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코레일·SR은 오는 9월1일 통합을 목표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양사는 신규 고속철도 차량인 EMU-320 도입을 앞두고 'EMU 고속차량 통합 월간 공정회의'를 열고 제작·시운전·유지보수 체계 표준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동안 코레일과 SR은 각각 EMU-320 17대와 14대를 발주한 뒤 제작 공정을 별도로 관리해 왔다. 그러나 통합을 앞두고 매월 공동 회의를 열어 차량 제작과 운영 준비 과정을 일원화하기로 했다.
◇ 통합 명분은 '중복비용 해소'…좌석 공급도 확대
통합 추진의 핵심 명분은 운영 효율화다. 현재 SR은 차량 정비와 관제·역사 운영 등 상당 부분을 코레일에 의존하고 있다. 두 기관이 별도 조직을 운영하면서 인력과 시스템이 중복되고 비상상황 대응 체계도 이원화돼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철도업계에서는 통합이 이뤄질 경우 하루 공급 좌석이 약 1만6000석 증가하고, 코레일 연간 405억원 규모의 비용이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수서발 고속철도 공급을 확대하고 선로 운영 효율성을 높여 이용객 편의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재무구조 개선 역시 통합의 주요 명분으로 거론된다. 철도업계에서는 장기간 운임 동결과 공익서비스비용(PSO) 보전 부족으로 코레일의 재무 부담이 누적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차량 투자와 서비스 고도화에 제약이 발생해 왔으며, SR 통합이 중복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도업계에서는 이번 양사 통합이 만성적인 재정 악화 구조를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철도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 측은 "정부차원에서 진행되는 통합으로, 아직까지 어떠한 부분에서 좋아질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써는 국토부 발표를 참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경쟁체제 성과도 분명…서비스 개선 이끌어
반면 철도업계 내에서는 통합이 자칫 2013년 이전 독점체제로 회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SR 설립 당시, 정부는 코레일 독점 구조를 완화하고 경쟁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운영 주체를 분리하면 경영 성과 비교가 가능하고 이용자 편익도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실제 SRT는 출범 이후 KTX보다 낮은 운임을 유지하며 가격 경쟁을 펼쳤다. 양사는 좌석 편의성 개선·객실 내 콘센트 확대·고객 응대 서비스 고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하며 서비스 품질 향상에 나섰다. 이에 철도 이용객 입장에서는 요금 경쟁과 서비스 개선이라는 직접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10년 동안 KTX와 SRT가 서로 경쟁하면서 서비스 혁신과 비용 절감 노력이 이어졌던 것도 사실"이라며 "통합 이후 이러한 경쟁 효과가 사라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 통합 이후 청사진 필요…요금 인상 논란도 변수
현재 통합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는 통합 이후 운영 모델이다. 다만, 이는 아직도 명확하게 결정되지 못했다.코레일 중심으로 SR을 흡수하는 방식인지, 별도 브랜드를 유지하는 통합 체제인지도 공식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통합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용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운영 방향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요금 정책 역시 논란거리다. 김태승 코레일 사장은 최근 철도 운임 현실화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통합 이후 KTX 요금 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철도업계 종사자는 "코레일이 주장하는 중복비용 문제가 통합으로 상당 부분 해소된다면 그 효과가 먼저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단순히 적자 해소를 이유로 요금 인상에 나서는 방식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의 목적이 비용 절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10년 동안 KTX와 SRT가 축적한 운영 노하우와 서비스 경쟁의 장점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통합 자체보다 통합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복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서비스 경쟁을 통해 얻었던 이용자 편익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철도업계 전문가는 "국가차원에서 통합이 결정된 만큼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통합에 따른 재무 개선 효과와 요금 정책·서비스 개선 계획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고 신뢰를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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