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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설탕값 담합’ CJ·삼양사·대한제당에 과징금 4083억 ‘철퇴’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12 16:57 최종수정 : 2026-02-13 11:41

4년 담합 제당 3사에 총 4083억 과징금
CJ제일제당 “협회 탈퇴·내부 처벌 강화”
삼양사 “재발 방치 통해 신뢰 회복 할 것”

설탕. /사진=픽사베이

설탕. /사진=픽사베이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의 설탕값 담합 혐의에 4000억 원대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제당 3사에 역대 두 번째 큰 과징금 부과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이 사업자 간(B2B) 거래에서 4년여에 걸쳐 설탕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확인돼 합계 4083억1300만 원의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제당 3사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8차례(인상 6차례, 인하 2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 변경 폭과 시기 등을 협의해 실행했다. 설탕 원료 가격이 오르면 원가 상승분을 빨리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공급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해가며 실행했고, 가격 인상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 수요처(식품·음료 기업 등)를 공동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반대로 국제 원당 가격이 낮아지는 시기에는 하락 폭보다 설탕 가격을 더 적게 인하하고 그 시기를 지연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은 제당 3사 대표급, 본부장급, 영업임원급, 영업팀장급 등 직급별 모임과 연락을 통해 이뤄졌다. 대표급 모임에서 개략적인 가격 인상 방안이나 3사 간 협력 강화 방안 등을 합의하면 후속으로 영업임원이나 팀장급 모임을 갖고 가격 변경 시기와 그 폭, 거래처별 협의 시기, 협의가 잘 안될 경우 대응방안 등 세부 실행방안을 합의하는 식이었다.

가격 변경 폭 및 시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제당 3사는 전체 거래처에 가격 변경 계획을 통지하고 필요한 경우 협상을 진행했다. 수요처별 점유율이 가장 높은 제당사가 협상을 주도하고 협상 결과를 수시로 공유했다.

이번 사건은 6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사에 부과한 6689억 원(2010년)에 이어 단일 담합 사건으로는 두 번째로 과징금 규모가 크다. 업체당 평균 과징금은 1361억 원으로 공정위의 담합 제재 사상 최대 규모다.

업체별 과징금은 CJ제일제당 1506억8900만 원, 삼양사 1302억5100만 원, 대한제당 1273억7300만 원이다. 문재호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은 제당 3사가 담합으로 올린 관련 매출액은 3조2884억 원이며, 과징금 부과 기준율은 15%라고 설명했다.
제당3사가 임원들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제당3사가 임원들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이들 3사에 향후 3년간 설탕 가격의 변경 현황을 연 2회 서면 보고하라는 시정명령도 내렸다.

이들은 2007년에도 비슷한 방식의 짬짜미로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2024년 3월 이번 사건 조사를 개시했다. 조사가 시작된 후에도 3사는 1년 넘게 담합 태세를 유지, 조사 정보를 공유하며 공동 대응을 논의하기도 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설탕 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고, 제당사들은 이런 진입장벽을 활용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담합을 했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수습 나선 제일제당·삼양사

공정위의 설탕 담합 의결 발표 직후 CJ제일제당은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대한제당협회에서 탈퇴했다.

CJ제일제당은 “고객과 소비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제당협회는 회원사들의 대외 소통 창구와 원재료 구매 시 지원 등의 역할을 맡고 있으나, 설탕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타사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CJ제일제당은 제당협회에서 탈퇴함과 동시에 임직원이 다른 설탕 기업과 접촉하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내부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다.

가격 결정 프로세스에도 변화를 준다. 환율과 원재료 가격 등의 정보를 공개하고, 원가 등에 연동해 가격을 정하는 ‘판가 결정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기업 간의 눈치보기나 개별 협의 없이 투명하게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회사 차원의 준법경영위원회 역할과 활동을 강화한다. 위원회에 외부 위원을 참여케 하는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자진신고 제도를 도입해 임직원의 경쟁사 접촉을 차단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는 데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삼양사도 담합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회사는 윤리경영 원칙과 실천 지침을 개정해 공정거래법 준수 의무를 명확히 함으로써 가격·물량 협의를 금지하고, 담합 제안 시 즉시 신고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전(全) 사업 부문의 영업 관행과 거래 프로세스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해 법규 위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찾아 즉시 시정할 방침이다.

또 공정위가 권고하는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지속적으로 운영할 뿐 아니라, 익명 신고와 모니터링 강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임직원 교육 체계도 정비해 전사 대상 담합 방지 특별 컴플라이언스(준법 경영) 교육을 실시하고, 정기적으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삼양사 관계자는 “공정거래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시장 질서 확립과 이해관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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