 LS가 55%, 엘앤에프가 45%다. LLBS는 아직 상업 생산 전 단계로, 지난해 매출은 2억2400만 원, 순손실 92억 원을 기록했다. 고객은 사실상 엘앤에프가 유일하다. 지난해 엘앤에프가 LLBS로부터 사들인 원재료 매입액이 2억2442만 원 규모로, LLBS 매출액과 거의 일치한다.

이번 합작으로 구씨 일가와 허씨 일가는 2005년 LG와 GS 계열분리를 통해 공식적으로 갈라선 지 18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구자은닫기구자은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LS그룹 3대 회장으로, 전선·전력 인프라 등 기존 주력 사업과 더불어 배터리·전기차·반도체(배·전·반) 등 미래 신사업을 육성하는 투 트랙 성장 전략인 ‘양손잡이 경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허제홍 대표는 범GS가 오너 4세 경영자로, 엘앤에프를 글로벌 양극재 기업으로 키워냈다. 부친인 고 허전수 새로닉스 회장은 허창수닫기허창수기사 모아보기 GS그룹 명예회장과 사촌 사이다. 2010년 허전수 회장 별세로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섰다.

지분율이 LS 쪽에 더 많이 쏠린 데는 자본력 차이가 작용했다. 엘앤에프는 그동안 원료 공급망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데 약점이 지적돼 왔다.

2023년 설립 당시 55대45로 나뉜 지분율은 이후 증자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2024년 LS가 599억5000만 원, 엘앤에프가 490억5000만 원을 나란히 출자하며 두 회사는 지분율에 맞춰 비례해 자금을 댔다.

두 회사는 주주간 약정도 체결했다. 한쪽이 LLBS 지분을 팔 경우 상대방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고, 동반매도청구권도 서로 행사할 수 있게 했다. 계약을 어긴 쪽의 지분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구자은 회장 입장에서는 이번 합작으로 황산니켈(LS MnM)-전구체(LLBS)-양극재(엘앤에프)로 이어지는 배터리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됐다.

엘앤에프 역시 해외 시장 관련 규제 요건을 고려한 공급망 체계 마련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기업 간 합작을 통해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다.

엘앤에프 쪽 밸류체인 정리도 같은 시기에 진행됐다. 새로닉스는 별도로 보유하던 전구체 관계기업 JH화학공업 지분 24.61%를 지난해 전량 엘앤에프에 매각했다.

JH화학공업도 니켈·코발트·망간을 결합해 전구체를 만드는 회사로, LLBS와 사업 영역이 겹친다. 그룹 내 흩어져 있던 전구체 관련 지분을 LLBS 하나로 모으는 정리 작업으로 풀이된다.

엘앤에프 지난해 전체 원재료 매입액 2조1212억 원 가운데 전구체를 포함한 원재료(NCM 등) 비중이 99.53%로 2조1113억 원에 달해, 원료 조달 안정성이 회사 손익에 직결되는 구조라는 점도 이번 합작에 영향을 줬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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