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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美 조선소에 ‘짓는 법’부터 ‘운영법’까지 통째로 전수한다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30 12:00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 현대화 협력 MOU
지난 3월 정관 사업목적 첫 실행

HD한국조선해양이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 ‘미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조선소 현대화 협력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패트릭 켈리 프레이저 인더스트리 대표. /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이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 ‘미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조선소 현대화 협력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패트릭 켈리 프레이저 인더스트리 대표. /사진=HD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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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HD현대가 미국 조선소를 상대로 설계·건설부터 운영 노하우까지 패키지로 넘기는 사업에 처음 나선다. 단순 기술 자문이 아니라 ‘조선소를 짓고 돌리는 방법’ 자체를 수출하는 방식이다.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이달 미국 프레이저 인더스트리(Fraser Industries LLC)와 ‘미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조선소 현대화 협력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체결식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고,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와 신종계 기술자문, 패트릭 켈리 대표 프레이저 인더스트리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정관 내 사업목적에 ‘디지털 엔지니어링·매뉴팩처링 플랫폼 개발 및 공급업’을 새로 추가하면서 ‘조선소 건설 종합 솔루션’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협약은 이를 실제로 수행하는 첫 케이스인 셈이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조선소 진단과 솔루션 도출, 야드·공장 레이아웃 설계, 로봇·자동화 설비 도입, 비용·공정·품질·생산성 최적화, AI·데이터 기반 디지털 솔루션 적용, 공급망 확대 및 기술 인력 양성까지 조선소 구축부터 운영까지 전 주기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소 설계·건설 노하우와 생산·운영 시스템, 데이터 관리법 등 스마트 조선소 구현에 필요한 요소와 기술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해 ‘조선소를 짓고 운영하는 방법’을 통째로 전수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는 연내 ‘조선소 현대화 컨설팅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오대호 가운데 하나인 슈피리어호 연안에 있는 프레이저 조선소를 미국 조선산업 재건의 ‘실증 모델’로 삼을 방침이다. 오대호 지역이 실증 무대로 낙점된 배경에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미국 내 선박 건조 및 유지·보수 활동의 거점이자 핵심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프레이저 조선소는 핀칸티에리 마린 그룹(Fincantieri Marine Group), 돈존 마린(Donjon Marine) 등과 함께 ‘오대호 조선 동맹’을 구축해 미국 해안경비대의 신형 경쇄빙선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해양 번영 지대’ 구상과 맞물려, 오대호 지역이 미국 조선업 재건의 핵심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HD현대 측 설명이다.

이번 협약은 한미 양국이 추진 중인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와 맞물려 있다. 마스가는 한국의 대미 투자 패키지 가운데 150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가 조선 협력에 배정되며 본격화한 한미 조선 협력 구상으로, 상선·군함 건조 역량이 뒤처진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경쟁력을 가진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구도다.

국내 조선 3사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HII)와 손잡은 파트너십 모델을 취하고 있는데, 이번 프레이저 조선소 협약도 자체 조선소를 미국에 직접 짓는 대신 설계·기술·운영 노하우를 수출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앞서 HD현대삼호는 HMM의 미국 계열사 워싱턴항만터미널(WUT)과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항에 항만크레인 4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마스가의 사업 영역을 조선소를 넘어 항만 인프라로 넓힌 바 있다. 조선소 설계·운영 노하우 수출(HD한국조선해양)과 항만 장비 공급(HD현대삼호)이 함께 진행되면서, HD현대그룹 전반이 ‘건조’ 자체보다 ‘인프라·시스템’ 영역에서 마스가 협력의 저변을 넓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HD현대는 이번 협약 외에도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현지 건조 협력, 인력양성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기선닫기정기선기사 모아보기 HD현대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 퓨처테크 포럼’ 기조연설에서 HD현대가 미국의 새로운 해양 르네상스 시대를 함께 여는 든든한 파트너로서, 미국 조선업의 혁신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취지로 설명바 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HD현대의 ‘조선소 수출’ 모델이 프레이저 조선소를 넘어 다른 미국 조선소로 확장될지도 주목된다. HD현대가 그동안 쌓아온 스마트 조선소 노하우가 하드웨어 수출이 아닌 ‘시스템·운영 노하우’ 수출로 확장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이번 협약을 향후 유사 계약의 ‘표준 모델’로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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