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온라인 강자로 자리잡은 토스가 오프라인 결제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자체 단말기를 내놓고, 동시에 안면인식 기반의 ‘페이스페이(Face Pay)’를 상용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꺼내든 것이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가 이미 QR·NFC 결제를 통해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스는 가격 경쟁력과 미래형 바이오인식 기술을 양축으로 삼아 차별화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그간 토스는 온라인 가맹점과 제휴해 거래액을 늘리는 데 집중했지만, 최근 오프라인으로도 눈을 돌렸다.
토스가 첫 번째로 내놓은 해법은 단말기다. 신용·체크카드, QR, 교통카드, 간편결제 등 복합 기능을 지원하면서도 가격을 크게 낮췄다. 통상 단말기 판매 가격은 개당 25만원 선이라면, 토스 단말기는 10만원대로 알려졌다. 가맹점주 입장에선 창업 및 단말기 교체 시 가격 부담이 적은 단말기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스 단말기 사업은 단순히 결제 수수료 수익이 아니라 가맹점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데이터 기반 금융사업 확장이 목적”이라며 “중소가맹점에서 반응이 긍정적일 경우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두 번째 축은 안면인식 결제다. ‘페이스페이’는 카드·현금·휴대폰 없이 얼굴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미리 안면 정보를 등록해두면 매장 단말기에 설치된 카메라가 이를 인식해 결제를 완료한다.
토스는 지난 3월 서비스를 개시한 뒤, 2개월 만에 서울 자치구 내 가맹점을 2만개까지 확대했다. 토스 페이스페이가 2개월 만에 결제건수를 늘릴 수 있었던건 편리성이다.
페이스페이는 카드나 앱을 따로 꺼낼 필요가 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이뤄진다. 단말기가 얼굴을 인식, 결제를 완료하기까지 1초가 소요된다. 실제로 이런 편의성으로 페이스페이 이용 경험이 있던 사용자 중 한달 내 페이스페이를 다시이용한 사용자는 60%로 절반을 넘는다.
안면인식 결제는 사용 편의성과 동시에 보안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토스는 페이스페이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4중 기술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얼굴 위변조를 방지하는 '라이브니스(Liveness) AI'로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결제를 시도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고, 고정밀 얼굴 인식(Recognition AI)을 통해 다중 요소를 결합해 외모가 유사한 타인을 구분한다.
여기에 헤어스타일·안경·나이 변화 등 외형 변화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에이징(Aging) 데이터' 기술을 더해 인식 정확도를 높였다. 실시간 이상 거래를 탐지하는 FDS(부정거래 탐지시스템)도 운영해 의심 거래는 즉시 차단하고,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추가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제도적·기술적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페이스페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사전 적정성 검토를 통과했으며, 모든 데이터는 철저하게 암호화·관리된다. 또 부정 결제가 발생할 경우 선제적으로 보상하는 '안심보상제'를 운영해 이용자 신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세 회사 모두 온라인 거래액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접근 방식은 다르다.
네이버는 가맹점과의 생태계 결합, 카카오는 글로벌 결제망 연계, 토스는 단말기와 페이스페이라는 물리적 인프라 차별화다.
토스가 직면한 과제는 수익성과 확산 속도다. 단말기 가격을 낮춘 만큼 단기적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페이스페이는 초기 투자비용과 개인정보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아직 안면인식 결제 경험은 낯설고,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크다. 토스가 어떻게 신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토스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 진입을 위해 가격 경쟁력과 미래형 기술이라는 양날의 검을 꺼냈다. 단말기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동시에 페이스페이로 차별화에 나서는 전략이다. 네이버·카카오와의 삼국지 구도 속에서 단기간에 가맹점망을 확장하고, 동시에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착시킬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