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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마을 재건축 ‘신탁사 해지’ 충돌…주민 갈등 확산

주현태 기자

gun1313@

기사입력 : 2026-04-10 11:22

양지마을 주민대표단, 한국토지신탁 계약 해지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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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주민들이 한국토지신탁 계약 해지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사진=양지마을 주민대표단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주민들이 한국토지신탁 계약 해지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사진=양지마을 주민대표단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경기 성남 분당 양지마을 통합재건축이 신탁사 계약 해지를 둘러싸고 주민 간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주민대표단은 최근 한국토지신탁과의 업무협약(MOU)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협약 체결 이후 10개월 만이다.

주민대표단은 신탁사의 ‘불성실 대응’과 ‘사업 혼선 유발’을 해지 사유로 제시했다. 예정된 사업 일정에 맞춰 두 차례 수수료 제안을 요청했으나 회신이 없었고, 제3의 단체와 별도 설명회를 열어 소유주 판단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 ‘찬성 75%’ 논란…대표성 공방 격화

주민대표단은 3월20일부터 30일까지 전체 4871가구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투표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1742가구가 참여해 투표율은 36%를 기록했다. 주민대표단에 따르면, 참여가구 중 75%인 1315가구가 해지 후 공정경쟁입찰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주민대표단은 이를 근거로 신탁사 교체와 함께 경쟁입찰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들은 ▲소유주 이익 극대화 ▲주민 의견 반영 ▲검증된 사업자 선정 ▲공정성 확보 등 4대 원칙을 내세웠다. 대표단은 오는 7월까지 사업시행자 지정고시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대표성 부족·사실 왜곡을 문제로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다.

양지마을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추진위원단은 설명자료를 통해 “해지 찬성 75%는 참여자 기준일 뿐 전체 소유주 기준으로는 약 27% 수준”이라며 “대다수 소유주 의사가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 전략환경평가·설명회 두고 충돌

특히 전략환경영향평가 누락 논란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이 크게 엇갈린다. 주민대표단은 신탁사의 실수로 평가가 누락돼 사업 차질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반면, 재준위 측은 “이는 실수가 아닌 구역 지정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며 “구역 면적을 조정해 평가 절차를 생략함으로써 올해 1월26일 특별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완료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신탁사 역시 같은 입장이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누락은 사실이 아니며, 관계기관 협의와 법령 검토를 거쳐 비대상으로 정리한 사안”이라며 “이는 실수가 아닌 절차에 따른 판단”이라고 말했다.

설명회 개최 주체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주민대표단은 신탁사가 ‘제3의 임의단체’와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준위 측은 “설명회 주체는 구역 내 정당한 소유자 단체”라며 “예비사업시행자로서 다양한 소유주와 소통하는 것은 정상적인 업무 범위”라고 반박했다.

◇ 수수료·대표성 문제…신탁사 반박

수수료 제안 미응답 논란도 쟁점이다. 주민대표단은 신탁사가 두 차례 요청에도 응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탁사와 재준위 측은 주민대표단 내부의 대표성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다. 주민대표단 임기가 특별정비구역 지정 고시일까지로 명시된 가운데, 임기 종료 여부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법적 대표성이 불분명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신탁사 관계자는 “대표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조건을 제안하는 것은 절차적으로 불가능했다”며 “경쟁입찰 논의가 공론화되면서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계약 해지의 법적 효력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주민대표단은 3월31일 해지 공문을 발송했지만, 재준위 측은 “현재 해지 합의가 논의 중일 뿐 정식 해지합의서 날인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양지마을 재건축은 신탁사 교체를 둘러싼 정당성과 더불어 대표성 확보 문제로 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 노특법 시한 압박 속 주도권 경쟁

특히 오는 8월4일 시행 예정인 노후계획도시정비법(노특법) 개정안도 사업 추진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재준위 측은 개정안 시행 이전에 사업시행자 지정고시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동의 요건이 강화돼 사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민대표단 역시 7월 내 지정고시 완료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어, 양측 모두 ‘시간 압박’ 속에서 주도권 확보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1기 신도시 재건축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소유주들 간의 사업 주체 갈등으로 보고 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둘러싼 분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신탁업계 관계자는 “대표성 논란과 절차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하면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법적 정합성 확보가 관건”이라며 “양지마을 재건축 같이 주민들끼리 시작전부터 분열이 되고, 장기 갈등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판단되면 신탁사는 물론 시공사도 선뜻 들어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신탁사 교체가 사업 안정성에 미칠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형준은 “이같은 갈등은 흔하면서도 풀기가 어렵고, 사업에도 지장이 생긴다. 사업 초기부터 갈등이 격화되면 시공사와 투자자 참여를 주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재건축 과정에서 신탁사 교체는 자금 조달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기존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모두를 위해서는 감정적 대응보다도 합리적 협의가 필요하고, 여의치 않다면 전문가 중재를 통해서라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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