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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진격’ 앞두고 ‘내부 파업’ 암초

정채윤 기자

chaeyun@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3 10:41

성과급 산정 방식 두고 노사 진실공방
본사 첫 파업 위기에 ‘AI 로드맵’ 차질 우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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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카카오가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위기라는 중대 기로에 섰다. 보상 체계의 불투명성과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누적되면서 노사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특히 카카오가 차세대 먹거리로 공들이고 있는 ‘AI 에이전트(인공지능 비서)’ 로드맵 가동을 앞두고 터져 나온 이번 갈등은 기술 고도화의 핵심인 인적 자원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과급 연동제 둘러싼 노사 간 ‘진실공방’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조정 신청에는 카카오는 본사를 포함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는 노사 간 자율 교섭이 최종 결렬되면서 공식적인 조정 절차에 돌입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카카오 노사는 임금 교섭 과정에서 성과급 체계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재 갈등의 핵심 쟁점은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도입 여부로, 교섭 과정에서 제시된 규모와 방식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카카오 사측은 별도 기준 영업이익의 약 10%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카카오 별도 영업이익 약 4400억 원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직접 요구하지는 않았으며, 제시한 성과급 규모를 환산하면 약 13~15%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노조 주장 및 사측 입장. /자료=카카오 크루유니언, 카카오

카카오 노조 주장 및 사측 입장. /자료=카카오 크루유니언,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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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영업이익 10% 성과급 요구와 관련해 “교섭 과정에서 회사가 제안해 검토됐던 여러 안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회사가 해당 숫자만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은 구성원들을 수억 원대 성과급을 요구하는 집단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한 프레임 작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카카오의 영업이익 규모와 적자 법인이 존재하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이를 단순 비교해 비판 여론을 만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성과급 규모와 산정 방식에 대한 입장 차이가 끝내 좁혀지지 않으면서 교섭은 결렬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며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노동위 조정은 노사 간 자율 합의가 무산될 경우 중재에 나서는 절차다.

노조는 교섭 결렬의 본질적 원인이 단순한 성과급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진의 태도에 있다고 주장한다. 사측이 보상 기준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교섭 과정에서 교섭대표를 수차례 교체하는 등 신뢰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노동시간 초과 문제와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실질적 조치가 부족했던 점도 갈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노조는 “성과급 규모와 관련해서는 교섭 과정에서 검토했던 여러 가지 제안 중 하나에 불과할 뿐 교섭 결렬의 핵심 쟁점은 아니었다”며 “노동시간 문제를 방치하고, 일방적 의사결정을 반복하며, 교섭을 시간 끌기 대상으로 삼아온 경영진의 태도가 오늘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조기 합의’ 네이버와 대비되는 행보…20일 판교 집회 가능성


이는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산정 기준의 불투명성을 이유로 단체행동을 벌인 것과 유사한 흐름으로, IT 업계 전반에서 보상 체계의 안정화와 투명성 요구가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네이버 제2사옥 ‘1784’

네이버 제2사옥 ‘1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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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카카오의 갈등 양상은 경쟁사인 네이버가 최근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더욱 대비되고 있다. 네이버 노사는 집중 교섭 3주 만에 올해 임금 인상률 5.3%안에 전격 합의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AI 주도권 경쟁이라는 공동의 위기의식 아래 노사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수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네이버 노사는 소모적인 보상 논쟁 대신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셈이다.

반면 카카오 노조는 오는 20일 판교역 광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 것을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조정 기일인 오는 18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예고된 결의대회가 현실화되면 이는 본사 인력이 포함된 역사상 첫 파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AI 에이전트 플랫폼 전환 가속화와 인적 리스크 충돌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한 메신저 기능을 넘어 이용자의 일상을 관리하고 명령을 수행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통합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개발 인력이 대거 포함된 본사 노조와의 갈등이 파업으로 치달을 경우, 기술 고도화와 신규 서비스 출시 일정, 서비스 안정성 유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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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글로벌 빅테크와의 AI 주도권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서 터져 나온 이번 내부 갈등은 카카오의 기술 경쟁력을 저해하는 심각한 요소로 지목된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핵심 인력의 사기 저하를 미래 경쟁력 훼손 요인으로 우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카카오 역시 유사한 인적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다.

AI 에이전트의 성공 여부가 고도화된 모델 개발과 정교한 서비스 설계에 달려 있다는 점도 부담을 키운다. 이는 결국 고숙련 개발 인력의 집중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적 자원이 핵심인 IT 산업 특성상, 내부 신뢰 약화는 정신아닫기정신아기사 모아보기 대표가 공언한 혁신 속도를 둔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노사 갈등의 조속한 봉합 여부가 카카오의 차세대 성장 동력인 AI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이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고 전략 실행력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은 막대한 인프라 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보상 체계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보다는 기업 생존과 성장에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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