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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온스글로벌, 자회사 합병 미룬 ‘진짜’ 이유는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23 14:25

주주 보호 위해 임시 주총 연기한 휴온스글로벌
합병예정가 밑도는 주가에 휴온스 현금 유출 ‘비상’
합병 캐스팅보트 ‘3%룰’ 적용 셈법에 부담 가중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회장. /사진=휴온스글로벌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회장. /사진=휴온스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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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휴온스그룹이 적자 자회사 ‘휴온스랩’을 사업회사 ‘휴온스’로 흡수합병하려던 계획에 전격 제동을 걸었다. 겉으로는 금융당국의 새로운 지침을 기다리겠다는 ‘주주 보호’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식매수청구권 부담과 의결권 제한(3%룰) 셈법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결정 기다리는 휴온스글로벌

23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휴온스와 휴온스랩 간 합병 찬반을 묻는 임시 주주총회 개최일을 다음 달 3일에서 ‘자회사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회사는 지주사 일반주주들의 의견을 왜곡 없이 반영하고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스스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심해 왔다. 하지만 상세한 지침이 담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발표가 지연되면서 사측이 임의로 결의 방식을 정하지 않고 임시 주총 일정을 미루게 됐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소수주주 권익 보호 기조를 따르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휴온스글로벌은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고 구체적인 제한 방식에 대한 검토를 마치는 대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주총 일정과 내용을 공시할 계획이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는 “이번 임시 주총 연기는 주주 중심 경영이라는 회사의 대원칙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며 “발표될 가이드라인 지침을 적극 수용해 주주들의 의견에 따라 합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주가 32%↓…현금 유출 현실화 될까

휴온스글로벌의 설명에도 시장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사측이 내세운 명분 이면에는 막대한 현금 유출에 대한 부담이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치명적인 뇌관은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식매수청구권’ 문제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회사 측에 정해진 가격으로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앞서 휴온스글로벌은 합병 추진을 발표하며 반대 주주들에게 휴온스 보통주의 주식매수예정 가격을 3만2886원으로 제시했다. 문제는 헐값 매각과 승계 논란 등에 실망한 주주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휴온스 주가는 2만6100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19일 종가 3만8200원 대비 31.67% 급락했다.

현재 가격이 회사가 사주겠다고 약속한 단가보다 20% 이상 낮다. 이대로 주총이 열려 합병안이 처리될 경우 반대 주주들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고 주식을 매도하는 대신 회사에 비싼 값으로 매수를 요구하는 것이 유리하다.

휴온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4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줄었고, 영업손익은 -6억 원으로 적자 전환하는 등 본업 실적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유동부채 역시 지난해 말 1708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801억 원으로 불어났다.

100억 원대 적자의 자본잠식 상태인 휴온스랩을 무증자로 떠안는 것도 벅찬 상황에서 반대 주주들의 매수 청구를 감당하려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의 현금 출혈까지 감내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진퇴양난 빠진 3%룰 셈법…‘플랜 B’ 나올까

막대한 현금 유출 우려와 더불어 합병의 향방을 가를 ‘3%룰(의결권 제한)’ 셈법에 대한 고심 역시 이번 주총 연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앞서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랩의 헐값 매각 논란으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합병 표결 시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막상 세부 적용 방식을 두고는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현재 휴온스글로벌은 윤성태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총 57.14%에 달한다. 만약 소액주주연대의 요구대로 오너 일가 지분을 하나로 묶어 전체 의결권을 3%까지만 제한하는 ‘합산 3%룰’을 적용하면 합병 찬성표가 부족해 표 대결에서 합병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개인별로 3%씩을 각각 인정해 주는 ‘개별 3%룰’을 적용할 경우 최대주주 측 의결권은 15%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 경우 합병안 통과는 수월해지지만, 일반주주의 권익 보호라는 당초 취지를 퇴색시키는 꼼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어떤 방식을 택하든 안건 부결이나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라는 암초를 마주하게 되는 셈이다.

재무적 청구서와 주주들의 거센 반발 앞에 멈춰 선 휴온스그룹이 향후 겹겹이 쌓인 숙제들을 수습하고 시장을 납득시킬 만한 ‘플랜 B’를 내놓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맞춰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합병에 관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임시 주총 연기의 유일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3%룰 적용과 향후 합병 비율 재산정 및 철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발표될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결권 제한 방식을 준용할 예정”이라며 “최종적인 합병 여부는 임시 주총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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