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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 대표, 패션 플랫폼 넘어 ‘무신사 월드' 꿈꾸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12 05:00

조만호, K-패션 플랫폼 리더 부상
패션·콘텐츠·커뮤니티·물류 결합

△1983년생 /2001년 무신사 커뮤니티 /2008년 무신사닷컴/2012 무신사 운영사 그랩 설립, 무신사 사명 변경 /2021년 무신사 의장 /2024년 무신사 의장 겸 총괄대표(現)

△1983년생 /2001년 무신사 커뮤니티 /2008년 무신사닷컴/2012 무신사 운영사 그랩 설립, 무신사 사명 변경 /2021년 무신사 의장 /2024년 무신사 의장 겸 총괄대표(現)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한국의 문화적 저력을 바탕으로 K-패션의 글로벌 확산을 주도하고, 기술과 커뮤니티를 결합해 새로운 패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혁신적인 리더입니다.”

지난해 10월 영국 패션 전문 매체 ‘더 비즈니스 오브 패션(The Business of Fashion, 이하 ‘BoF’)’은 ‘The BoF 500 2025’를 발표하면서 조만호 무신사 대표를 이같이 평가했다. ‘The BoF 500’은 리더십, 창의성, 혁신, 사회적 영향, 성과 등을 기준으로 2013년부터 매년 전 세계 패션계를 움직이는 인물을 선별하는 권위 있는 패션 인물 리스트다. 한국의 경영인 가운데 이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조 대표가 유일했다.

조 대표의 출발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신발을 좋아하던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사진 많은 곳’이라는 의미의 ‘무신사’를 만들었다. 단순한 취향 공유 공간이었던 이 커뮤니티는 이후 착장 사진과 브랜드 리뷰, 스트리트 패션 콘텐츠가 축적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4년이 지난 지금, 조 대표는 국내를 대표하는 패션 플랫폼 경영인으로 부상했다.

무신사의 성장 과정은 단계적 전환의 연속이었다. 신발 커뮤니티에서 출발해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했고, 이후 커머스 기능을 도입하며 지금의 무신사가 됐다. 무엇보다 이용자 신뢰가 형성된 이후 상업화에 나섰다는 점은 무신사가 다른 플랫폼과 구별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조 대표는 오프라인에서도 존재감을 키워왔다. 서울 홍대, 강남, 명동, 용산 등 국내외 소비자들이 모여드는 중심 상권에 오프라인 매장들을 꾸준히 출점시켰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트렌디한 상권으로 꼽히는 성수동은 어느새 ‘무신사 타운’이 됐다. 조 대표는 본사를 성수동으로 이전한 후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 무신사 스토어 성수, 무신사 엠프티 성수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상권의 지형을 패션 중심으로 빠르게 바꿔나갔다.

또 소상공인을 위한 오프라인 공간 ‘소담상회 with 무신사’를 비롯해 29CM에서 운영하는 ‘이구홈 성수’, ‘이구키즈 성수’ 등을 운영하며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공간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성수역 역명 병기를 시작, ‘무신사역’이라는 상징적 공간 브랜딩도 완성했다.

조 대표의 시선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단순한 패션 플랫폼을 넘어 ‘무신사 월드’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패션, 콘텐츠, 커뮤니티, 기술, 물류를 결합한 하나의 생태계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국내와 해외를 연결해 K-패션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인 물류를 적극 강화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달 말 프랑스 물류 자동화 기업인 엑소텍(Exotec)과 협력해 인프라 고도화에 나섰다. 물류 전문 자회사인 무신사 로지스틱스(MUSINSA LOGISTICS)는 올해 상반기 공식 오픈 예정인 경기도 여주 물류센터에 엑소텍의 3차원 물류 솔루션 ‘스카이팟(Skypod)’ 시스템을 도입한다. 수십만 종에 달하는 방대한 패션잡화 상품을 효율적으로 관리, 입점 브랜드 성장과 고객 만족도 제고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들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가늠할 무대가 바로 기업공개(IPO)다. 올해 상장을 추진 중인 무신사는 기업가치 10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유니콘 기업’이라 불리던 무신사는 이제 ‘데카콘 기업’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2021년 매출 4667억 원을 내던 무신사는 3년 만인 2024년 1조2427억 원을 기록하며 1조 원을 돌파했다. 이 때 영업이익은 1029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5년 들어서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약 9730억 원, 영업이익 약 706억 원을 거두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과 이익 면에서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PB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는 또 다른 성장축이다. 회사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의 지난해 연간 누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성장한 47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무신사는 국내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을 이뤄 올해 1조 원 거래액 달성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무신사의 상장 주관사 선정 소식을 전하며 “무신사는 20년 전 조만호 창업자에 의해 ‘신발 마니아’들을 위한 작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 현재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000만 명을 보유한 아시아 최고의 디지털 패션 목적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무신사의 미래 성장성과 글로벌 확장 전략, 수익 지속성 등은 여전히 시장의 검증 대상이다. 특히, 기업가치 10조 원이라는 숫자가 현실화될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수익성·밸류에이션 지표 기준으로 봤을 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만만찮다.

이에 조 대표는 글로벌 확장과 함께 패션 플랫폼의 한계를 넘어 자체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은 해외사업 확장이다. 일본과 중국 등에 법인을 설립해 현지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은 최근 패션시장에서 주목하는 곳이다. 지난 2024년 기준 중국 패션시장은 약 665조 원 규모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한다. 무신사가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 대표는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추진한 방중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뒤, 한중 정상회담 직후 개최된 환영 만찬에도 동행했다.

일본 시장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15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게 무신사 측의 설명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회원 수와 구매 고객 수 또한 약 2배 증가했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500만을 넘어서며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무신사 도쿄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 시장이 역성장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무신사는 해외로 시선을 넓혀 또 다른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뿐만 아니다. 무신사는 스포츠·뷰티·홈·중고거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오프라인 매장은 ‘무신사 스탠다드’와 ‘무신사 스토어’에 더해 ‘무신사 걸즈’ 등 모듈형 매장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올해 1월 국내 기준으로 무신사 스탠다드 33개, 무신사 스토어 5개(메가스토어 포함), 무신사 걸즈 1개점으로 총 39개점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다만, 성장성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수익의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실행력을 동시에 증명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동에서 시작된 무신사의 실험은 하나의 상권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제 조만호 대표의 과제는 ‘무신사 월드’라는 구상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느냐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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