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집계된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5조7305억원이다. 불과 한달전 38조7968억원보다 18% 상향된 수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추정치도 41조7017억원에서 47조5758억원으로 14% 증가했다.
각각 50조~55조원까지 내다본 일부 증권사에 따르면 합산 영업이익이 100조원 정도다. 이는 서버용 D램 공급 부족 현상으로 대호황을 누린 2018년 합산 영업이익 80조원(삼성전자 59조원, SK하이닉스 21조원)을 훌쩍 넘는다.
증권사들은 지난주부터 양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실적 추정치를 급격하게 상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도 지난 21일(현지시간) '메모리 슈퍼사이클-AI 물결이 모든 배를 띄운다(Memory Supercycle-Rising AI Tide Lifting All Boats)'는 보고서에서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상향했다.
지금까지 'AI 반도체' HBM이 이끌고 있는 호황이 다양한 산업군에 쓰이는 서버용 D램, 낸드플래시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대다수다. 메모리 기업들이 HBM 투자에 집중한 탓에 공급이 부족해진 기존 범용 제품 가격이 오르는 현상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미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 실적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 6~8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46%, 127% 올랐다. 특히 D램 판매 가격이 3개월 전보다 20% 정도 급등했다며 스마트폰을 제외한 모든 제품 내년 수요 전망을 상향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최근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내년 비트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7%, 37%씩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이달 초 6만7600원에서 8만6100원까지 24% 가파르게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26일 전날보다 3.6% 하락한 8만3000원으로 상승분을 일부 반납한 채 거래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밋빛 전망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 소비자용 반도체 수요 반등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점과, 범용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좁히는 중국 반도체의 성장이 2018년 호황 때와는 다른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