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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주號 LG생활건강, 북미 엔진 달았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03 00:00

북미, 중국 첫 추월…글로벌 재편 결실
현지 맞춤·온라인 강화 전략 통했다

이선주號 LG생활건강, 북미 엔진 달았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이선주 대표 체제의 LG생활건강이 북미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핵심 브랜드를 앞세워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망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북미 사업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현지 수요를 반영한 제품 전략과 온라인 마케팅 강화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생활건강은 미국 온·오프라인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와 K-뷰티 브랜드 ‘더페이스샵’,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CNP’ 등 여러 브랜드를 통해 미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탈모·미백 등 기능성 제품과 자연주의 콘셉트를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겨냥한 맞춤형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북미서 존재감 키운 LG생활건강

이정애닫기이정애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 체제에서 LG생활건강은 지난해까지 북미 사업 강화를 위해 아마존을 중심으로 더페이스샵, CNP, 빌리프 등 주요 브랜드의 마케팅을 확대해왔다.

지난해에는 북미법인의 186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며 현지 투자를 이어갔다. 다만 오랜 기간 '더후'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사업을 전개해온 탓에 북미시장이 선호하는 가성비와 기초 중심 제품 수요를 빠르게 반영하지 못하면서 눈에 띄는 결과를 받아들진 못했다.

하지만 이선주 대표가 새로 키를 잡으면서 LG생활건강의 북미 전략에 변화가 나타났다. 이 대표는 북미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더페이스샵의 ‘미감수’ 클렌징 라인을 리뉴얼하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현지 맞춤형 전략에 힘을 실었다. 미감수는 한국의 전통 미용 비법인 ‘쌀뜨물 세안’을 LG생활건강의 연구개발(R&D) 기술력으로 재해석한 클렌징 라인이다.

닥터그루트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아마존, 틱톡숍 등 북미 주요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큰 인기를 끌며 올해 1분기 북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이어온 북미 투자에 이 대표가 추진한 현지 맞춤형 제품 전략이 더해지면서 북미 사업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내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지난달 26일 미국 월마트 오프라인 매장 1600여 곳에 대표 클렌징 라인 '미감수 브라이트'를 비롯한 주요 제품 5종을 출시했다. 2024년 캐나다 월마트 진출에 이어 2년 만에 미국 월마트 입점에도 성공했다.

닥터그루트 역시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Sephora) 북미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 선론칭하며 현지 공략을 본격화했다.

최근 미국 세포라 핵심 매장 90여 곳에 특별 진열대인 ‘헤어타워’를 설치하고, 주력 제품인 ‘SRS(Scalp Revitalizing Solution)’ 라인을 선보였으며, 오는 8월에는 미국 전역 400여 개 매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온라인에서도 성과는 뚜렷하다. 지난 6월 진행된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닥터그루트와 유시몰(Euthymol)은 전년 대비 각각 45.9%, 54.3% 높은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브랜드 대표 제품들이 톡톡히 한몫했다. 닥터그루트의 ‘헤어 시크닝 샴푸’와 ‘미라클 인 샤워 모이스처라이징 트리트먼트’는 각각 관련 카테고리 매출 순위 2위에 올랐다.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CNP의 립케어 제품 ‘립세린’은 립버터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했고, 빌리프(belif)는 베스트셀러 ‘아쿠아 밤’에 이어 신규 히어로 제품 ‘프로즌 크림’이 북미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더페이스샵의 ‘미감수 클렌징 티슈’ 역시 ‘메이크업 클렌징 와이프(Makeup Cleansing Wipes)’ 카테고리에서 매출 4위에 자리했다.

북미시장 성과, 실적 성장으로

북미시장의 성과는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뷰티부문 매출은 771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4.3% 빠진 1078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해외 매출은 54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다. 특히 북미시장에선 매출액이 1680억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다. 전체 뷰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로, 4%포인트 증가했다.

북미는 LG생활건강 해외 사업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중국 중심이었던 해외 사업 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북미시장에서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가 향후 LG생활건강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분기 실적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이 성장하면서 올해 2분기 LG생활건강의 북미 매출이 처음으로 중국을 넘어섰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시장으로 사업 축을 넓히는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번 2분기 해외 매출은 5845억 원으로 전년보다 12.6%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북미 매출은 2058억 원으로 47.3% 늘어난 반면 중국 매출은 1760억 원으로 5.0% 감소했다. 북미 매출이 중국을 넘어선 것은 LG생활건강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일부 미국 관세 환급 효과가 실적에 반영됐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과학적 R&D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들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다. 매출은 1조657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고, 영업이익은 87.5% 증가한 1028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차별화된 R&D 역량을 기반으로 성장성이 높은 시장과 핵심 채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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