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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에 계륵 전락’ SK 전기차 삼형제, 정상화는 언제쯤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2 12:39

SK온‧넥실리스‧시그넷, 캐즘 장기화로 모회사까지 부담
그룹 리밸런싱 과정서 합병‧유증 등 지원으로 버티기
SK온‧넥실리스, ESS 돌파구…시그넷, 글로벌 수출 확장

왼쪽부터 이용욱 SK온 대표이사, 조형기 SK시그넷 대표이사, 김종우 SK넥실리스 대표이사. / 사진=각사

왼쪽부터 이용욱 SK온 대표이사, 조형기 SK시그넷 대표이사, 김종우 SK넥실리스 대표이사. /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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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SK그룹은 전기차 시대 도래와 함께 지주사와 중간 지주사를 통해 SK온(배터리), SK넥실리스(동박), SK시그넷(충전기) 등을 설립 및 인수했다. 다양한 전기차 관련 사업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삼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2023년부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발발하자 미래 희망에서 고민거리로 전락했다. 떨어지는 실적에 모회사들의 재무 부담도 커지며 그룹 리벨런싱의 주요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계열사 간 합병을 비롯해 모회사 자금 조달로 버티던 SK그룹 전기차 계열사들은 캐즘 완화 국면과 새로운 사업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SK온과 SK넥실리스는 ESS(에너지저장장치)로 사업 확대를 가속하고 있으며, SK시그넷은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SK온‧넥실리스‧시그넷, 캐즘에 모회사도 발목

SK그룹에서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2021년 SK그룹 에너지 중간 지주사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로 출범했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필두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였다.

하지만 SK온은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보다 뒤늦은 시장 진입으로 글로벌 고객사 확보 등에 뒤처지며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연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SK온이 창립 이후 지난해까지 기록한 누적 적자도 약 4조 원에 이른다.

SK온의 부진은 모회사 SK이노베이션도 부담이다. SK이노베이션 사업 부문 중 SK온이 속한 배터리/소재 부문은 2024년과 2025년 각각 1조4095억 원, 1조1065억 원으로 2년 연속 1조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화학 부문이 2024년까지 매년 1조5000억 원에서 2조 원 가량 영업이익을 내며 배터리/소재 부문 적자를 상쇄해 왔다. 하지만 에너지/화학 부분도 2025년 정유 사업 불황 등으로 영업이익이 8366억 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손실 269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에너지/화학 부문은 2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배터리/소재 부문은 421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동박 사업을 담당하는 SK넥실리스도 모회사 수익성에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SK넥실리스는 화학 소재 지주사인 SKC가 2020년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 사업 진출을 위해 약 1조2470억 원을 투자해 인수한 계열사다.

동박은 배터리의 음극집전체로 전기 화학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전자를 모으거나, 전기화학반응에 필요한 전자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IT 기기 배터리에 주로 쓰이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로 떠올랐다.

SK넥실리스는 2022년까지 연간 흑자를 기록하는 등 알짜역할을 했다. 하지만 캐즘이 본격화된 2023년 약 68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 2024년과 2025년 각각 영업손실 1676억 원, 191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폭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SK넥실리스가 SKC 전체 영업손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2.9%에 이른다.

SK넥실리스와 마찬가지로 SK그룹이 전기차 시대를 맞이해 인수한 SK시그넷도 캐즘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그룹 지주사 SK(주)가 2021년 전기차 충전기 제조 업체 ‘시그넷EV’를 약 3000억 원에 인수하며 계열사에 편입됐다.

SK시그넷은 SK그룹 편입 직후 연도 202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했지만 2023년 영업손실 149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024년에는 영업손실 2427억원으로 적자폭이 증가했지만, 2025년 품질 혁신과 사업 효율화를 통해 영업손실을 484억 원으로 줄였다.
(위쪽부터) SK온, SK넥실리스, SK시그넷 최근 3년간 연간 실적 추이. / 사진=딥서치

(위쪽부터) SK온, SK넥실리스, SK시그넷 최근 3년간 연간 실적 추이. / 사진=딥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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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봄은 온다…모회사 정상화 노력

SK그룹이 미래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설립한 계열사들이 캐즘과 함께 계륵으로 전락하며 그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SK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리밸런싱 기조가 불면서 최우선 정리 계열사로 항상 언급됐다.

하지만 SK온, SK넥실리스, SK시그넷 모회사들은 정리 대신 정상화를 선택했다. 체질 개선과 사업 구조 개편으로 캐즘 이후 있을 시장 강화에 중심을 둔 결정이었다. 모회사들은 자금 지원은 물론 산하 알짜 계열사와 합병 등을 통해 정상화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ESS 등 사업 확대를 추진하며 지속 가능성을 높였다.

먼저 재무 체력 증진이 최우선 과제인 SK온은 SK이노베이션 알짜 계열사들과 합병을 단행했다. 발주사들이 수주사 재무 건전성을 중요한 판단 요소로 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각계열사들과 사업적 시너지와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목표였다.

2024년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 시작으로 2025년 2월 SK엔텀, 11월 SK엔무브까지 석유·트레이딩·윤활유 등 SK이노베이션 내 알짜 계열사들을 흡수합병했다. 해당 계열사들은 SK이노베이션에서도 꾸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계열사들이다.

이와 함께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고 ESS 사업 확대를 가속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ESS 운영실'과 'ESS 세일즈실'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ESS 연구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올인원 사업 조직을 완성했다.

생산 거점도 ESS 생산 라인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미국 포드와 합작해 설립한 블루오벌 SK을 단독 운영으로 전환하고 라인 일부를 ESS로 전환했다. 또 중국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와 합작 운영하던 중국 공장도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옌청 공장만 단독 운영하기로 했다. 해당 공장도 ESS 전환을 계획 중이다.

최대진 SK온 ESS사업실장은 “미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화 수요가 동시에 커지고 있는 핵심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고객과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넓혀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과 화재 안전성 관련 기술력을 적극 알리고, 북미 ESS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넥실리스는 모회사 SKC가 IPO 대신 사모펀드를 통한 정상화를 시도했다. 지난해 IMM과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해 밸류업을 시도한 뒤 약 5년 후 지분을 다시 재매입하는 것을 골자로 약 3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했다. 하지만 아직 양사의 계획은 본계약 상태에서 답보 상태에 빠진 상태다.

최근 SKC는 자체적으로 SK넥실리스 정상화에 나서는 보습이다. 특히 기존 배터리 동박 사업뿐만 아니라 ESS 향 동박사업으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동박 사업까지 확장해 로봇,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소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한때 매각 가능성까지 언급됐던 SK시그넷은 모회사 SK㈜의 자금 지원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SK(주)는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SK시그넷 유상증자에 7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SK(주)는 지난해 3월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SK시그넷에 115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인수 이후 약 300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SK시그넷은 이를 통해 북미 생상 능력을 확대하는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회사는 2023년 미국 텍사스주 플라노에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100kW급과 350kW급 초급속 충전기 생산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EV 충전 인프라 사업자 synergEV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북미 초급속 충전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양사는 미국 내 EV 충전 허브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충전기 공급, 운영 지원, 소프트웨어 연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향후 멕시코 및 중남미 시장으로의 확대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서영훈 SK시그넷 운영총괄 겸 미주법인 CEO는 “이번 협력은 북미 시장 내 초급속 충전 인프라 사업 확대와 함께 중남미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SK시그넷의 초급속 충전 기술력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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