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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자본확충’ 흥국생명,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최대 변수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02 06:00

후순위채 최대 2000억 발행…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일부 충족

흥국생명 수익성 지표 추이./출처=한국신용평가

흥국생명 수익성 지표 추이./출처=한국신용평가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흥국생명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선다. 규제 강화는 물론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를 일부 충족한 상태인 만큼 자본성자금 확충이 필요한 탓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신종자본증권 사태로 후순위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이 나온다.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과정에서 기본자본 성격을 지닌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후순위채 흥행을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흥국생명은 1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금리밴드는 3.9%~4.5%로 제시했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후순위채는 통산 10년 만기 형태로 발행된다. 하지만 콜옵션 조항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5년물로 취급된다. 현재 시장에서 AA-급(흥국생명 후순위채 기준) 5년물 민평금리 평균은 3.78%, 10년물은 4.87%다. 민평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흥국생명 후순위채 투자 매력은 충분하다.

후순위채는 채권형태지만 자본으로 인정되는 대표적인 자본성증권이다. 지난 9월말 기준 흥국생명의 지급여력비율(킥스 비율, 경과조치 전)은 160.1%다. 권고치인 130%를 상회하지만 업계 평균(181.1%)에는 못 미친다.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중 일부(킥스 비율 170% 미만 지속)를 충족하고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흥국생명 신용등급은 AA0지만 후순위채는 특성상 한 단계 낮은 AA-등급을 받는다.

흥국생명 신용등급이 한 단계라도 강등되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A+)은 비우량등급(A급 이하) 취급을 받는다. 등급 강등 시 조달금리가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향후 자본성증권 발행 과정에서 비용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적어도 현 상황을 어떻게든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흥국생명, 자본확충 변수로 등장한 M&A

보험업계는 각종 자본규제, 영업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속도 자체는 전반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흥국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보험수익성(보험손익/보험수익)은 10.4%로 업계 평균(14.5%)을 하회하고 있다.

흥국생명이 올해 초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올해만 두 차례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도 안정적인 이익 누적이 따라주지 않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향후 금융당국은 기본자본비율 및 듀레이션 갭 도입 등 추가 규제를 예고하고 있어 자본성증권 의존도는 확대될 전망이다.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흥국생명이 당장 신용도를 위협받을 수준도 아니다. 후순위채 발행에 걸림돌이 될만한 요인은 많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이지스자산운용 인수가 투심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통상 인수합병(M&A)을 목적에 둔 상황에서 인수주체는 후순위채보다 신종자본증권을 선호한다. 두 증권은 모두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후순위채는 시장에서 ‘만기가 있는 채권’으로 인식돼 자본력 측면 신종자본증권 대비 낮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경우 후순위채 대비 약 60~70bp(1bp=0.01%포인트) 높은 금리(5년물 4.48%, 10년물 5.45%)를 제공해야 한다. 자본을 두텁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비용부담이 증가한다.

신종자본증권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되는 후순위채와 달리 기본자본으로 취급된다. 금리는 다소 높지만 재무건전성이나 M&A 등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도 이점이 분명하다.

흥국생명은 과거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사태로 구설수에 올랐다. 후순위채 역시 5년 콜옵션이 붙고 발행주체가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후순위채는 1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다. 신종자본증권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영원히 갚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신뢰 붕괴급 이벤트다.

일각에서는 흥국생명이 M&A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후순위채를 선택한 것은 자본확충 과정에서 금리부담을 낮추면서도 과거 신종자본증권 사태를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후순위채 선택이 자본확충 측면 안정적이라는 인식을 심기엔 부족하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M&A에 나서도 너무 과도한 확장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초 KB금융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미매각이 발생한 것은 계열지원과 M&A 등에 대한 경계심이 일부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흥국생명이 유휴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본확충에 힘을 쓰고 있지만 복합적 요인들이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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