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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N삼성전자·하이닉스도 급등락…펀더멘털 무색해진 K-증시

두경우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4 00:00 최종수정 : 2026-08-19 08:50

VKOSPI 2009년 집계 이후 최고치…역대급 실적에도 주가는 급락
레버리지 ETF · 장 마감 수급이 키운 가격 왜곡

[DQN] 삼성전자·하이닉스도 급등락…펀더멘털 무색해진 K-증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한국 증시가 기업 실적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주가는 한 달여 사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가 하루 만에 20~30%씩 반등하기를 반복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6월19일 장중 37만 4500원까지 올랐다가 7월29일 44.3% 하락한 20만 85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7월30일 20만 7000원까지 한 차례 더 밀렸다가 7월31일 하루 만에 26.8% 급등한 26만 2500원으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6월25일 장중 298만 70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기록한 뒤 7월29일 53.1% 하락한 140만 1000원까지 떨어졌다. 7월30일 132만 2000원으로 저점을 다진 뒤 7월31일 하루 만에 29.9% 급등했다. 삼성전기, 효성중공업 등 반도체 장비·지주사·전력 인프라 대형주에서도 비슷한 급락·급등이 반복됐다.

시장 안정장치의 작동 횟수가 이런 이상 징후를 뒷받침한다. 올해 들어 코스피 사이드카는 8월 6일 기준 총 46회(매도 24회·매수 22회) 발동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간 발동 횟수인 26회를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서킷브레이커도 9회나 발동됐다.

그런데 이 시기 두 회사의 실적은 주가 흐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9조 49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0% 증가했고, SK하이닉스도 7월 29일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7.2% 증가한 60조 5426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63조 5526억 원에는 다소 못 미쳤고, 이날 주가는 9.61% 급락했다. 컨센서스 미스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20% 안팎의 장중 급락과 이틀 뒤 29.9% 급등까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특히 시장 전망치를 웃돈 삼성전자도 고점 대비 44.3%나 하락했다.

[DQN] 삼성전자·하이닉스도 급등락…펀더멘털 무색해진 K-증시이미지 확대보기

주요국보다 유독 컸던 변동성

이 같은 극단적인 등락은 두 종목에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지표에서도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한 VKOSPI는 6월 29일 개장 직후 전 거래일 대비 5.70% 급등해 장중 97.99까지 치솟았고, 96.94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가 지수를 공식 발표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최고치이자, 2008년 10월 29일 장중 103.05를 기록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고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날 급등은 미국발 AI 투자 둔화 우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외국인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각각 3조 8675억 원, 3조 2981억 원 등 합산 7조 1656억 원을 순매도하며 반도체 대형주에 매도 압력이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해외 주요 시장과 비교하면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의 VIX는 3월 11일 25.09까지 올랐지만 8월 10일 15.46으로 내려왔다. 기술주 조정과 지정학적 위험 등 글로벌 불안 요인이 있었지만, 한국처럼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장기간 이어가지는 않았다.

특히 일본 사례는 한국과 더욱 뚜렷이 대비된다. 3월 중동 분쟁 당시 Nikkei VI(닛케이225 옵션 기반 변동성지수)는 장중 66.65까지 치솟았는데, 이때는 VKOSPI(3월 5일 83.58)를 포함한 주요국 변동성 지수도 함께 상승했다. 그런데 6~7월에는 사정이 달랐다. Nikkei VI는 7월 29일 46.5까지 오른 뒤 8월 10일 종가 24.99로 빠르게 내려왔지만, VKOSPI는 7월 말에도 93.27로 높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글로벌 공통 충격에는 함께 반응했던 두 시장이 국내 요인이 두드러진 국면에서는 다른 흐름을 보인 셈이다.

※ 52주 고점은 장중 기준, 8월 10일 수치는 종가 기준 / 자료: 한국거래소·Cboe·JPX·Eurex·TAIFEX 등 각국 거래소 공식 발표)

※ 52주 고점은 장중 기준, 8월 10일 수치는 종가 기준 / 자료: 한국거래소·Cboe·JPX·Eurex·TAIFEX 등 각국 거래소 공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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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역시 반도체 비중이 높은 시장이지만 한국과는 차이가 있었다. Taiwan VIX는 7월 31일 연고점인 40.77을 기록했지만 8월 10일에는 35.46으로 한국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결국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것은 글로벌 요인이 아니라 국내의 거래 구조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두 종목의 가격 변동 자체가 지수에 큰 영향을 준다. 두 종목이 크게 움직이면 코스피·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선물·옵션의 포지션 가치가 함께 변하고, 이는 다시 현물시장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 대형주 가격 변동이 지수를 움직이고 지수 변동이 다시 관련 상품의 포지션 조정을 거쳐 현물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격 변동이 증폭될 수 있다는 의미다.

레버리지 ETF·장 마감 수급이 키운 가격 왜곡

이런 구조에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의 등장은 새로운 변수가 됐다. 올해 5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상장되면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거래가 본격적으로 늘었다. 상장 첫날에만 16종 합산 거래대금이 10조 원을 넘었고, 급락이 이어진 7월 24일에는 관련 상품 거래대금이 10조 2000억 원으로 이날 전체 ETF 거래대금(26조 2000억 원)의 약 40%를 차지했다.

다만 ETF 거래대금이 10조원에 달했다고 해서 운용사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을 그만큼 사고팔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ETF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주고받은 거래대금과 운용사가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실제로 기초자산을 사고파는 리밸런싱 물량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자산이 오르면 추가 매수하고, 내리면 추가 매도하는 방식으로 리밸런싱한다.

이런 수급 압력은 장 마감 동시호가에서 더 커질 수 있다. 15시20분부터 10분간 진행되는 동시호가에 리밸런싱 주문이 몰리면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 물량을 미리 반영해 포지션을 조정할 수 있다. 실제 리밸런싱 주문이 들어오기 전부터 가격이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대규모 주문을 반복 제시했다가 빠르게 취소하며 호가·유동성을 탐색하는 핑잉(Pinging)이 개입하면 마감 직전 수급 불균형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종가가 기초자산 가치보다 특정 주문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가격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 변동성이 옵션시장으로 전이되면 VKOSPI 상승을 추가로 자극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번 변동성을 레버리지 ETF 하나의 영향으로 볼 수는 없다. 대형주 중심의 지수 구조, 외국인 현물 매매, 장 마감 주문 등에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리밸런싱이 겹치면서 가격 변동이 커졌다는 것이다.

규제는 이미 시작됐다…남은 과제는

이 같은 급격한 변동에 금융당국도 제도 개선으로 대응했다. 금융위원회는 7월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 잠정 중단과 광고 금지 등을 담은 보완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애초 8월 예정이던 기본예탁금 강화(1000만 원→3000만 원) 조치를 7월 31일로 앞당겨 시행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관련 상품 거래대금은 시행 전 12조 4485억 원에서 시행 후 8452억 원으로 90% 넘게 급감했다.

하지만 예탁금 규제만으로 이런 거래 구조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장 마감 동시호가에 주문이 쏠리는 구조나 대규모 주문을 반복 제시했다가 취소하는 핑잉 같은 알고리즘 거래 행태는 예탁금 규제와는 별개의 문제다. 주문 제출·취소·체결 패턴을 종합 분석하는 감시 체계나, 마감 시점의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임의 마감(Random End) 도입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여름 한국 증시가 보여준 문제는 기업가치 자체가 아니라, 그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의 취약성이었다. 두 반도체 대장주가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시점에도 주가는 그 실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폭으로 요동쳤다. 단기 대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리밸런싱 물량의 집중을 관리하고 장 마감 주문 구조를 점검하며 알고리즘 거래 감시를 고도화하는 등 시장 설계 전반의 보완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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