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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박인원, 로봇王이 되거나 혹은...

정채윤 기자

chaeyun@

기사입력 : 2026-04-27 00:00

美투자·R&D확대 할건 다 하는데
11년 연속 적자에 매출마저 하락
그래도 IPO 후 수익률은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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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사장

▲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사장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지난해까지 11년째 연속 적자. 그럼에도 주가는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평가 논란 속에서 지난 2022년 말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오너 4세 박인원 사장이 북미 투자 확대와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이란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는?

시가총액 5조...600억 적자

두산로보틱스는 두산그룹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2015년 7월 설립한 협동로봇(코봇) 기업이다. 2017년 국내 첫 협동로봇 상용화를 이룬 뒤 2018년 매출 99억 원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매출이 450억 원까지 커졌다.
시장은 이 성장곡선을 높이 평가했다. 2023년 10월 코스피 입성 과정에서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주당 2만6000원에 발행가를 확정했고, 회사는 4212억 원 자금을 확보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5조 원대에 형성되며 국내 협동로봇 대표주로 자리하고 있다.

두산그룹 오너 4세 박인원 사장은 2023년 1월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올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이 연임을 실적 성과를 인정한 결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 이후 매출은 줄고 적자는 커지는 흐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두산로보틱스에는 상장 이후 10년 이상 흑자 경험이 없다. 이른바 ‘지속적 적자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매출 530억 원대를 정점으로 2024년 470억 원, 2025년 330억 원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최근 3년간 매출이 38% 이상 축소됐다.

반면, 적자는 계속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23년 192억 원, 2024년 412억 원, 2025년 595억 원으로 늘었다. 영업손실률이 30%대에서 180%대까지 치솟았다.

결국 시장은 박인원 사장 연임을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 그룹 차원에서 로봇 사업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두산 오너가 의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주가가 버티는 이유는...

주가가 실적 악화만큼 급락하지 않은 것은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2023년 상장 당시 공모가가 2만60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3년 연속 적자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는 9만 원대. 약 240%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촉매로 작용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산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는 사업 재편안이 2024년부터 논의됐다.

하지만 관련 논의는 소액주주 반발과 금융당국 제동으로 지연되며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2024년 7월 사업 재편안 발표 직후 주가가 하루 만에 28% 폭등하며 장중 10만 원 선을 돌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두산로보틱스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합병 비율 산정 시 성장성을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개편안은 여러 차례 수정됐다.
이는 시장이 두산로보틱스를 단순한 개별 상장사가 아니라 두산그룹 미래 성장 옵션, 즉 전략적 자산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적 기대감도 주가 방어벽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34% 고성장이 예견되는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인건비 높은 북미·유럽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2027년경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시장 성장성과 그룹 차원 자산 재편 기대를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확장에 239억 투입

두산로보틱스는 적자 논란 속에서도 해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북미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법인 ‘두산로보틱스 아메리카’에 약 239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22년 설립된 이 법인은 지난해 107억 원 손실을 기록하는 등 매년 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자본총계가 -25억 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두산로보틱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됐다. 지난해 R&D 비용은 매출의 약 26% 수준으로, 전년(15%) 대비 크게 늘었다.

일각에서는 R&D 확대에 걸맞는 성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함께 피지컬 AI를 상용화 단계로 끌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두산로보틱스는 기술 내재화에 따른 매출 기여도는 아직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투자 강도는 높아졌으나 수익화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이 따른다.

이 같은 수익화 지연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두산로보틱스는 ‘사업 모델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란 카드를 내밀었다. 하드웨어 판매라는 단발성 매출 구조만으로는 글로벌 경쟁 심화와 가격 경쟁 리스크를 극복하고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회사는 하드웨어 중심에서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 중이다. 지난해 미국 자동화 솔루션 기업 원엑시아를 356억 원에 인수한 뒤 기존 북미 법인을 흡수합병해 로봇 공급·시스템 통합(SI)·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턴키 역량’을 확보했다. 로봇만 파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작동하는 시스템 전체를 설계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래서 두산로보틱스에 올해는 각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두산로보틱스 향방을 가를 분수령을 맞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미·유럽 수주 확대와 솔루션 사업 성과가 나오면 현재 적자는 선제 투자로 재평가될 수 있다. 반대로 매출 정체가 지속되면 박인원 사장 실험은 그룹 성장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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