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완 우리은행장 / 사진=우리은행
정진완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37% 가까이 늘리며 자산건전성 관리에 나섰다.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매각액이 늘었는데, 그 결과 부동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업권의 연체율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은 0.33%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손실흡수력을 나타내는 NPL커버리지비율은 161.1%까지 낮아지며 부담을 남겼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 여파가 취약 차주와 일부 경기민감업종에 남아 있는 만큼, 우리은행의 건전성 관리는 단순한 부실채권 정리를 넘어 신규 부실 유입 억제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대기업은 상각, 중소기업은 매각 중심 관리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총 4080억원 규모의 채권을 상각·매각 처리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2980억원 대비 1100억원, 36.9% 증가한 규모다. 2024년 1분기 2930억원과 비교해도 39.2%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상각 규모는 1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1120억원 대비 27.7% 증가했다. 매각 규모는 2650억원으로 같은 기간 1860억원에서 42.5% 늘었다. 기존 부실을 장부에서 덜어내고 외부 매각을 통해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된 셈이다.
상각에서는 대기업 여신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대기업 상각 규모는 560억원으로 집계됐다. 팩트북상으로 지난해 1분기에는 대기업 상각이 없었으나, 올해 들어 일부 대기업 여신에서 손실 인식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상각은 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870억원보다 줄었고, 가계 상각은 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250억원보다 늘었다. 우리은행은 "일부 계열사에서 발생한 일회성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매각에서는 중소기업 여신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2320억원으로 전체 매각액의 약 88%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1270억원과 비교하면 82.7%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대기업 부실채권 매각은 없었고, 가계 매각 규모는 330억원으로 집계됐다.
NPL커버리지 하락, 중소기업 차주 부담
이처럼 상매각 규모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건전성 지표는 소폭이지만 나빠졌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총여신은 337조8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329조8230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NPL비율은 0.32%에서 0.33%로 0.01%p 상승했다. 상승폭만 놓고 보면 제한적인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은 2024년 1분기 6750억원에서 2025년 1분기 1조573억원, 2026년 1분기 1조986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은행의 손실흡수력을 나타내는 NPL커버리지비율은 2024년 1분기 279.5%에서 2025년 1분기 188.4%, 2026년 1분기 161.1%까지 낮아졌다.
우리은행은 "고정이하 여신 증가에 따라 NPL커버리지가 하락했는데, 이는 상각 금액의 증가에 기인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하는 한편, "신규로 편입되는 NPL여신의 충당금 적립액은 담보 가치가 반영돼 적립되는 한편, 충당금적립비율이 높은 신용부 NPL의 상각 실행으로 적립된 충당금이 감소해 NPL커버리지가 하강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고정이하여신의 세부 항목을 보면 올해 1분기 고정 여신은 7950억원으로 전년동기(7530억원)보다 증가했다. 회수의문 여신은 1440억원으로 전년 동기(1670억원)보다 줄었지만, 추정손실 여신은 1590억원으로 전년동기(1370억원)보다 늘었다.
은행권에서 상·매각은 통상적인 건전성 관리 수단이다. 회수 가능성이 낮은 여신을 장부에서 정리하면 NPL비율과 연체율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신규 부실 유입이 계속되면 상·매각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대규모 상·매각에도 NPL비율이 소폭 상승했다는 점에서, 부실 정리와 신규 부실 억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해석된다.
차주별로 보면 중소기업 부문이 가장 큰 부담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중소기업 NPL비율은 0.53%로 전년 동기 0.51%보다 0.02%p 상승하며 상승폭이 컸다. 같은 기간 가계 NPL비율은 0.18%에서 0.19%로 0.01%p 올랐고, 대기업 NPL비율은 0.26%에서 0.24%로 오히려 낮아졌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 인건비·원가 부담이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의 상환 여력이 약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 측은 "중동전쟁, 고유가, 고환율 등 경제여건 악화로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에 따른 중기대출 연체 증가라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업종별 연체율은 안정세, 신규 부실 억제가 관건
적극적인 상매각 결과 업종별 연체율은 부동산업에서만 올랐을 뿐, 대부분의 주력 업종에서는 큰 폭의 개선이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우리은행의 부동산업 NPL비율은 0.41%로 전년 동기 0.24%에서 0.17%p 상승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지방 부동산 경기 둔화, 미분양 부담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업종의 건전성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제조업 NPL비율은 0.47%에서 0.35%로 낮아졌고, 건설업은 0.57%에서 0.38%로 개선됐다. 도매 및 소매업도 0.61%에서 0.55%로 낮아졌다. 금융 및 보험업은 0.44%에서 0.02%로 크게 하락했고, 농업·임업·어업은 1.90%에서 1.06%로 마찬가지로 크게 낮아졌다. 과학 및 기술업은 0.40%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우리은행의 건전성관리 관건은 상·매각 규모 자체보다 신규 부실 유입을 얼마나 억제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매각은 이미 발생한 부실을 정리하는 사후 관리 수단이다. 단기적으로는 NPL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취약 차주와 경기민감업종에서 부실이 계속 유입되면 같은 부담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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