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이상철 더존비즈온 전무, 김윤주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 이희수 제주은행장, 옥형석 테크핀레이팅스 대표, 홍용선 더존비즈온 부사장, 이강수 더존비즈온 부회장, 연다예 EQT Partners Korea 대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정성훈 제주은행 상무, 차준호 더존비즈온 전무, 전충재 더존비즈온 전무, 채훈 제주은행 부행장, 정현수 더존비즈온 전무, 김호대 제주은행 부행장 / 사진제공 = 제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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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정식 공개된 제주은행의 ERP뱅킹 서비스, 'DJ뱅크'를 이 같이 소개하며 강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표했다.DJ뱅크가 우리나라 기업금융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진 회장의 확신에는 뒤에는 방대한 데이터와 뛰어난 기술력, 참신한 서비스가 있다.
복잡한 기업금융 과정을 6단계 비대면 절차로
제주은행이 공개한 DJ뱅크는 국내 최초의 ERP 기반 뱅킹 모델이다. 기업의 회계·재무·거래 데이터가 축적된 ERP 시스템과 금융을 결합해, 별도의 채널 이동 없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핵심이다.진옥동 회장은 약 5년 전 국산 ERP 1위 기업 '더존비즈온'을 방문해 막대한 기업정보를 접한 후 이를 금융에 접목하는 구상을 시작했고, 이후 양사의 MOU·합작법인 설립·TF 구성 등을 거쳐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한지 1년 만에 DJ뱅크가 탄생했다.
금융 서비스 구현의 핵심 관건이었던 인가 절차도 병행했다. 대출 기능은 기존 라이선스를 활용했지만, 수신 기능은 별도의 제도적 기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ERP뱅킹 모델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청했고, 2025년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으며 제도적 기반을 확보했다. 현재는 금융소비자보호 강화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최종 의사 결정만 남겨둔 상황이다.
DJ뱅크의 의의는 오랫동안 ‘과거’에 머물러 있던 기업금융의 시간을 현재로 돌려놓았다는 점이다.
기존의 결산 재무제표와 담보 중심 심사 체계, 수많은 필요 서류와 대면 절차는 최소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의 시차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고, 자금 공급을 받지 못해 어려움에 처하거나 무너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반대로 부실 기업에 자금이 투입돼 리스크가 커지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ERP와 뱅킹을 결합한 DJ뱅크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DJ뱅크 개발을 위해 더존비즈온에서 제주은행으로 적을 옮긴 30년 경력의 ERP전문가 채 훈 부행장은 ERP뱅킹의 핵심을 ▲연결(Connected) ▲실시간(Real-time) ▲무서류(Paperless)의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했다.
과거의 기업금융이 ▲대면 중심 ▲서류 제출 ▲심사 지연 ▲정보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보였다면, DJ뱅크는 ERP 데이터와 금융을 완전히 '연결'해 '실시간' 데이터 기반으로 금융이 작동하며, 모든 절차를 '무서류'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은 별도의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 앱으로 이동하지 않고 ERP 시스템 내에서 법인 계좌 개설, 자금 집행, 대출 실행까지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다. 이른바 '완결형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의 구현이다.
실제로 DJ뱅크는 법인 계좌 개설 시 요구되던 20여 종 서류 제출과 지점 방문 절차를 없애고, 이를 약 6단계 비대면 프로세스로 단축했다.
ERP 기반 대안신용평가로 포용 금융 확대·건전성 제고
DJ뱅크는 ▲대안신용평가 전략모형 ▲DJ 더주는 법인 파킹통장 ▲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 솔루션 지원 대출 ▲ERP 연계 매출채권 담보대출 등 4대 핵심 솔루션으로 구성된다.먼저 '대안신용평가 전략모형'의 경우 더존비즈온이 확보한 400만 개 이상 기업 ERP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거래 중심 신용평가 체계를 구축했다.
단일 평가 체계와 과거 재무제표, 대표자 신용에 의존했던 기존과 달리 DJ뱅크는 ERP 거래 데이터와 대안정보를 결합해 비재무 리스크까지 반영, 기업의 실제 현황과 잠재력까지 평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동일 고객군을 세분화하고, 승인율 확대·리스크 감소 등 전력 목표에 따른 신용전략 조정이 가능하다.
제주은행은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폐업율 상위 5개 업종 등 취약한 SOHO 고객에 대한 포용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건전성 관리 역량을 높일 방침이다.
대안신용평가모형은 유망 기업 선별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생산적 금융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실시간 매출, 거래, 자금 흐름을 반영한 데이터는 미래 현금흐름 예측과 신용 평가의 정밀도를 높이며, 이는 곧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배분 효율성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상품 구조에도 생산적 금융 기조 반영
상품 구조에서도 DJ뱅크의 생산적 금융 지원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4대 핵심 솔루션 중 하나인 ‘AX 솔루션 지원 대출’은 기업의 AI·ERP 도입 비용을 최대 36개월 분할 상환 구조로 지원하는 정책형 금융이다. 디지털 전환 비용 부담을 낮춰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는 것이다.
‘ERP 연계 매출채권 담보대출’의 경우 외상매출로 자금이 묶인 기업을 대상으로 10일~3개월 초단기 유동성을 공급한다.
ERP 데이터 기반으로 심사와 실행이 동시에 이뤄져 기업의 자금 경색을 막고 위기 대응을 도울 수 있다. 무서류·무방문 구조를 구현해 편의성도 한층 강화했다.
제주은행 측은 앞으로 DJ뱅크의 기능을 구매자금 대출, 팩토링, 공급망 금융(SCF)까지 확장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자동 결제·정산 구조까지 검토하고 있다.
편의성에 더해 부정거래와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사기 거래 탐지(Fraud Detection) 기능도 적용했다.
거래 이력, 기업 업력, 거래 관계 등을 분석해 사기 거래 유무를 철저히 확인한다.
‘AI CFO’로 진화…자율형 금융 플랫폼 제시
신한금융과 제주은행이 그리는 DJ뱅크의 장기 비전은 ‘AI CFO(AI 기반 최고재무책임자)’다. 단순 자금 공급 기능을 넘어 기업의 재무 의사결정까지 지원하는 단계로 진화시키겠다는 것이다.ERP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자금 흐름 예측 - ▲금융상품 추천 - ▲자동 실행까지 이어지는 ‘자율형 금융(Autonomous Finance)’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진옥동 회장은 "DJ뱅크를 지역 한계성 탈피를 위한 제주은행의 전략 중 하나가 아닌, 대한민국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희수 제주은행장도 "DJ뱅크를 통해 기업 스스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재무·비재무적 기회를 먼저 찾아내 지원하므로 생산적·포용 금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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