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기준 7~10등급 중소기업 담보대출 이자가 가장 낮은 신한은행과 가장 높은 우리은행의 금리다. 1~3등급 중소기업 담보대출의 경우 최고금리 은행과 최저금리 은행의 이자 차이가 0.25%p에 불과하지만, 등급이 낮아지면서 스프레드가 10배 이상 벌어진다. 이는 각 은행별로 중소기업대출 관련 금리·자산 전략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특히 무역분쟁, 중동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생산적·포용금융 기조로 4대 시중은행은 내부 상황과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해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금리인하 압박, 평균금리↓
계속되는 금리하락기와 금융당국의 더욱 강해진 상생금융 압박은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한 차례 반등 구간을 거쳤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락 압력이 컸다.KB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025년 6월 4.20%에서 올해 5월 기준 4.16%로 0.04%p 낮아졌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5.39%에서 5.31%로 0.08%p 하락했다. 신한은행은 금리 인하 폭이 가장 컸다.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27%에서 4.08%로 0.19%p,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73%에서 4.46%로 0.27%p 낮아졌다.
우리은행도 담보대출 평균금리가 4.47%에서 4.38%로 0.09%p,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5.39%에서 5.23%로 0.16%p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평균금리 수준이 높은 편이며, 지난 5월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의 경우 유일하게 평균금리가 상승했다.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32%에서 4.36%로 0.04%p,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53%에서 4.66%로 0.13%p 올랐다. 다만 하나은행의 금리 수준은 다른 은행과 비교해 과도하게 높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우량·취약 차주 간 스프레드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민, 저신용 위험 프리미엄↑
KB국민은행은 타 은행 대비 리스크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 담보대출 금리는 작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4% 초반대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신용대출 평균금리의 경우 같은 기간 5.39%에서 5.31%로 하락했음에도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우량·취약 차주 간 금리 스프레드에서도 이 같은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담보대출 금리 스프레드는 2025년 6월 2.23%p에서 올해 5월 기준 2.43%p로 0.2%p 상승한 반면, 신용대출 스프레드는 같은 기간 5.12%p에서 6.25%p로 1,1%p 이상 확대됐다. 담보대출 금리를 낮춰 평균금리 인하 압력에 대응하면서도 신용위험이 높은 차주에 대해서는 위험 프리미엄을 강화한 것이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을 살펴보면 2025년 6월 148조 5000억원에서 2026년 3월 151조 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출 규모를 확대하면서 평균금리는 크게 높이지 않았지만, 신용대출 내 차주별 가격 차등을 키워 수익성과 리스크를 방어한 셈이다. 중소기업 여신 기반은 유지·확대하되,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저신용 차주 부실 가능성은 금리 스프레드 확대로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신한, 평균금리 인하폭 '최대'
신한은행은 4대 은행 중 가장 적극적으로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낮췄다.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025년 6월 4.27%에서 5월 기준 4.08%로 낮아졌다. 지난 3월 한 차례 반등했지만, 최신 기준으로 보면 2025년 6월보다 0.19%p 낮다.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같은 기간 4.73%에서 4.46%로 하락했다. 하락폭도 0.27%p로 4대 은행 중 가장 컸다.스프레드 측면에서도 완만한 가격 체계를 유지했다. 담보대출 스프레드는 2025년 6월 1.32%p, 5월 기준 1.47%p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용대출 스프레드는 작년 6월 6.69%p에서 지난 5월 2.64%p로 오히려 축소됐고, 이 역시 4대 은행 중 최저 수준이다. 이는 신한은행이 평균금리를 낮추면서도 우량·취약 차주 간 금리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격 정책을 조정했음을 시사한다.
정부의 포용 금융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행했다는 의미다. 평균금리 하락은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으나, 신한은행의 경우 중소기업대출 규모를 7조원 가까이 늘리며 이익을 방어하고 생산적 금융을 확대했다.
하나, 스프레드 낮춰 포용 실천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중소기업 대출 평균금리를 올린 곳은 하나은행이다.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025년 6월 4.32%에서 5월 기준 기준 4.36%로 올랐고,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같은 기간 4.53%에서 4.66%로 상승했다.해당 수치만 보면 금리 방어 성향이 강한 것 같지만, 우량·취약 차주 간 스프레드를 보면 균형을 위한 노력이 포착된다. 하나은행의 담보대출 스프레드는 2025년 6월 1.87%p에서 5월 기준 1.59%p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신용대출 스프레드도 작년 6월 4%p에서 지난 5월 2.83%p로 낮아졌다. 평균금리는 소폭 높였지만, 취약 차주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을 상대적으로 낮추므로 포용금융을 실천한 것이다. 대신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수익성 방어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대출 6조원 이상 늘렸다.
우리, RWA 관리 위한 리밸런싱
우리은행은 가장 보수적인 중소기업 대출 자산관리 전략을 보였다.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025년 6월 4.47%에서 5월 기준 4.38%로 낮아졌지만, 4대 은행 중 가장 높다.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같은 기간 5.39%에서 5.23%로 하락했으나 국민은행과 함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스프레드를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자산 리밸런싱 전략이 더욱 두드러진다. 우리은행의 담보대출 스프레드는 작년 6월 4.22%p부터 지난 5월까지 전 기간 4대 은행 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 신용대출 스프레드 역시 작년 12월에는 9%p를 돌파했고, 올해 5월 기준 8.87%p로 압도적이다.
저신용 중소기업 차주에 대해 가장 강한 위험 프리미엄을 부과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기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히 담보가 있는 대출에서도 스프레드가 크다는 점은 단순히 신용대출 리스크만 반영한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여신 전반에서 보수적인 가격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보수적인 전략 취한 배경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강한 자산리밸런싱으로 RWA 규모를 줄여 우리금융그룹의 CET1비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밸류업 지표를 타 금융지주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CET1비율이 12.9%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았으나, 올해 1분기 13.6%로 급상승했다.
대출 규모 변화도 이를 뒷받침한다. 금융당국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2025년 6월 126조 1000억원에서 2026년 3월 124조 6000억원으로 감소,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잔액이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건전성과 밸류업 관리를 위해 1분기까지는 보수적인 전략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 CET1비율이 크게 개선된 만큼, 2분기부터는 생산적 금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중기대출 관련 전략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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